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의 본문 부분 공개를 지지하며.

다음RSS넷의 사태로 인해 이글루스의 발 빠른 글 본문의 일부만 RSS로 제공하는 기능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004년 11월 18일부터 부분 공개를 해온 내 생각을 말하려 한다. 이는 본문의 부분을 RSS로 공개하는 행위를 지지하는 의사 표시임과 동시에 11월 18일에 있었던 정책 변경에 대한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자성이다.

1. 트래픽 문제

다음RSS넷으로 트래픽 초과과 일어나면 얼마나 일어나겠냐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 상당하다.
"한날의 공책"처럼 그림이나 사진, 음악이나 동영상보다는 글로 구성된 블로그는 글 내용 전체를 RSS로 제공한다고 해서 트래픽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적다. 10kb 수준의 장문의 글이고 하루에 3,000명이 방문한다고 할 지라도 3,000kb 수준이다. RSS 구독기들은 홈페이지의 디자인에 사용된 이미지를 가져오지 않기 때지만 xml이라는 포맷의 비대함을 감안할지라도 글로써 수십, 수백메가의 트래픽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사진이나 그림을 주 내용으로 삼는 블로그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개인이 자신의 RSS구독기를 통하여 구독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다음RSS넷과 같은 집단형 RSS구독기라면 엄청난 접근을 겪게 되는 셈이다. 더구나 갈무리(Scrap)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고플 정도로 멋진 그림이나 사진일 경우, 실제 RSS구독자 수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사진을 링크를 통해 보게 된다.
그래서 갑작스레 방문 수가 급증하거나 방문 수는 별 차이 없는데 트래픽이 급증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도 최근 급증하였다.
이에 대해 bloglines는 그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왜 다음RSS넷만 문제가 되냐는 의견이 있는데, 다음RSS넷은 bloglines와는 달리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소개될 여지가 많으며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오래 전부터 운영되어 오던 bloglines의 우리 나라 모든 이용자 수보다 개장한지 며칠 되지 않는 다음RSS넷의 이용자가 훨씬 많다고 나는 확신한다.
물론 가입형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안전하다. 그러나 태터툴즈와 같은 블로그 프로그램으로 웹호스팅을 통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태터툴즈는 RSS으로 글을 내보낼 때(feeding), 사진은 제외한다거나 html tag는 첨부하지 않는 기능이 없다. 본문 그대로를 내보내며, 트래픽 초과에 힘이 없는 다수의 이용자들은 다음RSS넷으로 인해 골치 아퍼졌다.

2. 토론 발생 문제

글 본문 내용 전체를 RSS로 제공하지 않으면, RSS로 블로그의 글을 구독하던 사람들은 글 전체를 보기 위해 해당 블로그에 방문하여야 한다. 이는 불편함을 야기한다.
그러나 RSS 구독기는 아주 단편적인 면만 제공한다. 예를 들면 각 글 안에서 오고 가는 여러 의견 소통이다. 글은 간결하게 썼지만 글에 대한 이견이나 질문에 대한 답신을 통해 글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전달될 수도 있거 완성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은 RSS구독기로 절대 얻을 수 없다. 그리고 내 블로그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 중에는 RSS구독기를 통해 내 블로그의 글을 보는 사람 중에서 내 글에 동의나 이견을 남기는 사람보다 웹상에서 내 글을 전부 읽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읽은 사람이 동의나 이견일 남기는 사람의 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이다.
참고로 나는 내 블로그에서 토론이 이뤄지길 바라는 사람이다. 때문에 나는 내 웹 사이트를 단순화하는 대신 여러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RSS로는 글 내용의 일부를 제공한다.

정리하며

거창한 지지 주장과는 달리 지지 이유는 단촐하다. 하지만 이 단촐하지만 분명한 이유로, 그리고 ozzyz님과는 다른 이유로 본문의 부분을 RSS로 공개하는 것을 나는 지지한다.

덧쓰기 : 그러나 이글루스의 본문 100bytes가 불편함을 야기한다는 거북거북님의 의견에 공감한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본문의 200bytes만 제공했던 기존의 정책에서 512bytes로 부분의 크기를 늘렸다. :)


요즘 방문자가 이상하게 많다했더니 (다음RSS넷에 부쳐)

참 이상했다. 요즘 방문 수가 꽤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글을 거의 쓰지 않았고, 그렇다고 여러 사람의 블로그에 방문하여 흔적을 남기는 행위도 없었다.

궁금해서 리퍼러로 알아보니 방문 수가 급증한 상황에 대한 원인과 대처법을 쓴 글을 찾아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글을 찾아 오는 경우는 하루에 30회도 되지 않는다. 평균 200회나 증가한 방문 수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웹bot이 활동하는건가?

오호라. 과연. 다음 RSS 넷이었나보다. 근데 블로그 메타 사이트보면 RSS넷에 대한 말이 참 많더라. 뭔가 치명적인 문제가 있나싶어 글 몇 개를 읽었다.

글쎄. 뭐가 문제인지 난 잘 모르겠다. Mizar님이 거론하신 문제 중 하나가 마치 남의 컨텐츠를 자신의 것처럼 다루는 분위기도 나는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따지면 엔비의 링크 블로그도 문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직접 수집하는 다음RSS넷과 외부에 있는 것을 링크하는 엔비 링크 블로그는 아주 다른 서비스지만, 남의 컨텐츠를 나에 의해 소개되는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너무 쉽게 도출된 다음RSS넷 반대 운동에 대한 나의 반대 의견이 왠지 경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내가 다음RSS넷에 환영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이 전혀 일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우선 나는 RSS에 내 글의 전체를 싣지 않는다. 이유는 웹 호스팅 트래픽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RSS 리더기에서 다 읽은 내용을 웹 방문을 통해 한 번 더 접근하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즉 트래픽을 2중으로 발생시켰다. 또한 RSS로 내 블로그의 글을 읽는 사람들은 덧글을 통해 동의나 반대의 의견을 내놓는 이가 적었다. 메타 사이트나 직접 방문한 이들이 의견을 남기는 경우는 많아도 리더기로 읽는 이들이 남기는 경우는 적었다.
이런 상황은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내 글의 일부만을 RSS로 제공했다. 이 때문에 다음RSS넷을 포함한 모든 RSS리더기들은 어쨌건 내 블로그에 방문을 하여야 모든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즉, Mizar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내 글을 다른 사람이 자신의 컨텐츠인양 만지작거리는 상황은 일어나기 어렵다.

또한 나는 출처를 밝히는 범위 내에서 마음대로 퍼가는 것을 허용한다. 내용을 변경시키지 않는 한 편집을 하여도 상관하지 않으며, 상업적으로 사용하여도 괜찮다. 이것이 내 블로그의 정책이며, 이는 어차피 링크를 통해 내 블로그에 방문을 하게 되는 다음RSS넷은 내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나는 다음RSS넷이 뭐가 문제인지 공감할 수 없으며 아직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체가 글쓴이가 아닌 구독자라는 점이 왜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문제라면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블로그 도구(가입형이건 설치형이건) 대다수가 원하는 글만 RSS로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점과 다음RSS넷의 bot이 글을 수집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이 명확히 공지되지 않는 것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거라 생각한다.

링크를 통해 내 마음에 드는 타인의 좋은 글을 연결하는 것과 이를 한 곳에 모아 그곳에서 옹기 종기 모여 쉽게 타인의 글을 소개하는 것이 뭐가 그리 다른지 잘 모르겠다. 아, 물론 허가 없이 퍼가는 것을 원치 않는 이들에게는 문제겠고, 이는 적절히 거부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과연 다음RSS넷 거부 운동으로까지 발생하는 심각성인지 알 수 없다.

덧쓰기 : 그나저나, 대충 보아하니 다음RSS봇은 robots.txt 를 참조하지 않는 비표준 bot같던데 이는 다음측에서 시정해야한 점 아닌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