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자에 대한 편견

운전을 해온 지 4년 좀 넘었다. 잘잘한 일들이 몇 번 있지만 사고라고 부를만한 일은 없는 사이비 무사고 면허자다. 운전을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전 무서운 건 잘 아는 운전자이다.

내가 대화를 해본 남성 운전자들 중 상당 수는 도로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로 1. 버스, 2. 택시, 3. 여성 운전자를 꼽는다. 난 여기에 뚱뚱한 자동차(카렌스, 코란도 같은 차들)도 꼽는다.

버스와 택시야 남성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운전자들이라면 누구나, 심지어는 버스 운전 기사나 택시 기사도 다른 버스나 택시 때문에 화 내는 경우가 참 많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모한 정차나 끼어들기,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는 걸 실천하는 겨우가 참 많기 때문이다.

내가 뚱뚱한 자동차를 싫어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내 앞에 뚱뚱한 차가 달리면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긴장해야 하며, 상당 수의 뚱뚱한 차들은 운전이 둔하다. 끼어들 때 제대로 못끼어들거나 속도를 올려야 할 때 올리지 않는다. 두 개 차선을 걸치고 다니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나 승용차보다는 저런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리고 내가 직접 뚱뚱한 차를 운전해보니 이해가 갔다. 차체가 크고 운전자의 시야가 높다보니 운전자의 시야에 사각이 많았다. 즉 운전자와 자동차가 일체화되지 않다보니 운전이 둔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어서 이들을 만날 때마다 답답해하며 한숨을 쉰다.

여성 운전자는 논란의 여지가 많아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여성 운전자로서 살아가는 길은 험란하다. 이 험란함은 난폭한 운전자들이 많아서이고, 그 운전자들은 남성 운전자들이 당당히 자리를 꿰차고 있다.

차창을 검게 하면 운전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 정답율 80% 이상으로 운전자의 성별을 맞출 수 있다. 이는 누구의 운전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여성 운전자들의 공통된 성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적어도 그 의미는 내게는 "의미있다".

  1. 앞차와의 간격을 지나치게 넓게 둔다.
    "지나치다"는 판단은 다분히 남성 운전자들 기준이며, 대부분 여성 운전자들이 유지하는 앞차와의 간격이 옳다.
    하지만, 주행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황이라면(보통 도로가 혼잡할 때이다) 간격을 좁혀서 혼잡을 줄이면 서로 좋다. 시속 40km로 달리는 도로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50m나 유지하면 난감하다. 과장된 얘기같지만 잠실역에서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방면으로 달리다보면 이런 광경은 쉽게 볼 수 있다.</p>
  2. 과속자들이 안전한 속도로 달리는 여성 운전자들을 위협한다.
    시속 70km로 달리는 도로가 있고, 도로가 한가해서 더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일 때, 남성이 여성보다 과속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더구나 과속하면서 법정 제한 속도로 달리는 이들을 향해 위협을 가한다. 한 마디로 죽을라고 용 쓰는 행동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을 수 있다. 1차선에서 제한 속도대로 달리는 운전자들이다. 1차선은 추월 차선으로 과속하며 다른 차를 추월할 것이 아니라면 2차선 이후로 비워주는게 좋다. 이런 배려는 운전 면허 필기 시험 문제로도 나온다.</p>
  3. 양보
    기묘한 우연이겠다만, 나는 보행자나 다른 차를 위해 양보하는 운전자는 여성보다 남성을 더 많이 만났다. 예를 들자. 보행자가 신호등이 없는 횡단 보도를 건너려 할 때 약 20m 밖에서 차가 들어오고 있다. 보행자와 운전자가 눈치를 주고 받는다. 이때 눈치를 무시하고 통과하는 운전자의 상당 수는 여성 운전자였다. 남성 운전자가 4라면 여성 운전자는 6정도?
    다분이 개인 경험적인 얘기이다. 어쨌건 02님의 경험처럼 양보하면 구박 받는 경우가 참 많다. 그건 여성이건 남성이건 차이가 없다. 양보하는 이가 여성이건 남성이건 양보하다가 교통 흐름 막는다 싶으면 여지 없이 빵빵 거린다. 싸가지 없는 것들.
    우리 나라 교통법이 보행자보다는 운전자 위주이고, 교통 시설도 보행자 중심이 아닌 상황이다보니 운전자들도 양보를 하기 애매할 때가 많다. 애매한 상황이라는게 양보를 하면 교통 흐름이 끊겨서 예상치 못한 혼잡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주로 우회전 차선이나 좁은 1차선 도로에서 앞차를 위해 정지하는 경우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로가 지나치게 혼잡하면 굳이 일부러 양보할 필요는 없다. 혼잡하기 때문에 일부러 양보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양보 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잡하지도 않은데 양보했다고 지랄거리는 놈들은 말 그대로 "개새끼"들이다. 개새끼들의 짖음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심호흡을 하자. 스트레스 받아봐야 나만 손해이다.</p>
  4. 제동기(브레이크) 밟지 않기
    여성 운전자의 대다수는 자동 기어(일명 오토매틱) 운전자이다. 자동 기어 자동차는 차 특성상 제동기를 자주 밟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연유를 모르고 앞차가 쓸데 없이 제동기 밟는다고 욕하는 수동 기어 운전자들은 꼭 있다. 무식이 용감하다. (참고로 나도 한동안 이점에 대해 무식했다.)
    물론, 불필요하게 제동기를 자주 밟는 차량은 꼭 있다. 어떤 차는 함께 달리고 있는 옆차가 제동기 밟았다고 자신도 제동기를 밟는다. 하지만 전방에 도로가에 택시가 있다거나 전방 100m 정도 앞에 신호등이 아까부터 녹색이라던가, 2차선 도로인데 2차선 도로에 큰 차가 주정차되어 있어서 인도쪽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제동기를 밟아주는게 좋다. 설혹 뒤차가 지랄거려도 안전을 위해 제동기를 밟아주는 게 좋다.
    황당한 경우는, 달리다말고 자신이 잘 모르는 길이거나 동승자를 내려줘야 한다고 급정차 하는 차량이다. 4년 넘게 운전하며 이런 운전자를 10회 가량 만났는데 전부 여성 운전자였다. 1차선에서 달리다 급정거를 밟더니 차창을 내리고는 주변을 살피거나, 비상 깜박이를 켜지 않고 길가에 급정차하여 동승자를 내려주거나, 심지어 1차선에서 길가로 확 빠져서 주변을 살피는 여성 운전자도 있었다. -_-; 뒤차들이 깜짝 놀라서 빵빵거리고 난리를 피우면 그정도 양보도 못해주냐는 식으로 되레 째려본다. 그녀들의 입장에선 그게 옳을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운전법은 아니다. 그런 예기치 못한 상황 비상 사태(??)에 닥치면 비상 깜박이를 켜서 뒤차나 옆차가 대비할 수 있게 한 뒤에 조치를 취해도 전혀 늦지 않다. 뭐, 내가 별나게 남들은 평생 만나지도 못하는 이상한 여성 운전자를 10회 만났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

누구나 처음부터 운전을 잘할 수 없다. 기존 운전자들의 난폭한 공격 운전을 따라할 필요도 없다. 남성 운전자이건 여성 운전자이건 공격 운전을 하면 욕을 먹는다. 여성 운전자라서 대뜸 욕부터 하는 운전자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여성 운전자니까라는 생각을 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남성 운전자들도 여성 운전자들 못지 않게 공격적인 운전을 하는 이들로부터 피해를 보고 있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운전하고 나면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내가 여성 운전자니까 저러는 거야라는 생각은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된다. 스트레스라는 독. 자신의 운전이 객관적으로(?) 아주 이상하지 않은 이상, 자신에게 무어라하는 난폭 운전자들은 설혹 자신이 남성일지라도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많은 택시 운전자나 버스 운전자가 욕을 먹는 이유는 성별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운전이 난폭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여자니까라며 스트레스 받지 말자.

덧쓰기 : 하지만, 예고도 없이 차선이나 방향을 바꾸거나, 특히 뜬금 없는 상황에서 정지하는 여성 운전자는 정말 많다. 아주 많다. 그럴 때 정말 화가 나는데, 여성 운전자여서가 아니라 사고나는 줄 알고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비상 깜박이나 좌우측 깜박이를 좀 더 일찍 사용해주길 이 자리를 빌어 바란다.


이스 2 스폐셜 회상

YS 2 Special 게임 화면

최근 어떤 계기가 있어 몇 년만에 YS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일본어를 몰랐고, 일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게임을 느끼기 힘든 RPG는 내게 오르기 힘든 나무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일본 게임 개발사가 만든 유명한 RPG들 중 엔딩을 본 게임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스 2 스폐셜은 내 생애에 엔딩을 본 두번째 RPG이다. 이스 2 스폐셜은 일본 게임 개발사 팔콤이 개발한 이스 시리즈 중 두번째 게임을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가 재개발(Remake)한 게임이다. 원작 이스 2와는 제법 많은 차이가 있어서 이스 2 스폐셜을 했다고 해서 이스 2를 즐겼다고 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누군가 내게 이스 2 스폐셜이라는 단어를 들려주며 추억거리를 몇 가지 단어로 추려본다면

  1. 오프닝

  2. 버그

  3. 락 (lock)

  4. 음악</ol>

    이라고 할 수 있다.

    YS 2는 원작 YS 2를 비롯해서 이스 2 스폐셜, 이스 2 이터널 등 몇 차례 재개발(Remake)되었으며 영상만화(Animation) 등으로도 제작되었다. 그러다보니 다크 팩트라는 YS 1의 최종 적 두목을 처치하는 YS 2의 오프닝도 여러 가지로 제작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이스 2 스폐셜의 오프닝이 가장 박진감 넘친다고 생각한다.

    이스 2 스폐셜을 비롯하여 당시 게임들은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정품 플로피 디스켓에 락을 걸거나 암호표를 첨부하여 게임상에서 확인받는 락을 사용 했다. 이스 2 스폐셜은 1번 플로피 디스켓 특정 섹터에 고의적으로 배드 섹터를 만든 뒤, 게임 실행할 때 1번 플로피 디스켓의 해당 섹터를 확인하여 정품인지 불법 복제품인지 구분하였다.
    나는 이스 2 스폐셜 정품 사용자였지만,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1번 플로피 디스켓이 망가졌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게임을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락을 파괴하는 크랙(Crack)을 사용 해야 했다.
    에디트 플러스 개인 정품 사용자이지만 일련번호(Serial Number)를 분실하고, 에디트 플러스를 구매했던 당시의 e-mail 주소가 사라진(도메인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갔다) 현재. 나는 에디트 플러스 정품 사용자임에도 음성적인 일련번호를 복제해야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정품 고객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스 시리즈의 음악은 늘 호평 받았다. 게임 못지 않게 O.S.T도 인기가 좋았으며, 같은 곡이라도 여러 느낌과 형태로 선보였다. 특히 이스 2의 오프닝 곡인 To make the end of the battle은 이스 음악 중 내가 가장 좋아한다.


    ※ 들으시려면 재생 단추를 누르시라~
    (게다가 이 곡은 국내에 저작권을 가진 업체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케케~~)※

    이스 2 스폐셜의 오프닝곡도 이 곡인데, 밴드가 실제 악기로 연주한 위의 것보다 애들립 음원으로 연주되던 이스 2 스폐셜의 그 소리가 더 멋지다고 기억한다.

    이런 기억들이 이스 시리즈 중 이스 2를, 정확히는 국내에만 출시된 이스 2 스폐셜을 가장 좋아하게 한다. 이젠 이스 2를 하려면 Windows 판으로 개발된 이스 2 이터널을 해야 하는 사실이 아쉽다. 자위하듯, 그때 그 느낌을 그다지 살리지 못하는 밴드가 연주하는 이스 2 오프닝곡을 들으며 이스 2 스폐셜을 그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