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걸어 코걸이, 코에 걸어 귀걸이

넷피아가 지능형 '웹 3.0'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문득 그리드 컴퓨팅(Greed Computing) 기술이 생각났다.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 못돼먹은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한 제품에 적용한 정책이나 마음가짐이 못돼먹어서 문제가 되곤 한다. 바른 철학 없는 기술이 어떻게 사람들을 귀찮게 하거나 괴롭히는지 흔히 볼 수 있었고, 보고 있다.

웹 3.0이라는 말도 우습지만, 그동안 넷피아가 보여준 움직임을 봤을 때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믿음이 가질 않는다. "넷피아라면..." 하는 이 못된 편견은 내가 편견쟁이라서 그런 것인지 넷피아가 그리 해왔기 때문인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 쓰는 말이 우습고 말고를 떠나서 일단 불신부터 갖고 보게 되니 말이다.


이미 말해서 이젠 말할 수 없다

시덥잖은 발상. 그래서 큰 부담 없이 몇 몇 사람에게 생각 몇 개를 꺼냈다. 어떤 이는 철 없는 공상으로 여기는 듯 하고, 어떤 이는 공감을 보였다. 재밌겠다며 얼른 만들어 보라는 사람도 있고.

시덥잖은 발상. 그래서 큰 부담 없이 몇 몇 사람에게 말한 것인데, 공감을 표했거나, 혹은 비슷한 생각을 해서 그걸 이뤄내려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그 사실을 몰랐다면 별 부담 없이 좀 더 두루 얘기하며 수다거리로 보냈을텐데, 그렇지 않기에 입을 열 수 없다.

난 아직 내 안을 다듬지 못해서인지 홀로 생각하고 다듬어 정리하질 못한다. 어떤 식으로건 누군가에게 내 안에서 정리되지 않은 엉킨 실타래를 보여주고 그걸 설명하다 보면 점점 엉킨 실이 풀린다. 몇 번 그러다 보면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던 거대한 실타래는 풀려 있다. 가끔 밑천 다 드러낼 정도로 정돈 안된 생각을 끄집어내서 이야기 하는 까닭은 이토록 단순하다.

이렇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변비 걸린 똥강아지 마냥 끙끙대다 보면 갈리고 갈리어 방귀로 흩어져 사라지지 않을까. 이미 말해서 이젠 말할 수 없는 이야기거리 몇 개가 오늘따라 가슴에 스미어 불꽃이 사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