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컬러 레이저 프린터 cp1215 사용기 - 두 번째

아래 인쇄물 중 일부는 맥 운영체제(Mac OS X)에서 출력한 것도 있고, 일부는 윈도 XP 운영체제에서 출력한 것도 있다. 사진처럼 채도 뚜렷한 것은 윈도 XP에서, 문서처럼 채도 거의 없는 것은 맥 운영체제에서 주로 뽑았다.

또한 인쇄물은 캐논 익서스(Cannon Ixus) 850is로 찍은 뒤, 색 편집을 거의 하지 않았다. 종이는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Double-A 제품으로 A4 크기이다.

1. 색상

색을 어떻게 뽑아주나 보려고 가장 먼저 출력한 종이는 Wall-E 종이접기이다.

Wall-E 종이접기 인쇄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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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B (Red / Green / Blue, 빨간색 / 녹색, 파란색) 중 빨간색과 녹색 비율이 높긴 하지만, 종이접기 특성상 세밀하게 표현되는 부분이 많아 이를 먼저 선택했다. 특정색이 강하게 표현된 부분 부분을 자세히 훑어봤다.


파란색 부분 자세히 보기

빨간색 부분 자세히 보기

노란/녹색 부분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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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물은 실제보다 좀 더 진한 느낌이다. 실제로 진하기 보다는 모니터에 출력된 것 느낌과 종이 위에 잉크로 인쇄된 것 느낌이 다른 탓이다. 그래도 잉크젯으로 출력할 때 보다 좀 더 마르고 깔끔한 분위기이다. 위 사진같이 크게 확대를 해서 입자가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입자가 거칠어 보이지 않고 아주 매끈하다. 또, 레이저 특유라고 할 수 있는 코팅된 것 같은 날카로운 흡착성도 느껴지므로 실제 종이로 인쇄해서 보면 괜찮은 품질이다. 만약 사진 전용지로 인쇄했다면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다만, 갈색쪽 표현력은 다소 아쉬웠다. 앞서 말한대로 실제보다 좀 더 진한 느낌 때문이 아니라, 다른 색에 비해 좀 더 어둡고 진하게 인쇄된 인상이다.

그래서 이번엔 검정색과 갈색 계열을 인쇄했다.

가방 사진 인쇄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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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살 가방을 알아보려고 매장에 가기 전에 미리 인터넷에서 봐둔 가방 몇 가지를 종이 한 장에 인쇄했다. 컬러 프린터가 있으니 이럴 때 참 좋았다. :)

검정색 계열 자세히 보기
검정색 계열 자세히 보기
갈색 계열 자세히 보기

갈색 계열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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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두 가지를 봤다. 우선 컬러 인쇄할 때 혹시 검정색이 너무 나서는 것은 아닌지 확인했다. 예전에 5만원 주고 산 잉크젯 프린터는 흑백 인쇄할 때는 괜찮은데, 컬러 인쇄를 할 때는 검정색이 너무 나댔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밝은 사진을 찍을 때는 명도가 뚜렷해 보여서 품질이 좋아보였는데, 갈색과 짙은 파란색이 많이 들어간 사진을 출력을 하면 너무 어둡게 나왔었다.

cp1215 는 그런 문제는 없었다. 표현하기 까다로운 희긋 희긋한 검정색은 물론, 푸른빛이 도는 검정색까지 잘 나타났다. 이게 레이저젯의 장점인지 cp1215의 장점인지는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어쨌든 검정색이 나대지 않아 좋았다.

그럼 RGB 배합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두 번째 사진을 얼핏보면 사진을 종이로 인쇄한 것을 다시 사진으로 찍었다기 보다는 가방을 직접 사진으로 찍은 걸로 보일 정도로 색 표현이 잘 됐다. 사진 전용지도 아닌 일반 문서 용지인데도 이렇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RGB에서 R, G(Red, Green) 배합이 높은 갈색 계열은 세밀하게 표현이 됐지만, B(Blue) 배합이 높아질수록 색이 뭉개지는 느낌이다. 마치 검정색이 너무 나서던 잉크젯 프린터처럼, 파란색이 너무 나선 것 같았다.

이를 확인하려고 사진을 하나 콕 집어 인쇄했다.


원본 게 사진

게 사진을 인쇄한 뒤 이를 다시 사진으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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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게는 9월 29일에 주문진에 놀러가서 찍은 게 사진이다.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이 원본 사진 보다 인쇄한 사진이 좀 더 파란색과 검정색이 강하다. 아예 밝은 사진을 뽑을 때는 몰랐는데, 색이 강하고 좀 어두운 사진을 뽑고나니 파란색과 검정색이 좀 더 많이 표현된다는 걸 알았다.

음... 이 녀석. 음침한 성격인가?

2. 흑백 문서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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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레이저젯 프린터는 대중화 된 지도 컬러 레이저젯 프린터 보다 더 오래됐고, 가격도 더 착하다. 그리고 흑백 레이저젯 프린터가 더 이상 서로 경쟁할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성능과 기능이 발달됐다. 뭐 별 거 있나. 빠르고 선명하게 인쇄해주면 그만인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선명했고, 인쇄 속도 역시 빨랐다. 흑백인 경우 1분에 최대 12장(12ppm)을 뽑을 수 있으니, 5초에 한 장을 뽑는 셈이다. 1분에 24장을 뽑는 24ppm 프린터를 쓰는 사무실에서는 답답하겠지만, 가정이나 작은 사무 환경에서는 쾌적한 인쇄 속도이다.

또한, 흑백 인쇄는 cp1215가 정식 지원하는 윈도 운영체제가 아닌 맥 운영체제에서도 차이가 없게 잘 나왔다. 흑백 문서는 길게 얘기할 필요 없이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웠다.

3. 맥 운영체제에서 컬러 인쇄

문제는 맥 운영체제에서 컬러 문서를 뽑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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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맑은 하늘 색을 쓴 문서를 맥 운영체제에서 작성했다. 그런 뒤 출력을 해봤더니 이 예쁜 맑은 하늘 색이 분홍색으로 바뀌었다.



맥에서는 이렇게 파랗게 보이는 부분이

분홍색으로 왜곡되어 인쇄됐다.

물론 이런 현상을 cp1215 문제라고 한다면 HP는 억울할 것이다. 맥 운영체제는 정식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검정색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사진을 뽑으면 불행이겠지만. 색이 왜곡되어 출력되는 걸 빼면 맥 운영체제에서도 쓰는 데 큰 문제는 없다.

3. 총평

HP 레이저젯 cp1215 는 20만원 중반 대로 레이저젯 기종으로는 저가형에 속한다. 사무 환경에서 쓰기엔 성능과 운영체제 지원이 다소 부족하지만, 소규모 사무실이나 개인이 쓰기엔 좋은 성능과 가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HP에선 무려 1,215명이나 되는 개인 이용자를 체험단으로 선정하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 본다. 1,215명 체험단 행사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쉽게 실행하기 어려울텐데, 이런 저런 위험 부담을 감수할만큼 이런 행사를 진행할 만큼 제품이 공략하는 대상과 의도를 만족시킨다는 자신감을 가질만한 제품이다.


HP 컬러 레이저 프린터 cp1215 사용기 - 첫 번째

첫 만남

HP에서 거하게 진행하는 컬러 레이저 프린터 cp1215 체험단 모집 행사에 뽑히고 많이 기대를 했다. 개인용으로 쓴 프린터는 두 개였는데 둘 다 잉크젯이었고 레이저 프린터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회사에서나 쓰던 물건이었기에, 개인용으로 쓰는 레이저 프린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HP 레이저젯 cp1215에 많은 기대를 안고 기다리자 8월 26일에 프린터가 도착했다.

1. 외형

HP쪽에서 전화를 걸어와 제품을 설치 기사가 가져가 설치한다는 말에 잘 이해가 안갔다. 제품이야 택배로 보내면 되고 설치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테니 신청자에 한하여 설치 기사가 설치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215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제품을 설치하는 건 대단히 효율이 떨어지지 않은가. 그런데 제품을 받아보자 HP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제품은 정말 크고 무거웠다. 난 275mm 짜리 신발을 신는데, 높이는 내 발 보다 조금 높고 가로 너비는 거의 두 발 정도 되고 세로 너비는 두 발 반 정도 된다. 부피로 치면 어지간한 저가형 잉크젯 프린터의 세 배쯤 된다. 무게도 무척 무거워서 제품을 들고 4층인 내 방까지 올라 온 설치 기사에게 뒤늦게 미안해질 정도였다. 힘이 세지 않은 사람이 무심코 허리 힘으로 이 제품을 들었다가는 허리 삐끗하기 쉬울 것이다.

인쇄 용지를 넣거나 레이저 토너는 프린터 앞면을 열면 쉽게 넣거나 뺄 수 있다. 전원 단추는 옆면에 붙어 있고 전원 선과 USB 선 모두 프린터 뒤에 꽂는데, 나처럼 프린터를 바닥에 놓고 벽에 바싹 대고 쓴다면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이런 저런 물건을 책상이나 탁자 위에 놓고 쓰는 경우가 많은 사무실이라면 선을 꽂을 수 있는 곳이 옆에 있는 것 보다는 뒤에 있는 것이 나을 것이다.

2. 사용 환경

HP 컬러 레이저젯 cp1215 는 윈도 계열 운영체제만 공식 지원하고 있다. 윈도용 무른모(Software)는 기존 HP 프린터 제품에서 제공하는 것과 큰 차이 없다. 운영체제에 먼저 제품 드라이버부터 설치한 뒤에 제품을 컴퓨터 본체에 연결해야 한다고 제품 설명서에서 강하게 설치 순서를 강조하는 것도 동일하다. 인쇄 품질은 인쇄 용지를 인쇄할 때 고르는 걸로 간단히 고를 수 있어 사실상 사용성에 대해서는 딱히 얘기할 게 없이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운영체제이다. 나는 거의 대부분 맥 운영체제(Mac OS X)를 쓰는데, 맥 운영체제를 정식 지원하지 않아서 여러 모로 불편한 상황이다. 더구나 레이저젯 계열 중에서는 저가 기종에 해당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맥 운영체제를 정식 지원할 것 같지도 않다. 어떻게 해야 하나.

다행히 맥 운영체제나 리눅스, 유닉스에서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hz님께서 쓰신 Mac OS X에서 HP Color LaserJet CP1215 사용하기 글을 보면 원리와 방법이 자세히 나와있고, 나 역시 이 방법으로 맥에서 cp1215를 잘 쓰고 있다.

컬러레이저젯용 사진 전용지를 구하기 쉽지 않다. 어지간한 문구점에는 잉크젯용만 있으며, 컬러레이저젯용이다 싶은 제품은 대부분 라벨지이거나 흑백용이다. HP 대리점에 가야 하는데 쉽게 찾기 힘들었다. 이런 저런 바쁜 일이 잦아서 일부러 HP 대리점을 찾진 못했고, 결국 컬러레이저젯용 사진 전용지를 사서 인쇄를 해보진 못했다.

속도는 준비 시간이 생각보다는 길었고, 인쇄 소리는 귀에 조금 거슬리는 정도이다. 비슷한 가격대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소리는 약간 더 조용하지만, 인쇄 준비 시간은 비슷하거나 좀 더 느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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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동영상은 인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 즉 cp1215 를 켜자 마자 문서를 인쇄를 한 것이다. 배경에 음악이 나오는 것은 cp1215의 인쇄 소리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비교할 수 있게 틀어 놓은 것이다. 인쇄 단추를 누른 지 약 30초 만에 인쇄를 시작했다. 또 저 정도 크기로 음악을 틀었는데도 인쇄 소리가 귀에 또렷하게 들린다.

이번엔 이미 한 번 인쇄를 해서 바로 인쇄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문서를 인쇄했다. 어지간한 프린터는 켜자 마자 인쇄를 하면 이런 저런 준비 과정을 거쳐서 첫 문서를 인쇄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니, 이미 문서를 뽑은 상태에서 바로 다른 문서를 뽑으면 좀 더 빠르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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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위 동영상을 보듯이 별 차이가 없었다. 이러나 저러나 기본 30초는 준비 시간으로 썼다.

동영상을 잘 보면 알 수 있듯이, 문서 인쇄를 실행한 운영체제는 맥 운영체제이다. 혹시 맥 운영체제라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닐까, 윈도 운영체제라면 더 빠르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윈도에서도 인쇄해봤지만 별 차이는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제품은 대기 상태에서 첫 장을 인쇄할 때 걸리는 시간이 24초 이하인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위 두 동영상에서 약 30초가 걸린 것은 컴퓨터에서 cp1215 로 인쇄할 것을 전송하는 과정에 걸린 시간일 것이다. 그래도 cp1215 제품 설명에 나온 첫 장 인쇄 시간이 24초 이하라는 설명과는 짧지 않은 시간 차이가 있다.


쓰임새에서 벗어나는 제품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치고, 다음 글에서는 cp1215 로 인쇄한 종이를 보며 얘기를 이어가겠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