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요~!
27 Mar 2008작년에 제게 차려주었던 생일상은 지금 다시 봐도 감동입니다. 저때는 사귀고 처음으로 함께 지내는 제 생일이었고 곰손 바삐 부리며 푸짐한 생일상을 차려주었지요. 그때 감동이 아직도 은은하게 마음에 남아 겨울나기를 해냈는데, 어느 덧 처음으로 봄비 내음과 함께 당신의 생일이 왔습니다.
보답하는 마음도 있지만 순전히 당신 생일을 축하하려고 몇 가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큰 건 아니에요.
우선, 지난 1월 30일부터 일기를 써봤어요. 늘 당신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유독 당신 생각이 강하게 들 때 마다 일기를 썼지요.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별 내용 없어요.
(왜 아래 사진들은 작으면서 일기장 사진은 커다랗냐고 물으신다면...
가장 많은 손이 간 선물이라 애착이 가서요. 헤헤. 제가 좀 얄팍해요.)
주말에 반찬 해먹기 귀찮아서 금요일에 카레를 잔뜩 했는데 처음 만든 건 치고는 먹을만 했고 그래서 당신 생각이 났다는 자취생 일기도 있고, 사진으로 공백을 날로 먹기도 했어요. ^^
두 번째 선물은 겉모습 다듬기였어요. 우선 머리카락이 자라서 탈색한 머리카락과 뒤섞여 지저분하던 머리카락을 가볍게 쳐냈어요. 검정색으로 염색하려하니 미용사가 그러면 탈색한 머리카락 부분이 녹는다며 말려서 그냥 가볍게 쳐냈는데 호랑이 가죽처럼 노란 빛깔과 검정 빛깔이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드네요. 호랑이 탈을 뒤집어 쓴 곰탱이 느낌?
또 하나는 수제비 반죽을 덩어리 져 야생스럽게 막 붙인 것 같은 뱃살을 빼고 하찮아 보이는 다리를 좀 더 쫀득 쫀득 맛깔나 보이게 몸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결과부터 말해주자면 실패했어요. 분명 뱃살도 줄어들었고 다리 꼴도 좀 더 나아지긴 했지만, 젊은 오빠 느낌은 전혀 안나네요. 3주 반짝 열심히 운동하는 걸로는 부족했어요. 이건 계속 보완해 나갈게요.
다음 선물은 우리가 쓸 작은 인터넷 보금자리인 “연애한날”이었어요. 문장 끝이 좀 미심쩍지요? 맞아요. 이것 역시 완성하지 못했어요. 만드는 도중 그만 기획병이 도지는 바람에 높은 산꼭대기는 물론 마천루까지 다녀왔어요. 정신 차리고 다시 박차를 가했지만... 아주 조금 밖에 만들지 못했어요. 이 녀석은... 4월에 있을 우리의 또 다른 기념일에 선물할게요. 비록 제가 움직임이 느린 편이라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최선을 다 할게요. 흐윽.
다음 선물은 지난 번에 예고했던 사진기에요. 성능이 뛰어나거나 기능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 작은 녀석으로 당신이 만들어낸 멋진 결과물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당신의 그 멋진 재능을 더욱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요. ^^
마지막 선물은 당신이 태어나 저와 함께 하는 것에, 귀한 당신을 낳으신 당신의 부모님께, 당신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신 제 부모님께도, 그리고 저를 사랑하고 제 사랑을 받으며 이 세상을 함께 하고 있는 당신께 고마움을 담아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생일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