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과 블로그

우선 이 글을 쓴 계기는 7828님께서 쓰신 블로거들의 직업은 대체로 무엇일까?라는 글을 보고 생각을 엮기 위해서임을 밝힙니다. 평소처럼 '~~하다'라는 글투를 쓰려했으나, 저 글이 존대말을 쓰니 존대말을 쓰게 되는군요. 껄껄.

첫째, 운영하고 있는 현재 본인의 블로그와 자신의 직업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혀 연관성이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제 직업은 게임 기획자입니다. 아직까지는 재미 없는 게임들만 만들었고, 성공한 게임도 사실상 없다보니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획자지요.
게임 기획으로 돈을 버는 제 직업과 제 블로그는 거의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리집을 운영한지 제법 됐는데, 오래 전부터 제 직업과 누리집 주제를 연관 지었습니다. 근데 별로 할 말이 없더군요. 누리집 주제가 참으로 뻘줌해져서, 이제는 제 누리집과 직업을 연관 짓지 않습니다.

둘째, 직장 내 현재 자신의 역할에 비해서 블로그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며 그런 시간 분배가 이루어지게 된 연유는 무엇인지요?

그건, 그때 그때 달라요~. 글을 빨리 읽는 편이라 글 쓸 때보다 다른 블로거의 글을 읽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날은 하루에 1시간 정도를 블로그 활동에 씁니다. 반면, 제 생각을 자극하는 주제나 사건이 있어서 글을 많이 쓰는 날에는 3시간 이상을 블로그 활동에 씁니다. 글에 따라 다르지만 그럭 저럭 여러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글을 쓸 때는 2시간 동안 다른 글을 읽거나 자료를 조사한 뒤 1시간 동안 글을 쓰곤 합니다.
현재 직장에서 제 직급이 바뀐 뒤로는 블로그 활동에 시간을 덜 씁니다. 그래서 요즘 글이나 이웃분들 누리집에 방문하여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적습니다.

셋째, 직장 상사에게 블로그 하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꾸중을 들었습니다. 직장에 충실하던지 아니면 그만두고 블로그나 하던지 직장과 블로그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실 것이며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론 직장을 선택합니다. 직장은 제게 을 주지만, 제 누리집은 제게 돈을 주지 않거든요. (내 돈, 내 돈 내 돈 내 도오오온!)하지만, 제가 지금보다 똑똑하고 멋있으며 현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블로그에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직장을 그만둘지도 모릅니다. 아니, 성석제 작가처럼 글을 재미나게 쓸 수 있다면 귀찮게 직장을 다니진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나는 말을 어눌하게 한다.

말투가 어눌하다는 얘기를 요즘 몇 번 들었다. 똑 부러지지 못하고 입 안에서 말을 굴리는 편이라 예전에도 들어왔던 말이지만, 요즘에는 예전보다 더 자주 말투가 어눌하다는 말을 듣는다. 내가 생각해도 말투가 예전보다 더 어눌해지긴 했다.

난 내 말투가 예전보다 더 어눌한 이유를 알고 있다. 하지만, 쉽게 나아지기 어려워서 몇 개월에서 몇 년은 필요하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말과 글을 바로 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쉽게 많이 사용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표현 중 하나가 '~~적'이다. 대표적으로, 일반적으로, 회화적인, 만화적인, 이중 인격적인, 전반적인, 대체적으로. 이 표현 말고도 참 많다. 이 표현은 ~~tic이라는 영어 표현을 일본에서 번역하면서 발음도 비슷하고 중국에서도 널리 사용하는 적(的)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면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말에는 개화기 이전에 사용하지 않았으나 일본의 영향을 받은 뒤 쓰기 시작했다. '~적'이라는 표현은 무척 편리해서 어휘력이 짧을수록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희망적이다'라는 표현도 '희망이 있다, 희망이 크다'로 사용할 수 있다. '참 만화적인 상황이다'는 '참 만화같은 상황이다'로, '대체적으로'는 '대체로'로, '현대적 외모'는 '오늘날의 외모' 정도로, '무조건적인 강요'라는 표현은 '조건 없는 강요'로 바꿀 수 있다. '기본적으로 XXX를 지원하며'는 'XXX를 기본으로 지원하며'로 바꿀 수 있다.

'~~의'라는 표현도 상황에 따라서는 일본말 찌꺼기가 될 수 있다. 흔히 쓰이는 표현이 '~에의(~에서의, ~로의)'나 '~에 있어서'이다. '나에 있어서'는 '나에게, 나에게는' 정도로 할 수 있다.

동해바다, 역전 앞, 가마솥이라는 표현처럼 같은 뜻을 가진 말을 겹쳐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동해에서 '해'는 바다를 뜻하는 글자이므로 바다라는 표현을 쓸 필요가 없고, 역전 앞에서 '전' 역시 '앞'을 의미하므로 쓸 필요가 없으며, 가마솥이라는 말에서 가마가 불 아궁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면 솥을 의미하는 일본말인 '가마'를 쓸 필요가 없다.

또한, 영어에서 수동태 문장을 우리말에서 많이 사용한다. '폐기되어야 한다'는 '폐기해야 한다', '벽에 붙여진 종이'는 '벽에 붙은 종이' 정도로 바꿀 수 있다.

'~주세요'는 일본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표현이다. '힘내주세요', '선택해주세요', '하지 말아주세요', '눌러주세요' 등 '주세요'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되는데도 쓰는 경우가 참 많다. '힘내세요', '하지 마세요', '누르세요'가 올바른 표현이다.

'너무'라는 꾸밈말(수식어)을 잘못 사용하거나,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 못 하고 사용하는 건 언급하기가 무안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잘못 쓰는 표현들이다. '너무'는 부정형 표현에 사용하는 꾸밈말이다. 영어와 비교하자면 'too ~ to'이다. '밥이 너무 많아요'라는 표현은 밥이 많아서 싫거나 부담이 되니 양을 줄여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만일, 밥이 많다는 표현을 더 부풀리기 위한 꾸밈말을 쓴다면 '매우, 아주, 참'을 써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밥이 매우 많아요'라고 표현 해야 하는데 '밥이 너무 많아요'라고 써서 말뜻을 엉뚱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꾸밈말이라고는 '너무' 밖에 몰라서 '너무'만 사용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부디,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이 맛있다면 '너무 맛있다'라는 말이 아닌 '매우 맛있다'라고 표현하자. '너무 맛있다'는 말은 '너무 맛있어서 싫다'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 표현들 외에도 우리말을 잘못 쓰는 경우가 무척 많다. 하지만, 잘못된 우리말 사용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표현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므로 여전히 잘못 쓰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미 습관이 된 표현들도 많아 우리말을 바로 쓰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예전보다 더 느리고 표현도 어눌하다. 이런 어려움은 우리말 표현력이 넓어지면 자연스레 사라지겠지만, 우리말과 글을 쓰는 많은 곳에서 잘못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 내 머릿속에 있는 잘못된 표현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 블로그는 물론이고, 방송, 책 등 여러 곳에서 우리말을 잘못 쓴다. TV 뉴스(News)만 하더라도 '~적'이라는 표현을 너무 많이 쓴다.

우리말을 바로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건지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어눌하게 말을 하며 여러 사람에게 답답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