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 내가 노래 부르던 방식
20 Apr 201320대 초중반 때까지는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는데, 주변에 특이한 사람이 많아 나도 꽤나 영향을 받았다. 가령, 한 친구는 표절한 노래를 찾아 원곡 노랫말로 부른다든가,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만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이는 어떤 노래든 응원가로 만들어서 발라드를 부르는데도 웬지 일어나서 율동을 취하고 싶게 만들기도 했다.
내 노래 실력이 안좋다는 걸 깨달은 뒤, 나도 개성을 파기로 했는데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동요를 메탈처럼 부르는 건데 애창곡은 올챙이와 개구리였다. 다른 하나는 코러스 담당이다.
코러스 담당이 뭐 특이할 게 있겠냐 생각이 들텐데 그렇지 않다. 다음은 내가 연습한 코러스 부분인데, 어떤 노래인지 맞춰보시라.
문제)
너!너!넌!, ### ### ### ## 마음대로만 #### #### ## ### 그만
# # #### # # #####, ### ## ## ## ## ## ##
난 ### # #### ###어, ### ## ### # ## ##
서### # ### # ### ##어
# ## #### ##어
답은 지누션의 말해줘. 즉, 발라드 같은 노래가 아니라 랩처럼 무심코 들으면 코러스를 잘 인지하지 못 하는 노래의 코러스를 공략한 것이다. 이런 코러스는 외우고 연습하는 과정 자체가 참 재밌다.
예를 들어, 서태지의 livewire는 코러스만 부르면 정말 재밌는 노래인데, 다음 노랫말 중 괄호를 치지 않은 부분이 내가 연습했던 부분, 즉 코러스 부분이다.
이젠 (설렌) 마음이 (내)게 (다시 시작되는) 걸 (느)껴
(내 속에 삼킨) (live)wire도대체 (너희가 뭔)데 나에게 (대)체 어떤 (권리에)
(내 자유에 나의 마이)크에 (네 판단에) 제재하는데
이런 노래는 부르다보면 코러스를 넣는 내가 주인공이 돼버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난 비록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고 많이 부르지도 않지만, 나 나름대로 존재감을 새기는 방법을 갖고 있었고 그럭저럭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렇게 부르든 저렇게 부르든 여자들의 관심은 발라드 잘 부르거나 잘생긴 애들이 가져갔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