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기회

시간은 금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만 꽤 막연하게 느껴진다. 지구와 태양 간 평균 거리는 149,597,870,700 m인데 이를 1천문단위(au)라고 줄이듯이 나도 시간을 다른 단위로 바꿔 보기로 했다. 단위는 기회.

내가 80세에 죽는다고 가정하면, 현재 내 생활 방식을 토대로 산정한 내게 남은 기회들과 횟수는 다음과 같다.

  • 아내랑 데이트 : 1,800회 (1년 40회)
  • 아내와 여행 : 45회 (1년 1회)
  • 식사 : 32,850회 (1일 2회)
    • 아내가 해준 식사 : 9,385회 (일주일 중 2일)
  • 게임
    • 개발과 출시 : 15회 (3년에 한 개 개발, 출시, 운영)
    • 즐기기 : 7,020시간 (1주일 세 시간)
  • 독서 : 21,060시간, 1,642권 (1주일 아홉 시간, 10일에 한 권)
  • 운동 : 4,680회 (1주일 2회)
  • 아내랑 부비부비
    • 뽀뽀 : 1,170회 (2주일 1회)
    • 포옹 : 4,680회 (1주일 2회)
  • 커피 : 16,425회 (하루 한 잔)
  • 친구와 수다 : 585회 (한 달에 1회)

생각보다 훨씬 적은 숫자가 나왔다. 오롯이 내 기대수명으로 기회를 계산할 수 없는 부모님과 갖는 기회 횟수는 대부분 두 자리 수이다.

내가 내린 결론은, 횟수를 늘리는 데까지 늘리지만 한계가 명확하니 각 기회의 질을 높여야겠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각 기회를 누리기 더 힘이 들테니 몸과 마음이 건강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점이다.

개똥같은 커피를 마시는 데 16,500회도 안 남은 기회를, 15회도 안 남은 게임 개발 기회를 개똥같은 게임을 만드는 데 쓰지 않겠다. 유한한 기회를 낭비하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