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Jan 2014
지난 2013년 3월, 저는 게임학교 프로젝트를 공표하였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방법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고픈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지요. 그리고 팀 구성을 마친 7월에 게임학교 1기 1주차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이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계획과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정말 무사히 1기를 마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우리 팀, 그리고 희망예술기지의 관심과 열정, 참여 덕분에 1기 정규 교육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게임학교 1기가 그동안 만든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고 함께 나누려 합니다. 오는 2014년 1월 22일 수요일에 게임학교 1기가 졸업발표회를 갖습니다.
- 일시 : 2014년 1월 22일 수요일, 14시부터 16시까지
- 장소 : 넥슨 아레나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03-37 )
- 넥슨 아레나는 넥슨코리아가 개관한 e스포츠 경기장으로, 지난 2013년 12월 개관한 이후 첫 일반 대관을 무상으로 저희 게임학교에 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발표 내용
- 1기 청소년 여섯 명과 게임학교 팀, 희망예술기지 소개
- 1기 청소년 여섯 명이 만든 게임 체험
- 1기 청소년 여섯 명이 만든 작업물
우리 청소년 친구들이 만든 게임, 재밌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재밌고 즐거운 전시 자료도 열심히 준비하였습니다. 부담갖지 마시고 방문하시어 저희가 만든 게임개발스토리를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31 Dec 2013
딱.
이 년 전 이때가 기억납니다. 죽을 둥 살 둥 위기 속에서도 기어코 2011년을 살아남았습니다. 그때보다 판이 좀 더 커졌을 뿐, 여전히 2012년과 2013년도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나날이었습니다. 어쨌든 죽지 않고 창업 후 만 3년을 버텨내어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창업할 때쯤, 제 또래 여러 명이 창업을 했습니다. 그들은 늘 저보다 앞섰습니다. 누구의 표현대로 저는 C급이었고, 그들은 A급이고 S급이었습니다. 전 그들보다 늘 느렸고 평판도 낮았으며, 일도 더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던 또래 창업가 중에는 코스닥에 입성한 이도 있고, 영향력 있는 사업체를 만들어 인수합병을 마쳐 창업부터 Exit까지 전 과정을 멋지게 해낸 이도 있고, 수십 수백억 원 매출을 거둔 이도 있습니다. 국외 여러 지역에서 사랑받는 제품을 만든 이도 있고, 팀에 약속한 많은 것을 실천한 이도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저와 비교하면 A급이고 S급인 창업가 중에는 저만큼 혹은 저보다 더 힘든 여정을 걸은 이도 많습니다. 어떤 이는 업계를 떠났고, 정부와 금융권이 불신하는 처지가 된 이도 있습니다. 회사를 다른 이에게 넘기자 그 회사가 빠르게 자리 잡아 성장한 경우도 있고, 회사를 빼앗기고 쫓겨난 이도 있습니다. 좋은 의도로 해온 행위가 그렇게도 받아들일 수도 있구나 싶을 만큼 나쁜 의도로 해석되어 악인이 된 이도 있고, 나갈 사람 떠나보내고 또 열심히 사람 데려오며 살다 어느 날 정신 차려보니 자신을 빼고 전 임직원이 바뀌어 있었다며 쓸쓸하게 웃던 이도 있습니다.
만 3년을 생존하다 보니 제 사업과 남의 사업을 비교하며 주눅이 들거나 우쭐해 하지 않게 됐습니다. 한때는, 다른 이를 부러워하기도 했고, 투자 받고 나서 이유 없이 우쭐해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린 우리 길을 걷고 우리의 이야기(story)를 써나가면 그만이니까요.
내가 진짜 정말 원하는 건 뭘까, 나는 내가 원하는 길을 걷고 있나, 왜 나는 죽지 않고 살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삶을 누리며 무엇을 써나가고 있는가. 지난 2013년을 제 이야기를 찾는 시간으로, 그리고 우리가 쓸 이야기를 찾는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찾았을까요? 일단 좀 더 살아보고 판단하려 합니다.
운 좋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게임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가능한 일입니다. 2014년에도 많이 도와주세요. 저도 제 강점인 적응력과 근성, 인내로 버텨내어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기를 바라봅니다. 모두 2014년엔 멋진 이야기 써나가시길.
마지막으로 모두 명랑하게, 바람처럼 자유롭게 길을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양방언의 Free as the wind를 담아봅니다.
2013년에 잘한 일, 좋은 일
2013년에 아쉬운 점
- 2013년에 출시를 목표로 한 게임을 결국 출시하지 못했다.
- 아내와 그리고 양가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았다.
- 우리의 고객을 아직 찾지 못 했다.
- 내 직업 게임 개발을 나라와 사회로부터 부정 당했다.
- 운동하며 배운 교훈을 삶과 일에 잘 녹여내지 못 했다.
-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 연재하는 글을 열심히 쓰지 않았다.
아내와 강아지랑 남산 팔각정에서 새해를 맞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