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걔는 왜 그래?

어떤 상황(issue)이 발생하고나서 당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 미묘하게 다르거나 정말 같은 상황 겪은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에 대해 뇌의 시스템2(이성, 추론 영역)를 완전히 가동하여 꼼꼼히 그 상황의 이야기를 따져 분석하여 이해하려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대다수 사람은 시스템1(감정, 직관 영역)이 내린 직관으로 빠르게 판단해 버린다. 시스템2를 가동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며, 시스템2가 나서면 상황에 대해 다각도로 추론하고 분석하여 깔끔한 마무리가 되지 않다보니 여러 경우를 가정하여 남겨놓는다. 즉, 옳고 그름, 이득과 손해, 아군과 적군과 같은 구분을 판단하지 못하고 불확실하고 찜찜하게 판단을 보류하게 되는데,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사람의 보편화된 성향상 시스템1이 출동하여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가동비용도 비싸고 결과물도 복잡하기만 한 시스템2를 가동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고 가동비용도 저렴하고 빠른 시스템1만으로 판단을 내린다1.

시스템2가 가동되더라도 시스템1이 빠르게 결정하고나면 시스템2가 그 결정을 기반으로 하여 논리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스템2를 논리적인 생각을 하는 데 가동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1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위한 논리적인 말솜씨에 능하도록 가동하는 것이다. 우리는 과학자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변호사 놀이를 하는 중일 수도 있다2.

상황 상황마다 매번 시스템2를 가동하여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고 다시 평가하며 이야기를 구성하기는 힘들고 어렵다. 시스템1이 빠르게 판단내린 결과에 시스템2가 논리에 맞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이 훨씬 쉽고 편하다. 미처 눈치채기도 전에 단초만으로 전체 상황 구성을 끝마치는 이유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 대해 당사자들은 각자 다른 기억, 정보, 감정과 맥락을 갖게 된다.

결국, “대체 걔는 왜 그래?”라는 말이 나온다. 상황에 대한 이야기구성을 한 게 아니라 상황에 대한 표면 정보 몇 개를 재료로 자신만의 이야기구성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당연히 자신이며, 이야기에 담기는 맥락과 기억, 감정은 모두 자신을 중심에 두고 보호하듯 감싸두른다. 그 상황에 대한 다른 당사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안 할 수 밖에 없으리라.

불행한 건 이래서는 문제를 제대로 풀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당사자 모두가 상황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이해해서 상대방과 내 상황을 인정하여 함께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데, 어느 한 쪽이라도 그렇지 않은 채 자신만의 상황으로 이야기구성을 마친 상태에서는 상대방이 지거나 져줘야 한다.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라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의한 것 뿐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언젠가는 봉합선을 찢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시말해 대체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여 이해하고 싶다면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당사자인 상대방에게 왜 그러는지 물어봐야 한다. 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에서 소통이 시작된다. 물론, 많은 비용이 드는 시스템2를 가동하여 상대방 말에 귀를 기울이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원래 다른 사람 생각을 이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건 비싸며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다. 사람을 알아가는 건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

대체 걔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그럼 그 사람에 묻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자. 내가 주인공인 나만의 이야기는 버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찾아내자.



  1. 시스템1, 시스템2에 대한 내용과 표현은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따름 
  2. 책 “똑똑한 바보들”에 나온 문장 인용 

팀 세우기 (1편), 숱한 거절

실행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적합한 사람으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정말 이 사람과 함께라면 뭐가 됐든 세상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든다면 그 사람과 (팀으로써) 결혼해야 한다. 운이 좋다면 금방 적합한 사람으로 팀을 만들 수 있겠지만, 보통은 쉽지 않으며 숱하게 거절당할 것이다. 너무 상심할 필요 없다. 원래 천생연분은 쉽게 만날 수 없다.

1. 그때 이야기

닭과 달걀

창업하여 사업 운영 단계에 접어들려면 세 단계를 잘 거치면 된다.

  1. 팀을 만들고
  2. 돈을 마련하여
  3. 제품을 만들어서 성과를 내면 된다.

물론, 각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무엇보다 창업자에게 큰 장벽이 되는 부분은 각 과정에 대한 고민과 진행 과정이 사실상 동시다발로 일어난다는 데 있다. 닭과 달걀 문제나 마찬가지다.

프로그래머 K씨. 그는 내 사업 계획에 확신하지 못해 합류할 수 없다고 대답했고, 그래서 열심히 사업 계획을 짰다. 사업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사람이 없어서 계획 자체에 확신이 서질 않았지만, 다소 불명확한 부분은 “당신이 나와 함께 한다면 이 부분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분명 감동하여 기꺼이 합류할 것이라 상상했다. 드라마를 너무 봤다. 아니, 난 TV나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데 왜 그랬을까? 어쨌든, 실행 없이 사업계획만 짜고 있는 나를 본 현 아블라 컴퍼니노정석 대표는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래머 P씨는 곧 결혼할 거라서 자본이 너무 없는 나와 함께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게 연락을 해왔던 한 엔젤투자자를 찾아가 사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는 팀을 먼저 만들고 나서 다음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그 당시에 난 업계 표현에 대해 지금보다 더 무지해서, 거절이나 무관심을 우회하는 이들의 표현을 약속으로 해석하여 설레곤 했다.

실뭉치가 있다. 무척 엉켜있다. 실꼬리 하나 잘 잡아당기면 풀릴 텐데, 어느 것 하나 잡히지 않았다. 무엇부터 이뤄야 하고 이룰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다. 실뭉치에 결박당해버렸다.

외주 작업

이대로 가다가는 닭이나 달걀 중 먼저 스스로 창조되기 전에는 도무지 진도가 안 나겠다고 생각했다. 원시 세포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원시 세포란 내 생각을 구현한 프로토타입 버전이었다.

프로토타입 버전을 간단히 기획하니 나 혼자 만들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규모였다. 당시 내가 보유한 현금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 중 반 정도를 프로토타입 만드는 데 쓰기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팀 설립이 요원한 상황에서 시간만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민 끝에 프로토타입 버전 개발은 외주로 맡기고, 개발하는 동안 투자 유치와 팀 설립을 하는 데 시간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구상한 프로토타입 버전을 개발하면 얼마나 들지 수소문해보니 약 1,000만 원이 들 것으로 보였다. 프로토타입 버전 개발 기간과 보유한 현금을 가늠하니 프로토타입 버전 개발할 돈이 고스란히 부족했다. 돈을 빌릴지 벌지 고민하다 돈을 벌어 외주 개발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하루에 반나절씩 시간을 들이면 큰 부담 없이 해내리라 생각했다(이런 멍청한!). 나흘은 웹사이트 외주 개발을 하고, 사흘은 영문 원서를 번역하기로 했다(이런 현실감 없는!). 어쩐지 바빠지는 나 자신이 뿌듯했다(이런 허영 가득한!).

결과부터 밝히면, 이 멍청하고 현실감 없으며 허영 가득한 계획은 실패했다. 외주 작업은 제대로 하지 못해 의뢰인과 소개인을 실망하게 했고 두 달 만에 취소됐다. 번역도 지지부진해서 30% 정도 진행하다 내가 먼저 포기하겠다고 연락했다. 외주 의뢰인과 소개인 모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고, 번역하던 책도 내가 좋아하는 책이어서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실행력을 떨어뜨리는 판단을 해서 시간도 낭비하고 기회도 많이 날려서 화가 났다.

숱한 거절

사람을 합류시키는 시도도 잘 진행되진 않았다. 내성형 성격이 너무 높은 장애물이었다. 처음엔 말도 못 꺼냈다. 곧 말은 꺼낼 수 있게 됐지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식은땀을 흘렸다. 더구나 거절 당하다 보니 합류 제안 자체를 망설이게 되어 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래서는 상대방이 더욱 나를 믿기 어려워질 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아무도 내게 먼저 합류하겠다고 하지 않았고, 내 얼굴이 무슨 색으로 달아오르든 말든 계속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내가 호감이나 관심을 두던 사람들 모두에게 거절당해 더는 연락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 중 개발자1라고 하면 합류를 제안했다. 그것도 성과가 없자 상대방이 합류 제안을 거절하면 다른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거듭 시도하다 보니 차츰 말을 꺼내기 익숙해졌다. 상대방의 거절에 익숙해져서 말을 꺼내기 편안해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었다. 난 대답조차 듣지 못한 거절을 포함하면 티저 명함 200장을 다 뿌릴 동안 50번 넘게 거절당했다. 합류가 아닌 다른 종류 제안을 모두 포함하면 거의 190번 넘게 거절당했다. 심지어 단 한 번도 그 자리에서 "좋아요"라고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답을 들은 적도 없었다.

냉철/냉정한 성격 탓에 상처받거나 좌절하진 않았다. 상대방에게 서운하거나 섭섭하지도 않았다. 나 자신에게 화는 났지만, 내색하고 싶지 않았다. 속으로 꾹꾹 눌러 사라지길 기다렸는데, 어느 순간 오기로 변하더니 점점 독한 오기로 숙성해갔다. 명확한 상대도 없이 두고 보자고 독기를 품었다. 팀을 만들면 우리 구성원을 꼭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편에서 계속...)

2. 돌이켜보기

혼자? 팀? 무엇을 위한 팀 설립인가

팀을 만드는 건 정말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고 팀이 아니어서 안 좋은 것도 아니다. 혼자여서 힘든 점도 많지만, 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도 많다.

팀을 만드는 건 정말 아주 중요하다고 했지만, 왜/무엇 때문에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내가 잘 못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할 사람이 필요해서 팀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돈이 없으니 무임금이나 저임금으로 뭉칠 목적으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젊은 여성 발길이 많이 닿는 곳이라면 종종 눈에 띄는 국대 떡볶이를 창업한 (주)국대F&B의 김상현 대표는 혼자 노점에서 떡볶이를 파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뭐라도 하라는 말을 했는데, 여기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메시지가 있다.

팀을 만드는 가장 큰 목적은 사업 계획과 생각을 잘 실행해내기 위해서이다. 즉, 실행력이다. 창업자나 초기 팀의 실행력을 떨어뜨리는 사람이라면 합류시키지 않거나 위임을 매우 신중히 해야 한다. "고작 사람 한 명이..."이 아니라 사람이 전부나 마찬가지인 스타트업에서 한 명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상황에 따라서는 팀 설립 자체가 창업자의 실행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팀 설립 진행과정 난항을 걱정하지 말고 그로 인해 실행력이 떨어지는 걸 걱정해야 한다. 팀 설립은 내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최선책(plan-a)이지 팀 설립이 돼야만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의존관계가 아니다. 정 팀 설립이 되지 않다면 팀이 설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행해 나아갈 차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도저히 팀이 아니면 실행할 수 없는 사업 계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팀으로 움직일 사업 계획을 짠 것일 뿐이다. 혼자서라도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업 계획을 더 작게 쪼개야 한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사업은 혼자 꾸릴 수 없지만, 프랜차이즈에 앞서 떡볶이 장사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혼자인 것보다는 팀이 낫다. 훨씬 낫다. 월등히 낫다. 될 수 있으면 팀을 만들기를 강력히 권한다.

거절을 대하는 창업자의 (마음)자세

창업을 본격 시작하면 숱하게 거절당한다. 거절이라고 해서 명확한 거절 표현만 있지 않다. 희망고문형, 무반응형, 짜증형, 비난/비판형 등 온갖 방법으로 거절당한다. 가까운 사람, 초면인 사람, 믿었던 사람, 제안할 생각도 안 하던 대상에게마저도 거절 당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거절당한 것 못지않게 자신도 남들에게 거절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사업하며 거절과 위험(risk)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는데, 거절과 위험은 회피할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고 대응할 대상이라는 점이다. 난 성격 탓에 거절당해도 흔들리거나 상처받지 않는 편이며, 위험에 닥쳐오면 무심히 바라보며 부딪혀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거 알고 있는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에 가깝다. 그래서, 거절이나 위험을 대하는 이런 내 성격을 적절하지 않다고 여기는데, 이는 반응하지 않는 것일 뿐이지 대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면서 거절과 위험을 피하고만 살 순 없다. 사업하다보면 평소보다 더 많이 거절당하고 위험에 처한다.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애써 피하려고 아등바등하다 제대로 얻어맞지 말고 제대로 대응하여 문제 여지를 최소화하는 게 낫다. 그러려면 거절과 위험을 내 마음속에서 다시 정의(define)해야 한다. 나한테 거절은 마지막에 수락 한 번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중간점검(단계) 중 하나이며, 위험은 내가(우리가) 몰라서 당하는 사고이니 커지기 전에 빨리 겪어서 면역력을 키우면 크기를 줄일 수 있는 병원균이다.

거절당한다고 해서 기죽거나 상처받을 필요 없다. 거절당했을 때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때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의 의사 표현으로 세상을 바꿀 내 원대한 계획이 흔들린다니, 억울하지 않은가.

나는 그들에게 어떤 사람인가?

나라는 사람은 그대로이지만 내가 어떤 상황과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이 인식하는 나는 달라진다. "나"란 나 그 자체로 온전히 인식되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을 합친 존재로 인식된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은 "나"보다는 "나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을 좀 더 크게 인식하고 수용하여 나를 대한다. 그래서 진정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사람이 소중한 것이며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사람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중에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다른 사람이 인식하는 "나"와 자신이 인식하는 "나" 사이는 아주 크게 벌어져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대기업에 과장이나 부장으로 근무하던 "나"와 갓 창업한 "나"는 다른 사람한텐 전혀 다른 사람이다. 잘 실감이 나지 않으면 퇴사 후 은행에 대출 상담을 받아보면 잘 알 수 있다. 은행은 경제인으로서 나를 냉철하게 평가해준다2.

창업 관련하여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사람인지 평가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해본다.

첫 번째 방법은 이혼인데, 이혼하자고 할 때 좋구나! 달려드는지 그럴 순 없다고 하는지 반응을 보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며 술도 함께 자주 마시고, 회사 욕하며 회사나 사회 부조리를 통탄하며 죽이 잘 맞던 전 회사 동료를 찾아가 창업한다고 하니 제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주었는데, 정작 함께 하자고 제안하자 거절하더라는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사례이다. 그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거나 못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과 딱 그 정도 신뢰 관계를 맺은 것이다. 다니던 회사를 떠날 때 함께 일해야 의미가 있다며 함께 뛰쳐나오는 사람이 없다면, 그 회사에서 나는 그 정도 영향력을 발휘했고 신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역지사지인데, 처지를 바꿔 생각해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다.
함께 창업했으면 하는 사람 입장과 내 입장을 거꾸로 뒤집어 생각해보자. 즉, 난 회사를 잘 다니고 있고 함께 창업했으면 하는 사람이 창업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어느 날 당신을 찾아와 창업했는데 합류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꺼이 식구나 가까운 사람을 설득하여 지금 다니는 회사를 관두고 그 사람이 창업한 회사에 합류하겠는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상대방도 마찬가지이다. 스타트업 초기 팀 합류나 공동창업은 내가 창업하나 동료가 창업하나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 창업하는 것이란 뜻이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혹은 어느 한 방법으로도 좋은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팀을 구성하는 데 험난한 여정이 펼쳐질 것이라고 단단히 마음먹자.



  1. 여기서 개발자란,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기획자나 그래픽 디자이너와 같이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 
  2. 물론, 은행도 사기는 친다. 경제력이나 신용은 무시하고 무작정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대출을 남발하며 사기 치다 스스로 된통 당한 경우도 있잖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