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블로그 쓰느니 남이 만들 걸 쓰겠다.

블로그를 자작하며 내가 생각하던 그런 블로그의 형태에서 조금씩 빗나가기 시작했다. 울컥. 이러다가 기껏 완성해놓고선 "내가 만든 블로그 프로그램을 쓰느니 차라리 남의 걸 쓰고 만다!" 라고 외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만일 정말 다른 블로그 프로그램처럼 흔한 형태가 나오면 내가 쓸 버전은 애초 구조부터 다시 기획해야겠다.


블로그 번개 모임이라.

하노아(아비)님이 번개를 열었다. 시작은 자신의 블로그에 방문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규모가 커져가는 모습이다.

난 참가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번개 자체에 대해 무어라 말할 의향은 없다만, 번개 공지를 하고 그 번개 공지에 트랙백 등으로 의견을 보내거나 참가 의사를 밝히는 모습을 보니 블로그 번개답다는 말은 맴돈다. "술래 잡기 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라고 노래 부르며 엄지 손가락을 하늘을 향해 삐죽 치켜세우고 아이들 특유의 엇박자 느낌의 뜀박질의 광경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내 블로그는 그다지 인기도 없고 나 역시 번개 모임을 열 생각이 별로 없다. 아니, 내 블로그에 방문하는 이들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의사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이 내가 번개 모임을 전혀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의 문제점은 오프라인 모임을 열었을 때 대화의 중심이 번개 주최자인 나 자신이 된다는 점이다. 난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그 대화에 나도 껴주는 그런 모임이 좋다. 누가 주인공이고 조연이 아닌, 블로그 그 자체처럼 모두가 주인공인 그런 모임을 희망한다.

잡상의 배설답게 글이 제 갈 길 찾지 못하고 난잡하다. 나중에 내가 희망하는 그런 의사 소통 문화가 내 블로그에 형성되면 가벼운 자리 하나 열어봐야겠다. 조금은 색다른 구성의 모임을 말이다.

p.s : 그전에 누가 나 좀 바쁨에서 구출해줘!

p.s : 모임의 이름을 "도원결의"라고 했던데, 모임 참석자들은 다들 의형제가 되는 건가? 누나~ 언니~ 오빠~ 동상~
7~8년 전에 자주 가던 온라인 모임에서 서로의 인척 관계를 만들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삼촌이니 이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