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뒤에서 걷지 말자

예전에 여성 어쩌고 하는 단체에서(여성부 아님) 재밌는 글을 뿌렸다. 내용인 즉 여성들은 남성에 대해 이러 이러한 점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니 남성들은 좀 더 헤아려주어 이런 행동을 하지 말자는 거다. 물론, 내용도 상당 수가 웃길 뿐더러 남성들을 잠재 성폭행범 등으로 몰아세우는 강렬한 글투(문체)로 인해 이런 저런 쓴 말을 많이 들었다.

대체로 웃기는 짬뽕이었지만, 일부는 상당히 공감가는 내용이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남성이 여성의 뒤에서 걸어가는 상황이다. 남성이 어흥 잡아먹으려는 생각을 티끌만큼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여성 입장에선 불안하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남성일지라도 한적한 길에서 나보다 힘이 강한게 분명한 어떤 사람이 존재감을 역력히 드러내며 내 뒤를 따라온다면 경계심이 들고 찝찝할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힘이 약한 걸 감안하면 남성이 비록 억울할지라도 여성들의 불안한 마음은 정당하다.

더욱이 사람은 정보 입수 수단으로 눈에 의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애초 장님일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공포나 긴장은 있다고 하는데, 하물며 눈에 의지하며 오랜 세월을 지내온 사람들은 오죽할까? 게다가 뛰어난 우리 몸의 체계(system) 덕분에 시각에 제한을 받으면 청각이나 후각이 매우 예민해진다. 지금 길에 나가 눈을 감고 앞으로 걸어가보자. 대다수는 열걸음도 힘겨울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공포와 더불어 평소 들리지 않던 많은 소리까지 귀를 괴롭혀 공포는 더욱 커진다.

사람 몸이 앞보다는 뒤쪽이 취약하고 치명상이 될 수 있는 중요 급소가 뒤쪽에 위치한 점도 뒤쪽에 대한 불안함과 공포심을 증대시킨다. 직립 보행은 중요 급소를 적에게(?) 보다 확실히 노출시킨다.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며 뒤에 있는 나보다 강한 사람이 뒤에서 덮쳤을 때에 대한 불안함. 소심한 성격이나 피해 의식과는 무관한 당연한 심리이다. 즉, 여성이 남성들에게 자신의 뒤를 따라 걷지 말라고 호소하는 것은 단순히 성별의 차이(다름)에 의거한 요구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다. 남성보다 힘이 약한 여성이 매우 많기 때문에 여성들이 유별나게 구는 걸로 보일 뿐이다.

강한 자는 약한 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힘들다. 그 입장에 처해보기 전에는 말이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다. 남성들은 여성의 뒤를 따라 걷지 말자고 주장하는 여성의 말에 공감하기 어려운 남성들은 지금이라도 길에 나가 눈을 감고 걸어보기를 말이다. 기왕이면 차가 다니는 찻길이 좋을 것이다.


아름다운 강조법

가끔 이런 글을 볼 수 있다.

외계어를 쓰지 맙시다. 우리 말과 글을 지킵시다. 우리 말과 글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제발 우리 말과 글을 러블리합시다!

맞다.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면 러블리 마인드가 필요하다.

혹은 이런 글도 본다.

글을 어렵게 쓰는 것은 절대 좋은 것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부족한 논리의 보호 이루고자 하는 마음에 의해 어렵고 방어적인 글을 쓰는 것이다. 부족한 논리에 의해 쓰여진 이런 글에 의해 현혹 당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것은 나로 하여금 슬픈 감정을 발산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단어들로만 문장을 구성했다면 어떻게 글을 배설해도 그 글은 쉬운 글이다. 배울만하지 않는가?!

아마도 자신의 주장을 돋보이게 하려고 그랬나보다.
세상은 요지경~

이런 글을 누리상에서 보는 건 워낙 익숙하기 때문에, 하다 못해 내 누리집에 있는 옛글들도 저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며 지나친다.

문제는 책이나 방송에서 저런 경우를 접했을 때이다.

News에서는 ~적 표현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 표현 자체가 일본말이나 중국말의 색이 짙다는 문제를 떠나서 의미 전달이 너무 두리뭉실할 때가 많은 것이 문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니 문장을 줄여야겠고 그러다보니 말을 줄여주는데 아주 편리한 '~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건 이해하는데, 남발해도 너무 남발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하게 정보를 적달해야 하는 News가 두리뭉실한 표현 중 하나인 '~적'을 남발하는 건 문제가 크다. 그러니 사람들이 따라하지.

책은 내가 지금 번역서를 읽는 것인지 국내서를 읽는 것인지 이해가 안갈 때가 많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ISBN : 8908020640)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ISBN : 8932460809)는 책을 읽다가 짜증났던 책들이다. 한글로 쓰여 있다고 우리말로 된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은 요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