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인터페이스는 죄악이다.

나는 얼마 전에 테스트할 것이 있어서 다시 Firefox를 설치했다. sage도 설치하여 rss 읽기를 이용해보려했다. 그러나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RSS를 등록하는 방법을 못찾겠더라. 한참 뒤에야 xml 주소에 접근한 뒤 북마크 추가로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편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마이크로소프트적인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면 꽤 편리하고 괜찮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그러니까 UI 이론이나 모질라와 비교했을 때, 꽤 편리하고 괜찮다는 나의 평가는 부정된다. 사소한 행위(act)를 하기 위해서 행해야하는(do) 조작이(control) 너무 많고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도 말고 인터페이스의 정량 분석법 중 GOMS 모델로 판단했을 때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잔조작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할 때 나는 필수적으로 IEToy를 사용한다.

이렇게 불편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지만, 이 불편한 UI에 손이 익숙해지면 정작 편리한 UI를 만날지라고 낯설음에 불편하고 어려운 UI로 인식을 하게 된다. 내가 Firefox의 Sage에 RSS를 등록하는데 잠시나마 난감함을 느꼈던 것은 이 기능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UI가 어렵거나 직관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익숙해져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UI를 이용하던 습성으로 조작을 하려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이용자에게 불편한 조작감을 중독시켜서 편리하고 강력한 조작감을 배척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이 죄악임을 알고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기획자로 내가 일하는 척을 할 때, 특히 UI를 설계할 때 많은 고심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간과 결정권자(대게 윗사람이라는 대명사로 불리우는 이(들))은 많은 고심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많은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UI를 따라하길 바라거나, 최대한 UI따위는 일찍 설계를 마치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를 원한다. 만일 UI는 중요하다고 항변하면 불편한 UI일지라도 계속 이용하다보면 익숙해져서 괜찮다며 강제 설득을 시키어 이용자를 불편한 UI에 중독시키는 범쥐 행위의 공범자로 만들어버린다.

특히 게임쪽은 아직도 기획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접근론을 확보한 조직도 별로 없다. 대다수의 게임 회사들은, 혹은 기획자들은 화려한 그래픽과 현란한 수식어를 필요로 하는 게임 시스템들에는(따지고보면 새로운 것은 그다지 없다) 온 힘을 다하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오래 접촉하는 UI에 대해서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 증거는 난 아직 UI 기획자라는 직책을 가진 기획자를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기획팀 중 어느 한 명이 뚝딱 뚝딱 그려내는 수준이다.

물론 데브캣의 게임인 마비노기는 그러한 척박하고 황량한 UI 기획 분야에 매우 긍정적이고 가열찬 UI를 보여주어 게임에서의 UI의 비중이 높다는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을 일깨어주었다. 해외 게임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UI 설계의 고심을 우리 나라에서 개발된 게임에서도 발견했다는 기쁨. 물론 마비노기 UI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MS Windows의 그것을 따온 것이지만, 게임 UI는 게임 UI다워야한다는 기존의 편견과 관습을 깬 중요한 사건이었다.

사실 게임 UI다운 게임UI라는 것이 일본 비디오 게임의 UI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지칭하는데, 비디오 게임 UI와 PC 게임 UI의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는 황당한 논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진행하던 게임의 UI를 나는 서양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혹은 웹 UI에서 참고할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하였다가 UI라고는 진지한 고찰은 커녕 이론서 하나 본 적 없는 이들에게 융단 폭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들의 반대 이유는 참으로 화려했는데, 반대를 하는 판단의 근거가 바로 일본 비디오 게임의 UI와의 비교였다. Top page에는 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일러스트가 존재하고 화면 중앙 하단에는 New game, Load game, Option, Exit 라는 글자가 존재하는 식이다. 딱히 나쁜 UI도 아니고 그들의 논리의 근거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큼 불친절하고 사용자의 키보드(혹은 마우스) 조작을 반복시키는 UI는 없다. 단지 익숙할 뿐이지 훌륭한 UI는 아닌 것이다. 비디오 게임의 조작기(Controller)로는 복잡한 조작이 힘들기 때문에 저러한 UI가 적당하겠지만, PC의 조작기인 키보드와 마우스는 훨씬 더 복잡한 조작을(Act) 아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고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더 편하고 나은 UI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어쨌건 나는 다수의 커다란 목소리에 밀려 가장 큰 목소리를 냈던 이에게 UI를 넘겼다. UI의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판단으로는 UI의 방향과 기준 없이 이리 저리 표류하는 누더기 UI였다.

웹, OS, 어플리케이션 등 게임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UI 전쟁이 시작된지 꽤 되었다. UI 형편 없기로 그 늠름함을 뽐내던 MS조차 2003시리즈(오피스, Windows 등)에서 꽤 큰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이 상황. 게임쪽, 아니 정확히는 우리 나라 게임쪽은 과연 UI 디자인 중요성을 어느 정도나 (진심으로)인식하고 인정하며, UI 전쟁에 대비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물론 그 걱정을 진작에 하여 미리 준비하고 있던 이들은 한발짝 앞서가 승리를 챙기겠지만.

덧쓰기 : 그럼에도 내 홈페이지 UI는 왜 이리 불편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지요. 히히.


나의 블로그 생활 관련된 질문과 답변들.

어디서 퍼온 질문인지 못찾겠음. :D

01.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은 어떤 것입니까?
한날. 전체 표기는 특이한 날이지만, 편의상 한날이라고 불리어지면서 한날로 정착.

02. 블로그의 주소는?
http://blog.hannal.com 가 정식 주소이지만 http://www.hannal.net로 와도 현재는 무방.

03. 블로그 툴은 무엇을 사용합니까?
현재 태터툴즈를 사용하며, 9월 중으로 자체 제작 툴로 변경 예정. 블로그밈을 사용할 예정이나, 내 편의에 어울리게 수정을 하자니 내 취향의 소스 코딩 방식이 아니라서 결국 자체 제작 중. -_-;

04. 툴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호기심 자극을 하는지 여부가 선택의 기준이다.
설치나 수정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흥미롭고 재미만 있으면 된다.

05. 주요한 주제는?
잘난 척하기. 신변 잡기. 자기 계발 중인 것의 시험장.

06. 카테고리를 나누고 있습니까? 나눈다면 어떤 형태?
예로 들자면.
변의 종류로 일단 구분한다. 소변인지 대변인지 구분을 한 뒤, 묽은 소변인지, 양은 어떠한지, 된똥인지 설사똥인지로 구분을 한다.

07. 자신의 블로그에 접속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접속되어 있나 확인하기. 싸구려 호스팅 서비스라 접속 안되면 스트레스 받는다. 다음은 내키는대로 행동하는데, 이 질문은 "가장" 먼저에 대한 것이니 답은 여기까지.

08. 출석에 신경쓰는 편입니까?
단골들에게 이곳이 폐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할 정도만.

09. 트랙백 기능을 사랑하십니까?
트랙백을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에 방문했을 때, 장문의 이견을 달려고 하지만 그게 안되면 매우 답답해한다. 그런 걸 보면 아마도 대단히 트랙백 기능을 좋아하는 듯 싶다.

10. 사용하는 어투는 어떤 형태입니까? 특징이 있다면?
거만체. 이모티콘을 잘 사용하지 않고 글투도 딱딱해서 농담을 해도 상대방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곤 한다.

11. 자신의 블로그를 한가지 색으로 정의하자면? (웹칼라코드로 답해도 좋습니다)
울트라마린

12. 현재까지의 글들 중 가장 많은 트랙백을 받은 포스트는 무엇입니까? 주소도 써주세요.
현재까지 내가 받은 트랙백 총 갯수는 90여개. 어느 글에 트랙백이 달렸는지도 못찾겠다. 대충 기억에 3개인가 4개가 한 글에 가장 많이 달린 트랙백같은데 무슨 글인지 기억은 안난다.

13. "이 포스트에는 꼭 트랙백을 받아보고 싶어!" 라고 생각했으나 아무런 트랙백을 받지 못한 포스트를 소개해주세요.
스타크래프트 관련 글들.
한 게임 하자는 글을 내심 기대했으나 단 한 건도 없다.

14. 현재까지의 글들 중 가장 많은 코멘트를 받은 포스트는 무엇입니까? 주소도 써주세요.
방명록. 곧 있으면 100개 채울 거 같다.

15. 코멘트가 달린 모습이 서운했던(?) 포스트가 있습니까?
네이버와 이글루스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던 당시에 썼던 글을 이곳에 옮겨왔었다. 날짜가 과거라서 사람들에게 노출될 일이 없다. 즉 사람들은 과거 글은 읽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기획자인 내게는 과거 정보의 노출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가 되었다.
서운하기 보다는 골치거리.

16. 당신이 좋아하는 블로거들 중 한 명을 소개해주세요.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십시오)
없다. 내가 직접 찾아 다니는 블로그들은 분명 흥미로운 곳이긴 하나 개인적인 취향상 좋아하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점이 있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주제를 가진 곳이 단 한군데도 없기 때문.
즉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좋아한다는 감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곳은 없지만, 흥미롭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곳은 많다는 말.

17. 꼭 써보고 싶은데 미루고 있는 주제가 있습니까?
국민 연금 찬성 글 : 자료 조사 중이다. 해외 자료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언제 도서관에라도 가야지, 원.
인터넷 종량제 찬성 글 : KT가 개인에겐 종량제 실시 안한다고 정책을 바꿔서 졸지에 글이 뒷북치게 되어서.

18. 당신의 블로그는 독립형입니까, 아니면 홈페이지 삽입형입니까?
현재는 독립형이지만 올해안에 부분화 될 것이다.

19. 주로 방문하고 있는 블로그는 어떤 주제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까?
신변잡기.

20. 답변 감사합니다. 블로그 생활, 즐거우십니까?
요즘은 신문 기사를 그대로 가져와서 RSS 피딩하는 블로그가 너무 많아져서 즐거움이 많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