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플로피 디스켓을 꿈에 품던 기억

어렸을 적에 길에서 우연히 3.5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주웠다. 처음보는 물건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컴퓨터 관련 물건으로 보였기에 난 컴퓨터 칩같은 부품이라 생각했다. 이걸 컴퓨터에 꽂으면 영화에서 볼 법한 일이 생길 줄 알았다. 글자가 화면 위로 막 올라가고 3D 그림이 총천연색으로 반짝이는 뭐 그런 것.

몇 년이 지난 후 난 그 물건이 디스켓이라는 걸 알게 됐고, 그 사실을 알고도 몇 년이 더 지난 후에야 내 컴퓨터가 생겼다. 마침내 그 디스켓을 컴퓨터에 꽂아볼 수 있게 됐는데, 당연하게도 디스켓은 이미 망가져서 인식조차 되지 않았다.

망가져서 인식되지 않는 내 4기가짜리 usb 메모리를 길에다 버린다면, 우연히 그걸 주워서 자기 컴퓨터 생길 때까지 usb 메모리를 만지작거리며 수 년을 설렐, 언젠가는 자신도 컴퓨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그 날을 기다릴, 그런 가난한 소년이 또 있을까?

부디 무지 많으면 좋겠다.


운동 효과

날씨 : 맑고 더움

집에서 팔굽혀펴기를 했다. 피가 몰려 팔이 굵어졌다.

목이 말랐다. 6개들이 비닐로 갈무리 되어있는 생수를 한 통 꺼내야하는데... 내 팔뚝을 보자 나도 모르게 괜히 헐크처럼 인상쓰며 무자비하게 비닐을 찢어냈다.

음.
물을 마시며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