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마치며
31 Dec 20192019년을 회고하는 글을 쓰려 했는데 2019년엔 블로그에 글을 하나도 안 썼더라. 2019년에 쓴 블로그 첫 글이 2019년 회고 글이라니 웬지 맥이 빠져서 회고 대신 간결하게 정리만 해본다.
방송통신대학교 졸업
2016년에 신입생으로 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에 입학했고, 얼마 전 마지막 학기의 기말시험을 마쳤다. 목표대로 4년 만에 졸업하여 기쁘다. 매 학기에 여섯 과목 중 한두 과목은 날로 먹었는데, 그래도 성적 중 70%를 차지하는 객관식 기말시험은 부담스러웠다. 성적이 아주 높진 않지만, 장학금도 반 정도 받았고 대학원에 응시할 정도는 달성했다. 물론 대학원엔 안 갈 거지만.
방송대를 적극 추천한다.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의지력을 과대 평가하는데, 방송대는 자신의 의지력을 파악하는 아주 좋은 측정자이다. 커리큘럼과 교수진도 좋으며, MS Office, GitHub 등 학생 혜택도 받는다.
프리랜서 생활을 마치다
2016년 3분기부터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 만 3년 했는데,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 프리랜서 생활이 방송통신대학교 학업 진행에 딱히 더 유리하거나 불리한 건 없었다. 직장인에 비해 출석 수업에 나가기 편하긴 했지만, 늘 여러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일정하게 공부할 시간 자체를 확보하기 힘들었다.
매년 직전 년도 기준으로 평균 30~40%씩 성장했던 건 고객 덕분이다. 유연하고 기민하게 협업하려는 목적으로 진행한 협업 방식이 중장기 프로젝트에서는 기대만큼 잘 동작하지 않았는데, 후반 프로젝트들은 중장기 계획으로 진행하여 나나 고객사들 모두 고생했다.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는다.
회사 입사
프리랜서 생활을 마치고 핏펫에 합류했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1. 프리랜서 생활을 뜬금없이 그리고 갑자기 마치고선 회사에, 2. 그 회사의 사업 분야가 반려동물이라는 점, 3. 개발 실무자가 아니라 관리자로 합류했다는 사실을 놀라워하거나 신기해했다. 공감한다.
1년에 3만km
테슬라 모델X를 출고하고 만 1년 만에 주행거리 3만km를 돌파했다. 그동안 들어간 에너지 비용이 대략 40만원으로 1km 당 13~14원 정도 들었다. 이전에 타던 차가 디젤이고 리터 당 17~20km 정도 달렸는데, 리터 당 1,400원으로 계산하여 3만km를 달렸다면 대략 230만원 정도 연료비가 들었을 것이다.
출고 1년 동안 여러 펌웨어 업데이트가 이뤄져 기능과 성능만 놓고 보면 1년 전에 산 그 차가 맞는 지 의심될 수준이다. 배터리는 1% 정도 열화되어 주행거리 20만km까지는 많이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책
한 해를 정신없이 보내서 책은 거의 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세보니 40권 정도 읽었다. 개발 관련 책은 필요한 부분만 보다보니 완독한 책은 몇 권 없다. 4분기엔 평일 두 시간씩 운전하다 보니 전자책을 TTS로 듣는다. 처음 읽는 책을 TTS로 들으니 개운하지 않다. 정독하기 전이나 후에 TTS로 듣는 게 나을 것 같다.
개발, 프로그래밍
알고리즘과 자료구조, 수학에 취약하다. 방송대 3학년부터 슬슬 압박을 받는 요인이었다. 공부하고 끝!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평생 취미로 재미로 붙들고 살아야겠다.
이런 저런 언어나 도구를 여럿 익혔지만, 별 감흥이 없다. 모래성 위에 깃발 꽂은들.
영어
Safari Books online에서 낑낑대며 원서 읽고 있는데 번역서가 나온 적이 있다. 듣고 싶은 강의가 자막도 없이 영어로만 진행된 게 좀 있다. 영어가 발목을 잡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긴 했지만, 최근 유독 영어가 학습하는 데 제약이 되는 빈도가 늘었다. 의도적 수련으로 다시 공부하겠다.
건강
중년에 들어섰다는 걸 절감한다. 손목, 어깨, 손가락, 허리 부근 직업병은 갈수록 심해지고, 체력 저하도 심각하다. 집중력과 의지력, 친절과 배려심은 체력에서 나오더라. 크로스핏을 사랑하지만 또 다치고 나서 잠정 중단했다. 체형 교정과 유연성을 개선하기 전엔 재개하면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