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 빈둥

1

어느 덧 한가위 연휴도 내일이면 끝.

2

간단히(?) 만들 게 있어서 Textmate를 열었다. 정식 등록하지 않았으니 정식 등록하라는 안내 창을 닫고선 DB Scheme 몇 개 짜다가 머리 아퍼서 관뒀다. 에휴. 언제 만들지?

3

NetNewsWire 제품 등록을 하지 않고 그냥 Trial판으로 썼더니 새 구독 주소도 담겨지지 않고 자꾸 등록하라는 안내창 닫는 것도 귀찮아서 RSS구독기를 Vienna로 바꿨다. 공짜다. 그런데 NetNewsWire에서 RSS 주소를 내보낼 때(Export) 한글이 깨지더라. 그래서 일일이 RSS 주소 몇 십개를 옮겼다. 뿌듯하면서 허무하다.

4

더위 먹을까봐 여름부터 이번 달 초까지 운동을 거의 안했다. 어제, 오랜만에 운동 좀 해볼까 하고 벤치 프레스(Bench Press)에 도전. 60kg는 당연스레 실패하고 50kg도 힘겹게 버둥댔다. 어깨를 만져보니 고기살은 만져지지 않고 민망스레 뼈가 바로 만져진다. 아아. 운동 시작해야지.

5

G - D - Em - Bm - C - G - Am7 - D.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기타 코드. 중간 중간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이 코드 묶음을 계속 반복한다. 아직 손가락 힘이 부족해서 Bm을 못잡겠다. T_T

6

어느 때부터 영어 진도가 멈추다 못해 오히려 후퇴하는 기분이 들었다. 뭘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알고 있는 낱말이 적어서 드디어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소리가 들리고 문장 형식엔 익숙해졌지만, 낱말 자체를 모르니 뜻에서 겉돌 수 밖에.
단어 몇 백 개면 영어가 들리고 회화가 가능하다는 과장 광고가 많다. 하지만, 미국 학생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보면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2만개 정도의 낱말을 쓰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면 거의 10만 낱말을 쓴다고 한다. 물론, 몇 백 개 낱말을 알고 쓰더라도 간단한 말을 나눌 수는 있지만,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르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비슷한 발음의 낱말로 잘못 들어서 뜻을 잘못 이해할 수도 있고 아예 말 자체를 못알아들을 수 있다.
당분간 낱말 외우기에 몰두!

7

한가위 동안 빈둥대며 책이나 읽다보니 머리 쓰며 뭔가를 만들기 보다는 그냥 머리에 넣으며 빈둥대기가 몸에 더 익어가고 있다. 조만간, 그간 빈둥대며 읽은 것들을 싸야 겠다. 완전하게 쓸 생각보다는 깔끔하게 잘 쓸 생각을 하자!
그럴려면 다음 주말에 국립 중앙 도서관에 다시 가야 하는데 오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부담스럽다. 걷는 시간까지 합치면 오가는데 3시간! T_T 2주 전에 갔을 때 필요한 논문을 다 정리했어야 했는데...

8

책 읽으며 재밌거나 유용하거나 따로 알아봐야 할 부분은 작은 종이에 적바림(memo) 한다. 이 적바림 종이가 책갈피이자 수첩인 셈.
적바림 하는 내용을 종이에 옮기진 않고, 적바림 할 내용이 있는 쪽 숫자와 몇 번째 단락/줄인지를 적는다. 예를 들면,

p44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p53 [“소크라테스!] ---
p67 마지막 단락

이런 식이다. 뒤에 줄(---)은 해당 부분부터 뒤로 어느 정도까지 속한다는 뜻인데, 이 줄이 길면 길수록 적바림 하려는 내용이 길다.
이 적바림 종이가 어느 덧 100장을 넘겼다. 책 130권 정도에 표시한 셈이다. 문제는 귀찮아서 갈무리를 하지 않아 그냥 표시만 한 상태라는 점. T_T 언제 다하지? 무섭다...


훌륭하게, 아름답게, 올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한 거야

“나는 언제나 나의 이성적 사유에 입각하여 가장 올바른 것으로 판단되는 원칙만을 따르며 살았네. 이 원칙 준수의 결과가 사형 선고일지라도 나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네. 아이들에게 겁을 주어 설듯하듯 투옥과 재산 몰수, 죽음으로 나에게 압력을 가하더라도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야. 사람들의 평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사유가 중요한 것이지. 어영부영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아름답게 올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한 거야”</p>

- 황광우, 철학 콘서트 중에서.

탈옥을 권유하는 친구, 크리톤에게 소크라테스가 자신이 독배를 고집하는 행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