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두 회사 고객상담소에 전화를 걸었다.

먼저 신용카드업을 하는 S사. 전화 건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하고 나긋 나긋. 어떤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주어 이의를 취소하게 했다. 용건이 끝나고 전화를 끊을 때가 되자 자신은 누구이며 내 하루가 명랑하기를 기원해주며 인사를 한다.

다음에 전화를 건 곳은 사과 장사와는 무관한 컴퓨터 관련 회사인 A사. 딱히 집어내긴 힘든데 친절한 느낌은 아니다. 불친절하다고 할 수도 없고 귀찮아한다고 할 수도 없는 묘한 느낌. 확실한 건 좋은 쪽 느낌은 아니다. 부담스러워서 얼른 용건을 마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용무가 끝나자 전화를 끊기 전에 더 도와줄 일 없냐고 물어본다. 마치 귀찮게 자꾸 전화하지 말고 지금 전화한 김에 다 물어보라고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교훈
고객 상담은 들이는 비용보다 더 큰 호감을 이끌어낸다.


문제를 공론화 해야 하는 이유

나는 최근에 맥북(Macbook)을 샀다. 노트북 컴퓨터가 필요했는데 130만원 정도로 살 수 있는 노트북을 알아보니 괜찮은 기종 3개가 나왔다. 맥북도 그 중에 하나였다.

내가 맥북을 사기로 결정하는데는 약 3주가 걸렸다. 문제가 많아서? 아니, 그 반대로 문제를 이야기하는 글보다 칭찬과 사고 싶다는 말이 지나쳐 보일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비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1. 지금 맥북을 칭찬하거나 열광하는 사람들이 맥북을 일정 기간 제대로 써본 뒤에 사용기를 올리지 않았다는 생각2. 서로 암암리에 특정 문제를 언급하지 않자고 한 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뒤적이다보니 몇 가지 문제를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직접 2주 가량 써보니 사기 전에 알아본 문제 외에도 몇 가지 문제를 겪었다. (이건 요즘 글로 정리하고 있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한글 지원에 문제가 은근히 있고, 하얀색 맥북은 때를 매우 잘 타며, 애플 제품의 부속물은 매우 비싸다)

보안상 문제가 되는 내용이 아니라면 누구나 글을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비판을 가할 필요가 있다. 제품에 대한 비판은 제품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신뢰도를 올릴 수도 있다. 제품 개발자가 비판을 받아들이고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면 제품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제품의 신뢰를 올릴 수 있다.

제품을 써보기 전에 그 제품을 써봐야 알 수 있는 문제들을 알 수 있다면 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알아보거나 포기할 수 있다. 만일, 이런 문제를 모른다면 불안감이 들며 이 불안함은 제품을 신뢰하려는 마음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비판이 알려질 때 이 비판에 개발자나 생산자의 태도에 따라 더 신뢰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갈리는 것이지 이용자가 굳이 비판 하지 말자고 할 필요는 없다. 그런 행동은 오히려 그 제품을 아직 쓰지 않은 사람에게 불신을 줄 수도 있다.

서비스는 안에서 일어나는 발전이 있고 밖에서 일어나는 발전이 있다. 서비스에 대한 비판은 안에서 문제를 개선하여 발전을 꾀할 수 있고 밖에서는 현재의 문제를 이용자가 대비하고 고쳐진다는 믿음으로 발전할 수 있다. 때문에 근거 없이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판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