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에서 아무 글이나 읽기 기능

개요

안녕하세요.

혼자서 갖고 놀던 워드프레스용 Script 하나를 공개합니다. 심장에 바람이라도 들었나봅니다.

이 도구는 워드프레스에 써놓고 공개한 글 중 아무거나 하나를 골라 보여줍니다.

전 가끔 제가 쓴 지난 글을 읽으며 키득거리곤 합니다. 아~ 나도 참 가열차게 참견하고 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화면 구성 특성상 최근 글은 봐도 지나간 글은 잘 보지 않지요. 불편하달까요. 제 블로그가 지난 글 찾아보기에 불편한 구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HTML이나 CSS 고치기 귀찮아서 좀 더 귀찮지 않은 방법을 생각하다가 워드프레스에 있는 기능을 이용했습니다. 이 도구 덕분에 지난 글을 읽기 편해졌습니다.

  • 도구 이름 : Random article. ...이라고 해두죠.
  • 저작권 : 없습니다.
  • 실험해본 곳 : Wordpress 2.0.3. 실은 1.5.2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었지만, 운영 정책상 1.5.2에선 실험해보기 귀찮아서 안했습니다. 아마 잘 될 겁니다.
  • 내려받기 : random article 20060804판. 쓰는 법은 저 아래를 보세요.

쓰는 법

1. 아주 간단합니다. 이 파일을 여러분이 쓰고 있는 Wordpress의 template 디렉토리에 넣으세요. 저를 예로 들면, 제가 사용하는 껍데기는 almost-spring 이기 때문에 이 파일을 wp-content/themes/almost-spring 에 넣었습니다.
이것은 확장도구(plug-in)가 아니니 wp-content/plugins 에 넣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이것은 위험도가 낮습니다. (?????)

2. 이 파일의 확장자를 php로 바꾸십시오. 내려받을 때 확장자는 txt 입니다. 파일이름에 이상한 숫자도 붙고 했으니 아예 파일이름 전체를 바꿔봅시다. random_article.php로요. 원하는 다른 파일이름이 있다면 그걸로 해도 상관없습니다. 파일이름은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있으면 그만입니다. 단, 파일 확장자는 반드시 php로 해야 합니다.

3. 이 파일은 정확히 말해서 Template 파일입니다. 때문에 '쪽 (page)'에다가 붙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쪽'부터 써야 겠군요.
관리자 화면에 가셔서 '쪽 쓰기'로 가십시오. 아마 주소는 http://여러분의주소/워드프레스/wp-admin/page-new.php 일 겁니다. 남의 워드프레스 주소를 입력한게 아니라면 아마 쪽쓰기 화면이 잘 나올 겁니다. 거기에 잘 찾아보시면 '쪽 템플릿'이라고 있을 겁니다. 거기에서 '펼침선택상자'(Select box)를 누르면 Random article이라고 보일 겁니다. 위에 있는 1~2번 과정을 정확히 했다면 분명히 Random article이라는 것이 나옵니다. 그걸 고르십시오. '쪽이름'은 적당히 짓고 '주소'도 예쁘고 지으십시오. 편의상 쪽이름은 '아무거나 읽기'로 하고 주소는 'random_article'이라고 해보죠.

4. 이제 여러분이 방금 만든 쪽을 열어보십시오. 다른 글로 이동할 겁니다. 제 블로그인 '한날은 생각한다'에 와서 보시면 친절한 길라잡이에 '아무 글이나 읽기'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지금 제가 이렇게 배포하고 있는 걸로 작동하는 겁니다.

어때요. 참 쉽죠?
밥 로스 아저씨


난 자음말을 반대한다.

나는 자음말을 반대한다. 나는 소리말(의성어)이나 흉내말(의태어)을 자음말로 나타내는 것을 더욱 반대한다. 자음말이란 자음만으로 말의 뜻을 쓰는 줄임말 중 하나이다. 예로, ㅎㅎ나 ㅋㅋ, ㅇㅇ 등을 들 수 있다.

자음말은 쓰임새 특성상 대체로 소리말인 경우가 많다. 흉내말이나 뜻말을 자음만으로 본래 뜻을 전달하는데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뒤뚱 뒤뚱'이라는 흉내말을 ㄷㄸㄷㄸ이라고 적었을 때, 이것이 대체 무슨 말이고 어떤 의도로 적었는지 알 수 없다. 두루 ㄷㄸㄷㄸ를 뒤뚱 뒤뚱으로 알아듣자는 약속이 이뤄지기 전엔 알기 어렵다. 마찬가지 이유로, ㅇㅁㄴ이라는 자음말이 '어머나'하는 감탄말인지 '어머니'라는 낱말인지 알기 어렵다.
소리말은 흉내말 등과 비교하면 좀 더 쉽다. 사람들이 꽤 흔히 쓰는 ㅎㅎ라는 말이나 ㅋㄷㅋㄷ이라는 말을 썼을 때 대체로 쉽게 웃는 소리를 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뜻말은 말 자체가 가진 뜻 때문에 자음말로 줄이기 어렵고, 흉내말은 흉내 대상을 가리켜 써야 하는 제약이 있지만, 소리말은 앞뒤 말에 의존하는 정도가 적은 감탄말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ㅎㅎ라는 자음말을 봤을 때 '하하'인지 '흑흑'인지 쉽게 구분하긴 어렵지만, 두루 쓰이는 쓰임새가 웃는 소리이고 이때문에 '흑흑'이라는 쓰임새로 ㅎㅎ를 썼는지는 앞뒤 말을 보면 된다.

자음말로 많이 줄여 쓰는 소리말을 잠시 살펴보자. 소리말은 다른 낱말에 비해 한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쓰임새가 자세히 나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쓰임새'라는 낱말을 여러 상황의 꾸밈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꾸밈말의 받아야 하고, '촐랑 촐랑'이라는 흉내말에 깊이나 무게감을 주기 위해 '출렁 출렁'으로 갈래가 나뉜다. 그러나, 소리말 중 ㅎ 울림을 쓰는 웃는 소리말은 하하, 호호, 히히, 헤헤, 허허, 후후, 흐흐, 햐햐처럼 매우 다양하다. 이들 각각이 전부 웃는다는 상황 전달만 하는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은 미묘한 느낌 차이가 있는데 웃는 소리에 왜 웃는지에 대한 뜻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나온 뜻으로 보면, '흐흐'는 데살궂게 웃는 모양이거나 은근히 웃는 소리, '하하'는 기뻐서 웃는 입을 벌리고 웃는 소리, '호호'는 입을 작게 벌리고 예쁘게 웃는 소리라고 나와있다. 이런 뜻과 쓰임새를 안다면, 같은 말이나 글이라도 보다 정확하게 의도나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

소리말이 감성을 전달하는 기능은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한종혜 교수의 의성어(Onomatopoeia)에 대한 뇌영상 연구 결과를 보면 소리말을 들었을 때 우리 뇌는 단순히 말을 듣던 때와는 다른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심지어 소리가 없는 글자로만 된 소리말을 봤을 때도 뇌의 특정 영역이 활성화되며 반응을 했다. '개굴 개굴'이라는 말을 듣거나 보았을 때 우리 뇌는 실제로 개구리를 접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는 말이다.

이렇듯 소리말은 말과 비교했을 때 글에 부족할 수 있는 감성 등을 전달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글로만 '하하하하'라고 쓴다면 웃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말로 억양이나 강세를 나타내거나 얼굴 표정, 몸동작까지 나타낸다면 '하하하하'라고 웃어도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아니라는 감성 전달이 가능하다. 소리말은 이처럼 말이나 글의 뜻 전달력을 많이 높인다.
하지만, ㅎ 소리 울림으로 웃는 소리를 내기 위해 중성이나 종성을 떼고 초성(자음)만으로 소리말을'ㅎㅎ'라고만 쓰고 이것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는지 물어보면 '하하'라고 읽는 사람도 있고 '흐흐'라고 있는 사람도 있고 '호호'라고 읽는 사람도 있다. 물론, 앞뒤 말을 보고 상황에 맞게 이해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때가 많다.

ㅎ이 갖고 있는 소리 울림 느낌에 중성(모음)이 붙어 소리를 흉내내 만든 '하하'라는 소리말을 만든다. 모음 ㅏ는 입을 둥글게 벌리고 내는 소리이다. 이 둘이 붙어 입을 벌리고 기분 좋게 웃는 소리말인 하하가 되는데 중성을 떼버리자 그 본뜻, 즉 감성을 잃고 만다.

말을 풍부히 하는 것은 적극 찬성한다. 그래서 나는 그림말(Emoticon)을 찬성한다. 그림말은 소리말이나 흉내말처럼 글자의 부족한 뜻 전달력을 높이는 긴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는 일이라서 별다른 감성없이 하는 인사말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 라는 그림말을 써붙여 감성을 덧붙였고, 이 그림말은 소리가 없기 때문에 말이라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그림의 뜻 전달력을 감안하면 소리말이나 흉내말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싱긋, 방긋으로 바꿔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음말은 말을 단조롭게 하며 감성(뜻) 전달력을 떨어뜨린다. 익숙치 않은 사람의 경우 자음말을 쓴 사람의 본뜻과는 전혀 다르게 뜻을 받아들여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ㅎㅎ나 ㅋㅋ가 가진 쓰임새를 몰라서 오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에 동조하여 기분 좋게 웃는 것인지 음흉한 뜻을 품고 웃는 것인지 비웃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말은 다른나라 말들과 비교했을 때 감성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의 보석같은 많은 문학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것은 우리말이 갖고 있는 그 풍부하고 짙은 감성을 다른나라 말로 표현해내기 매우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란 색 느낌을 노랗다, 샛노랗다, 누렇다, 누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 노릇 노릇, 노른끼 등 매우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말의 감성 표현력은 뛰어나다. 우리 흉내말이 2196개에 달한다고 하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말을 더 우리말답게 쓸 수 있고 말뜻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자음말은 우리말의 감성을 두루뭉술하게 해치고 뜻 전달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자음말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