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Flask 기반의 파이썬 웹 프로그래밍 소감

Flask 입문서가 국내 집필서로 나왔다. Flask 기반의 파이썬 웹 프로그래밍인데 국내 집필서로는 처음으로 보인다.

Flask는 경량 웹 프레임웍이다. 경량이라지만 꼭 필요한 건 갖춰져 있어서 바퀴 재발명하는 재미(?)를 만끽하기에도 좋고, 유연해서 확장하기도 좋다. 나도 애용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고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아쉬운 점은 공식 문서가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방향 제시 수준으로만 설명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그래서 종종 flask 소스 코드를 까보곤 하며, 내가 VIM이나 Sublime text를 쓰다가 PyCharm을 쓰게 된 것도 구현체 이동 기능으로 Flask 소스 코드를 편하게 까보기 위해서이다. 문서 보다 Flask 소스 코드 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Python으로 웹 프로그래밍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겐 Django를 추천한다. 도구 자체를 익히기엔 Flask가 간결해서 좋지만, 입문자가 독학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친절한 문서가 많지 않다.

궁금한 점은 다른 사람은 어떻게 구조를 잡고 쓰고 있는가 이다. 자기 입맛대로 쓰면 그만인 웹 프레임웍이긴 하지만, 그래도 궁금하긴 하다. 팀 포퐁의 pokr 소스 코드를 본 뒤로는 더 궁금해졌다. Django는 구조가 그래도 고만고만한 경향이 있는데, Flask는 정말 다양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두 가지 중 하나는 꽤 충족시켜 준다. 공식 문서보다 친절한데 그렇다고 막 장황하지도 않다. 공식 문서를 보고 “설명이 이게 끝?”이라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거기서 한 수준 정도 더 설명한다. 설명을 하는 기반 코드가 대체로 공식 문서에 나온 예제이고 거의 동일한데, 그래서 좋은 점은 공식 문서를 볼 때 좀 더 친근하게 느낄 것이고 정석(?) 활용을 학습한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내가 궁금해하는 걸 해소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Flask이든 Django이든 잘 활용하려면 각 도구가 지향하는 철학이나 방향을 공감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그런 공감을 일으키기엔 얕지만, 얕아서 편하게 읽기에 좋다. 자취생을 위한 간편 요리법을 다루는 책 같다. 입문자를 위한 책인지는 잘 모르겠고, 웹 프로그래밍을 해본 사람이 Flask에 얼른 입문해서 써먹을 때 더 유용해 보인다.


이 책은 출판사 제이펍에서 내게 증정해준 것이다. 내게 리뷰 같은 걸 요구하지 않고 보내준 것이지만, 국내에 Flask를 다루는 국내 집필서가 없어서 반가운 마음에 나 스스로 쓴 비대가성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