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적 5승 1패

1시간 전쯤 배틀넷 아시아 서버에 가서 6게임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초보방에 가면 너무 시시해서 초보 딱지(단어)가 붙지 않은 방에 골라들어갔다. 오늘 6게임도 마찬가지.

1게임 : 저그전 (맵 : 신 개마고원)
사실 그는 초보인 거 같다. 내 이상한 빌드에 이리 저리 휘둘렸다. 나는 6프로브 파일런에 7프로브 게이트웨이를 하여 빠르게 질럿 공격을 감행했다. 저그가 비교적 잘 막았다. 드론 1기와 저글링 몇 기 잡은 것이 전부였다. 나는 더이상 질럿 보내는 것을 중단하고 커세어를 뽑았다. 오버로드 한 기 잡고 저그가 마음 놓고 오버로드 퍼뜨리지 못하게 강요했다. 뭐 오버로드 2~3기 잡으면 더 좋고. 빌드를 보니 빠른 저글링 럴커로 조이기 같았다. 이때 많은 양의 저글링이 공격해왔다. 저그가 컨트롤을 해주지 않았는지 질럿 3기로 막았다. 이후 저그는 급격히 암울해졌다.
내 리버 드랍에 멀티 없이 가난하게 운영했던 저그는 대다수의 드론을 잃었고, 나는 멀티를 가져간 상황. 저그는 거의 마지막이다시피한 전 병력 공격을 왔다. 내 주병력은 질럿 몇 기 드래군 몇 기, 그리고 셔틀 리버 하나. 견제 공격을 갔던 또 다른 리버를 동원하여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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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게임 : 저그전 (맵 : 로스트 템플)
1게임과 마찬가지로 초반의 압박으로 승기를 잡아가서 이겼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난다. 빌드는 1게임과 동일했다.

3게임 : 저그전 (맵 : 노스텔지아)
나는 7시, 저그는 11시. 나는 1게임과 마찬가지로 빠른 질럿 공격 빌드를 탔다. 초반부터의 신경전이 대단했지만 나는 질럿을 잃고 저그의 앞마당 해처리를 부수는데 실패했다. 이때 좀 당황했던 듯 싶다. 오버로드 사냥을 위한 커세어를 뽑으며 질럿을 뽑았어야 했는데 파일런을 지어놓지 않아 질럿을 뽑지 못했고 다수의 저글링 역공격에 허무하게 GG. 패배였다.

4게임 : 저그전 (맵 : 로스트 템플)
일단 얘는 맵핵이었다.
나는 6시, 저그는 8시였는데 오버로드 정찰이 도착하기도 전에 빠른 스폴링풀과 성큰 방어를 했다. 나는 저글링에 별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고 바로 커세어 빌드를 탔다. 즉 빌드는 1게임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런데 저그는 오버로드가 내 스타게이트는 물론 사이버네틱스 코어 건물도 보지 않은채 스파이어 테크를 타며 에볼루션 챔버를 짓기 시작했다. 스포어 콜로니를 지어서 커세어 공격을 막기 위함이었다.
맵핵 상대로 가장 좋은 것은 정석 운영이다. 나는 12시 몰래 멀티를 지으며 12시 몰래 멀티의 공격에 신경 쓰지 못하게 다크 템플러 견제 등으로 저그가 가난하도록 유도하였고, 멀티를 하며 나쁘지 않은 조합의 병력으로 이겼다.
나쁜 노무 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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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게임 : 테란전 (맵 : 로스트 템플)
나는 내가 프로토스로 할 때 상대가 테란이면 꽤 좋아한다. 상대하기가 비교적 편하기 때문이다. 초보 단계를 벗어난 프로토스라면 상당 수 공감할 것이다. 실제로 나의 대테란전 승률은 꽤 좋은 편이어서 대략 70% 정도를 유지한다. 괜찮은 길드에서 나쁘지 않은 수준의 테란을 상대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고수까지는 아니었다. 중수 정도?)
나는 6시였고 상대 프로토스는 12시였다. 거리가 멀어서 정석 빌드를 탔다. 아니, 사실은 1게이트웨이에 이은 빠른 옵저버 빌드를 타려 했는데 상대 테란이 실수를 하여 내 드래군 1기가 테란 본진에 들어가 꽤 흔드는데 성공하여 옵저버 테크 대신 바로 게이트웨이를 늘렸다. 그리고 초반의 드래군 압박을 시작했다. 이러한 견제의 단점은 빠른 시즈 탱크 이후 드랍쉽 게릴라를 하는 테란에게 본진 타격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상대는 고맙게도 초반 벌쳐 견제를 하려 했다. 탱크도 뽑지 않고 속도와 마인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인 벌쳐를 모으고 있었다. 나는 더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계속 드래군을 뽑으며 공격했고, 마침내 이겼다.
그런 테란의 운영은 프로게이머들이 보여주는 것이다. 대단히 운영하기 까다롭다. 그러나 실력이 부족한 많은 일반인들이 프로게이머의 빠른 2팩토리 벌쳐 견제를 따라하는 듯 싶다. 나야 그런 테란이 제일 좋지만.

6게임 : 테란전 (맵 : 로스트 템플)
나는 2시 테란이었고 상대는 8시 프로토스였다. 사실 프로토스 대 프로토스전을 하려다가 재미 없어서 테란을 고른 것이다. 나는 초반에 가난함을 무릎쓰고 빠르게 입구를 막았다. 상대는 내 본진에 들어오지 못했다.
정찰을 가보니 상대는 2파일런 이후 초반 드래군의 정교한 컨트롤 압박 빌드를 타고 있었다. 초반에 파일런 2기를 소환하기 때문에 초반의 한 동안 인구수 제한의 압박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 테란은 빌드를 제대로 이해 못했던 듯 싶다. 2파일런은 앞서 말한대로 초반 압박을 해야하는데 적절한 수의 드래군으로 벌쳐 견제를 방어하며 멀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scv 로 정찰해보니 병력을 본진에 두고 있길래 바로 조이기를 들어갔다.
이때 나의 빌드는 애초 초반 조이기였다. 마린 4기를 뽑고 탱크 하나를 뽑은 상태에서 마인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인 벌쳐를 뽑고 있었다. 마인 업그레이드가 끝나자 나는 시즈모드 업그레이드를 실행하고선 scv 4기의 대동과 함께 조이러가는 것이다. 막히면? 내가 많이 불리해진다. 너무 일꾼이 적고 주병력을 다 잃기 때문이다.
상대는 3게이트웨이였다.(replay 를 통해 알았다) 즉 마음만 먹으면 쉽게 뚫을 수 있었는데 너무 테란의 조이기를 겁먹었던 듯 싶다. 나는 프로토스의 멀티만 못하게 압박해놓고 빠르게 멀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토스는 충분히 뚫을 수 있었다. 프로토스는 각종 견제 플레이를 하며 병력을 모아갔다.
나는 제법 타격을 입었지만 어쨌건 커맨드 센터는 멀쩡했다. 이때 나는 약간의 도박을 했다. 커맨드 센터를 하나 더 지은 것이다. 본진 커맨드 센터 외의 커맨드 센터가 2개가 되는 것이다. 프로토스의 6시 멀티 시도를 막았고 상대는 멀티가 전혀 없는 상황인 걸 믿은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나는 상대 프로토스가 내 앞마당 언덕에서 게릴라를 신경쓰는 동안 12시를 돌릴 수 있었다. 몇 차례 위협적인 공격이 왔지만 적절히 막을 수 있었다. 역시 테란은 방어의 종족이다.
이후 나는 무난하게 여유를 부려가며 게임에 임했고 결국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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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량전을 좋아하고 어느 정도 자신있는 편이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좋아하는 것이 초반 견제이다. 초반 공격이라기 보다는 초반에 실수를 유발시키고선 성공하면 초반 공격을 하고 실패하면 방어하며 중후반을 유도한다.
그런데 최근 배틀넷의 이용자들은 너무 힘싸움 위주로 게임을 끌고가려 하는 듯 싶다. 최근 프로게이머 세계의 동향이기도 하지만 너무 따라하는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초반 견제를 좋아하는 '손 느린' 내가 성공을 거두며 승리를 종종 하곤 한다.
뭐, 아시아 서버의 이용자들 수준이 전체적으로 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어쨌건 초보방이 아닌 곳에서 이긴다는 건 기분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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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그것 참. 벌써 임재범은 잊혀진것인가?

임재범의 노래 몇 개를 들으려는데 갑자기 그가 활동했던 프로젝트팀의 이름이 생각 안났다. 지식인에서 임재범으로 검색을 하여 찾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어린(?) 아이들이 임재범을 모르고 있었다. 모댄스그룹의 보컬과 비교하는가하면 임재범이 누구냐는 질문도 있더라.

임재범. 아시아 최고의 보컬. 우리나라 가수가 임재범만 같으면 작곡할 때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을거라며 작곡가들을 기가 차게 만든다는 보컬. 말도 안되는 음역과 진성과 가성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드는 음색, 비음도 힘 넘치게 들리는 마력. 락, 발라드에 이어 이제는 소울을 하고 있는 임재범은 우리나라에서 다시 보기 힘든 천재 보컬이다.

노래 잘한다는 보컬들, 예를 들면 김경호나 박효신 등의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들 여럿 봤다. 가끔은 노래의 주인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부른다. 하지만 임재범의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이 들게 부르는 사람은 아직 단 한 명도 못봤다. 그의 음색도 음색일 뿐더러 그는 창법이라는 소리를 내는 방법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의 어처구니 없는 점 중 하나는 가성과 진성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성은 제어하기 힘든 발성법으로 가성과 진성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는 이들의 노래는 참으로 감미롭다. 물론 진성과 가성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키거나 연결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성과 가성의 차이가 크다. 그럼 임재범은? 조화를 넘어서 그가 지금 가성을 냈는지 진성을 냈는지 구분하는게 어렵다. 때문에 그런 내막을 모른채 그의 노래를 들으면 "대체 이 인간은 진성이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야!" 라고 외치며 좌절하게 된다. 설령 알더라도 흉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은 임재범의 전매특허라고 봐도 무방하니까.

또 다른 어처구니는 키(key)이다. 그의 노래는 키가 높다. 다만 그의 음색과 힘 등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그다지 높게 들리지 않는다. 별 생각 없이 그의 노래를 노래방에서 시도하다가 숨 막혀 헥헥 거리며 눈물 주룩 주룩 흘리는 이들, 여럿 봤다. 들을 때는 만만한 거 같은데 막상 불러보면 키가 너무 높아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차라리 키가 높으면 높은대로 들리는 김경호의 노래가 편하다. 내 목소리 키에 맞춰서 부르면 되기 때문이다. (내 키에 맞추면 김경호 노래들 대부분 부를 수 있다~)

이외 그의 보컬로서 위대함은 참으로 많다. 80~90년대를 뒤집은 위대한 보컬 임재범. 그가 아무리 망가졌다하여도 벌써 그가 잊혀지는 건 아닌가 싶어 어처구니가 없었다. 벌써 임재범이 누구냐고 묻는 어린(??) 이들도 있었고, 그가 왜 대단한지 묻는 이들도 있더라. 헐헐.

임재범이여! 아직도 최고의 보컬이라 격찬 받는 당신이 어찌 이리 망가지셨나이까! 얼른 다시 나타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