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위임과 구성원 성장

그동안 내가 들고 다니던 업무를 회사 식구들에게 하나 둘 위임하고 있다.

좋은 점은 내 집중력이 올라갔고, 위임한 업무들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고 각 팀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점이다.

안 좋은 점은 내가 하던 업무를 위임 받은 사람들이 업무량 자체가 많아서 힘겨워한다는 것.

몸과 정신 스트레스를 세심히 챙겨봐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직전에서 마지막 1% 경험치를 쌓지 못 해 뺑뺑이 돌고 있는 각 구성원이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돕고, 그동안 사람이 하는 일을 도구로 자동화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Flaskon 1.0이 되자 마자 1.1로 판올릴 8월이 본격 열렸다.


일기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시간과 상황에 좀더 녹아드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흐르는 시간이 고맙고 함께 흘러가는 사람들이 고맙고 함께 시간을 겪으며 같지만 다른 기억을 갖는 게 고맙다.

10대 땐 숙제 때문에 쓰곤 했지만 결국 귀찮아서 안 썼고,

20대 땐 성공하는 사람이 쓴다길래 쓰려 했지만 결국 귀찮아서 안 썼던 일기를,

30대 나이에 익숙해지는 요즘 들어서 고마움을 쏟아 뱉어낸 마음이 증발되지 않게 담아두려고 쓰고 싶어졌다.

일기를 쓰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일기를 쓰고 싶다는 욕구인데, 이상하게 그 욕구는 마음을 아리게 하고 서리게 한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발맘발맘 흔들려 쓰려는 일기가 아니라 나를 복사하고 싶은 마음이라 아리잠직하다. 민망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리고,

일기를 쓰려는데 이렇게 복잡한 마음이 들 지는 상상도 못 했다.

나도 내가 이 모양, 그러니까 일기 쓰겠다면서 천 갈래 마음에 뒤흔들리는 그런 꼴로 멍청하게 컴퓨터 앞에 앉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