일본 파견을 준비하며

8월 6일자에 일본(도쿄 시부야 부근)으로 파견 나간다. 정확한 기간은 알 수 없지만 일정을 보건데 최소 6개월은 있을 듯 하다. 가끔 다시 우리나라로 오기야 하겠지만 주 생활은 일본에서 하니 이런 저런 준비를 할 게 제법 있더라.

일본어 공부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어 공부 할거리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회화 책을 중심으로 총 5권을 샀다. 열심히 해서 5권을 다 본다면 간단한 대화는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시건방진 상상을 하고 있다. 아니, 실은 능숙하게 모국어 쓰듯이 일본어를 쓰는 상상을 하고 있다. 현실은 산 책을 한 번이라도 다 보는 것이 쉽지 않은 목표이거늘.

좀 익혔다 싶으면 일본어 블로그라도 하나 열까. 흐음.

전자제품

전자제품 대부분은 전압 변환을 자동으로 바꿔준다(free bolt). 문제는 꽂는 부분. 우리나라 전기 꽂는 부분은 둥글 둥글 돼지코 모양인데 일본처럼 110볼트를 쓰는 곳은 길쭉한 막대 모양 두 개이다. 다행히 난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어뵌다. 일본 사무실에 남아돈다고 한다.

일본에 가져가는 전자제품은 내 개인 맥북, 업무용 맥북 프로, 아이팟 나노 4gb, 디지털 사진기(IXUS 840IS), NDSL, 외장 하드들, 마우스 두 개, 전자금융용 OTP기기, 각종 충전기.

휴대전화기와 시계

내 휴대전화기는 국제 로밍 기능도 없고 딱히 그럴 생각도 없다. 문제는 시계. 아침에 시간을 맞춰놓거나 중간 중간 시간을 확인할 때 휴대전화기를 썼는데, 우리나라를 벗어나면 휴대전화기는 등대를 잃어 방황하는 배처럼 바보가 된다. 시간도 안맞고 제 멋대로 흘러간다.

그래서 시계가 필요하다. 예비군 동원 훈련소건 해외건 휴대전화기를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가장 아쉬운 것이 시계였다. 대체 지금이 몇 시이지? 근데 돈도 별로 없고, 이상하게 시계에 돈 들이건 무척 아깝더라. 결국 안샀다. 일단 며칠 살아보고 정 불편하면 길거리에서 대충 싼 거 하나 사야지.

의약품

처음부터 일본어를 잘하거나 그쪽 생활에 대해 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나라에서 먹던 감기약이나 위장약 등을 챙겨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물론, 하얀 뱀이라도 들어간 진액을 싸갈 순 없다. (식품위생법 때문인가?)

옷가지, 수건

옷이나 양말이야 당장 입을 것을 사고, 이후 필요한 것은 그곳에서 사기로 했다. 문제는 수건. 난 아직도 대체 수건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모른다. 대형 할인 매장에 가면 있나? 문방구에서 파나? 이불가게? 응? 응? 수건가게는 본 적 없는데. 그래서 수건은 5개를 챙겨가기로 했다.

칫솔, 면도기 등

칫솔이나 면도기처럼 개인 세면 도구도 현지에서 사면 되겠지만, 어차피 우리나라 집에 둬봐야 쓸 사람도 없고 해서 쓰던 것을 챙겨가기로 했다. 게다가 이미 있는데 굳이 새로 사기로 돈 아깝고, 같은 생필품인데 우리나라에서보다 비싸면 속 쓰려서 어째...

읽을 책

일본에 가면 어떤 분께서 만날 맥주 먹자고 할 것이라는 회사 사람들 말이 있는데, 그렇건 아니건 상관 없이 당장 읽으며 정신 황폐화를 막아줄 우리나라말 책은 필요하다. 많이 챙겨가기엔 무거우니까 한 10권 정도만 추렸다.

비행기 안은 꽤 지루하다. 그래서 2시간 정도 읽을 잡지와 짧은 원서를 준비했다. 잡지는 Sports 2.0과 뉴튼, 읽을거리는 그간 미뤄둔 영어로 쓰여진 글 한 두 개.

각종 서비스 유보

우선 우리나라에서 쓰는 휴대전화기를 일시중지 해야 한다. 근데 이건 예약 신청은 안되고 당일 신청만 되니 출국 날인 다음 주 월요일(8월 6일)에 신청 해야 한다.

megapass adsl 과 네스팟(nespot) 연계 상품을 쓰고 있는 인터넷 회선 서비스는, 네스팟을 해지하거나 일시중지 해야 하는데, 상담원은 결합 상품에서 네스팟만 해지할 수 없다고 우기더라. 싸우기 귀찮아서 현재 월 1만원에 네스팟 쓰실 분을 찾고 있다. 내가 쓰던 걸 대신 쓰는 것이니 가입비나 설치비, 해지 위약금이나 약정 조건 같은 것 없이 그냥 월 1만원에 쓰기만 하면 된다. 인증은 Mac address 방식. 원하시는 분 있으시면 loathing 달팽이 naver.com 으로 전자우편 보내주시라. 돈은 매월 말일에 한날의 계좌로 만원씩 넣어주시면 된다. 아마 최소 3개월 이상은 신경 안쓰고 쓰시면 될 듯 하다.

서류

우선 취업 비자를 위해 자격증 증빙 서류와 최종 졸업 증명서를 챙겼다. 그 외엔 딱히 챙길 것이 없더라. 여권 외엔.

난 인터넷 환전으로 좀 더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환전을 하기로 했다. 다만, 미화 300달러 이상만 가능한데 원화 강세로 300달러만큼을 일본 돈으로 바꾸니 4만 2천엔 가량 나오더라. 아주 큰 돈. -_-; 당분간 은행에 갈 일은 없다.

해외에서 돈은 시티은행에서 해외 출금이 가능한 계좌를 개설해서 꺼내기로 했다. 인터넷만 된다면 인터넷 이체로 내 국내 은행 계좌에서 시티은행으로 돈을 옮기고(직장인 급여 통장이라 수수료 없음), 일본에 있는 시티은행에 가서 돈을 꺼내면 별도 수수료 없이 돈을 환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