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되지 않은 소장판 음반 CD

한때 음반 CD를 열심히 사들였다. 기왕 사는 거 소장판도 열심히 사들였다. 문제는 소장판은 표준화된 CD곽이 아니어서 소장하기 불편했다.

이사 몇 번 다니는 동안 짐꾸리기 불편한 짐은 팔거나 버리거나 재포장했다. 400장이 넘던 음반 CD도 마찬가지여서, 소장판 음반은 CD만 달랑 일반 CD곽에 담긴 채 소장판 CD곽은 사라졌고, 이젠 내가 소장판으로 산 음반 CD가 뭔지도 기억나질 않는다. 소장판 CD는 소장되지 않았고, 일반 CD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 차례 이사를 함께 다니고 있다. 뭐, 수량은 반으로 줄긴 했지만.

문득 든 궁금증. 소장판 음반 CD는 CD외에 소장할거리가 많은 음반 꾸러미라는 뜻일까, 아니면 소장할만큼 멋지거나 독특한 내용물 꾸러미라는 뜻일까? 혹은 소장하면 눈에 띄는 특이한 외형을 가졌다는 뜻일까. 어떤 뜻이든 이사 몇 번 거치니 아무것도 제대로 소장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한정판도 마찬가지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