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5s 소감
03 Nov 2013구입한 기종은 실버 그레이 64기가이며, 액정 보호 필름과 범퍼를 장착했다.
그동안 내가 주 기기로 써온 스마트폰은 블랙베리 - 아이폰 3GS - 아이폰 4, 그리고 이번에 갈아탄 아이폰 5s이다.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도 써보긴 했지만, 주 용도는 아니어서 비교하기엔 불공정할 것 같다. 그래서 사용 경험(UX)의 비교 대상은 기존에 내가 써왔던 아이폰이다.
마음에 드는 점, 좋은 점
1. 터치 ID
지문 인식 기능에 대한 편견과 인상을 깨버렸다. 제대로 인식 안 되고 느린 지문 인식 기기을 접해오다 아이폰 5s의 터치 ID를 접하니 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 그냥 빠르고 정확하다로 표현하기엔 아쉬운 마음이 잔뜩 드는 쾌적하고 쫄깃한 손맛이 있다. 정말 편하다. 겨울에 터치 ID를 쓰기 번거로워지는 게 벌써부터 우려될 정도로 매력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아이패드 에어나 아이패드 미니 2는 사지 않을 것 같다. 터치 ID를 지원하지 않으니까.
2. 사진 화질과 슬로 모션 촬영
역시 예쁘게 잘 찍힌다. 더불어 사진이 예전 아이폰으로 찍은 것보다 더 선명하다는 인상을 받는데, 화소 차이 때문은 아니고 초점(포커싱)이나 색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위 두 사진은 아이폰 5s로 찍은 것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표시 됨)
후면 플래시는 아직 확 와닿진 않는다. 내가 조작을 잘 못하는 것인지 키노트에 나온 것처럼 잘 찍히진 않았다.
슬로 모션은 정말 좋다. 초당 120프레임으로 찍는데, 동영상 초반 1초 정도는 보통 속도로 촬영하다 이후 부분을 느린 영상으로 담고, 영상이 끝나는 부분 1초 부분에서 다시 보통 속도로 담는다. 후 보정으로 슬로 모션 동영상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슬로 모션을 찍고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큰 매력 요소이다. 내 경우, 운동할 때 취약한 운동 기술을 연습할 때 아주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20p까지 지원하며, 촬영한 후 일반 속도 재생 구간과 느린 재생 구간을 조정할 수 있다.
위 동영상은 배달의민족 양말을 신고, 버터플라이 풀업을 하고 있는 본인이다. 볼에 바람 넣은 건 귀여운 척 하려는 게 아니라, 볼에 바람을 넣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_-;
3. 빠른 속도
아이폰 4를 써와서 속도를 논하기는 애매하지만, 대단히 빠르다. 네트워크도 광대역 LTE이다보니, 어지간한 건 바로바로 반응하고 작동한다고 느낄 정도이다. 아이폰 4에서 느리디 느린 페이스북에 부드럽고 빠르게 작동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빠르다.
4. 음질
음질이 아이폰 4보다 낫다. 같은 이어폰으로 같은 노래를 듣는데, 예전엔 안 들리던 하이햇 등 악기 소리가 들린다. 그렇다고 귀가 뚫리는 엄청난 차이는 아니고, 신경을 기울여 들으면 어? 하는 정도이다.
전화 음질도 좋아졌는데, 마치 스카이프 같은 앱으로 통화하는 것 같다. 다만, 이게 아이폰 5s여서 그런 것인지 LTE라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5. Airdrop
다른 Mac OS X 이용자와 Airdrop으로 파일을 주고 받은 Mac OS X 이용자라면 무척 매력을 느낄 기능이다. 무척 편한데, 아쉬운 점은 한국엔 아이폰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아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기능은 iOS 7에 포함되었지만, 내가 기존에 쓰던 아이폰 4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6. iTunes Radio
엄밀히 말해 아이폰 5s의 좋은 점이라기 보다는 iOS 7의 좋은 점인데, 좋은 음질로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광고도 별로 거슬리지 않는다. 아이폰 5s이어서 이 기능이 좋은 건, 아주 빠릿빠릿하게 라디오 채널을 이동한다는 점이다.
7. 디자인, 외형 등
손에 쥐기 좋고 가벼워서 무척 마음에 든다. 범퍼 없이 쓰면 더 손에 쏙 들어오고 가벼운데, 좀 미끄러워서 놓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화면이 좀 작은 감이 있는데, 어차피 이 정도 크기에 익숙해지면 크게 불편하진 않다. 왜냐하면 화면이 작아서 아이폰을 얼굴 가까이 갖다대게 된다. (장점이 아닌가?)
어차피 넓은 화면이 필요할 땐 아이패드나 맥북 에어를 꺼내기 때문에, 주머니에 티 안나게 쏙 들어가는 아이폰 크기가 마음에 든다.
마음에 안 드는 점, 불편한 점
1. 구글 앱스 푸시 알림 기능 불가
올해 초부터 구글 앱스 무료 사용자는 새 기기에 구글 동기화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은 잘 써와서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내 아이폰 5s부터 이 기능을 쓸 수 없게 되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대안이 없는 건 아닌데, 대체제 정도는 아니어서 꽤 불편하다. 아이폰 문제 혹은 애플 탓은 아니지만, 어쨌든 새 아이폰 5s를 쓰면서 겪게 된 문제이긴 하다.
2. 부족해보이는 메모리(램)
아쉽게도 아이폰 5s도 램이 1기가이다. 아이폰 5가 1기가였기에 예상할 수 있던 용량이지만 퍽 아쉽다. 램이 부족하면 앱 간 이동할 때, 이전 앱의 상태(context)가 유지되지 못 할 가능성이 크고, 유지되지 않아 재실행되면 그 과정 자체가 체감 속도를 떨어뜨린다. 이외에도 다양한 불편한 상황이 생긴다.
3. 부족한 배터리
아이폰 5s와 iOS 7에서 배터리 절약 성능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과연 LTE를 지원하는 기기라 그런지 빠르게 배터리가 줄어든다. 아무래도 느리디 느린 아이폰 4를 쓸 때엔 전화 외 기능은 별로 안 써서 그런지 체감으로는 아이폰 4보다 더 빨리 배터리가 나가는 것 같다. 물론 이는 체감으로 그렇고, 실제로는 기존에 쓰던 아이폰 4와 비슷하거나 좀 더 오래 가긴 한다.
배터리 용량이 부족한 대신 충전이 빠른 장점이 있긴 하다. 24시간 기준으로 1시간씩 두 번 정도 충전하면 하루 종일 쓸 수 있다.
4. 비싼 연결선(케이블)
라이트닝 케이블로 바뀌면서 기존에 아이폰 4에 쓰던 케이블은 쓸 수 없다. 새로 사자니 26,000원으로 무척 비싸다. 집과 회사에서 충전해야 하는데, 상당히 불편하고 비싸다.
케이블 방식 자체는 편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총평
대단히 만족한다. 아이폰 3gs에서 4로 넘어갔을 때 받았던 만족감이나 감동보다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