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보는 눈

나를 지켜보는 “눈”이 얼마나 될까 좀 찾아봤다. 나는 서울에 살고 있으니 서울시를 기준으로 삼았다.

서울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는 올해 1월 기준으로 23,397대를 넘겼다. 서울 면적은 605제곱 킬로미터(약 183,013평)이고 인구는 2009년 기준으로 10,464,051명이다. 이 말은 CCTV 2.3대 당 서울 시민 1만명 정도를 지켜보며, 약 10m 걸을 때마다 CCTV를 하나씩 만난다는 얘기이다. 1초에 1m를 걷는다면 10초에 한 번 꼴로 CCTV에 찍힌다. 물론, 공공 CCTV만 쳤을 때 이러하며, 명확한 설치대수 조차 파악할 수 없는 사설 CCTV를 생각하면 집 밖에 나서면 CCTV에 찍히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도 CCTV 한 대에 대한 사람 수가 더 많다. 더 무서운 사실은 카메라에 찍히는 사람 수보다 카메라 수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바로 휴대전화기.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반말로 막말을 하는 여성을 담은 동영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기사도 나왔다.

XX남, XX녀라 이름 붙으며 공중 도덕이나 예절 등에 반하는 사람 행동거지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아 공개되고 있다. 당사자가 옳든 그르든 공공연하게 다른 사람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행위 자체를 난 싫어하는데, 다분히 폭력성을 띤 행위이기 때문이다. 뭐라고 해야하나. 애들은 패야 통제가 되어 성적이 오른다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일부 교육 현장 같달까.

갈수록 XX남, XX녀가 많아지고 있는데, 사회 전반에 걸친 개념이 어느 날 갑자기 빠르게 증발했다고 보긴 어렵고,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기 발달로 더 쉽고 많이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리라. 지능이 없는 기계식 CCTV부터 지능을 갖춘, 그것도 인간 지능 그대로를 갖추었는데 배려나 개념, 사랑은 편차가 들쑥날쑥한 인간 CCTV까지.

삶이 좀 팍팍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