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을 보니 흐뭇하구나~

7월에 산 책

이번 7월엔 평소보다 책을 더 샀다. 돈이 얼마 남지 않은 통장을 보니 가슴은 벌써 겨울을 타다가도 책장에 빈 곳이 없어 방바닥에 쌓아놓은 모습을 보면 가슴에 다시 봄이 찾아온다. 가열차게 읽을 때는 여름, 읽으며 적바림(memo)해 둔 조각종이 뭉치를 보면 가을.

  • 위대한 캣츠비 6권과 상자 꾸러미 (1~5권은 예전에 그때 그때 사놨었다)
  • 1리터의 눈물
  • 아내가 결혼했다
  • 나니아 연대기 (곁들여 준 책 : 바람의 열두방향)
  • 다빈치 코드 영문판
  • 특허받은 영어학습법
  • 눈먼 자들의 도시
  • 강산무진
  • 살아 있는 것은 행복하라
  • 인지심리학과 그 응용
  • 게임이론
  • 카스테라
  • 원미동 사람들
  • 대담
  • 뿌리 깊은 나무
  • 광우예찬, 군주론, 방법서설, 잠언과 성찰
  • 빗방울처럼 난 혼자였다
  • 모모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셀프 (곁들여 준 책 : 파이 이야기)
  • 또 다른 교양
  • 13번째 마을

1리터의 눈물을 읽고 (책)

재작년 이맘때쯤인 것 같다. 김정현의 장편 소설인 '아버지'를 읽고 소설 속 인물에게 깊이 빠져들지 못한 것도, 그렇다고 감정을 느끼지 못한 것도 아닌 애매한 여운을 느끼며 읽었다. 출간하고 한동안 적잖은 바람을 일으켰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몇 발 늦게 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부족해서인지 사람들의 반응에 제법 못미치는 감정의 흔들림을 겪었다. 어쩌면 한동안 사람 제법 그늘지게 만든 몇 몇 소설을 읽어서 슬픔이라는 강렬한 주먹질이 그다지 강하게 닿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책 '1리터의 눈물'은 소설 '아버지'와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는 내내 책 속 인물에게 전혀 빠져들지 않았다. 동생으로 아끼는 이웃 집의 소녀가 희귀병을 앓아 늘 가슴 아파하는 다정다감한 이웃 집 청년이 되어, 즉, 책 속 인물이 되지 않고 그 곁 사람이 되어 책을 읽었다. 그러기 좋은 점은 책의 주인공이자 지은이의 일기를 엮은 책이기 때문이고, 그런 점은 소설 특유의 양념이 없는 담백한 슬픔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일본에서 TV 연속극으로 큰 공감을 일으켰던 것 같다. 연속극은 보지 않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냥 연속극을 안보는게 나을 것 같다.

워낙 양이 적은데다, 좋은 내용으로 사람을 뒤흔든다기보다는 상황을 생각하며 짧은 몇 줄에 공감을 하게 되는 종류의 책이라 적바림한 부분도 얼마 안된다. (분량면에서) 읽기엔 가볍고 간단한 책이지만 (마음 흔들기면에선) 제법 부담되는 책이다.

휴. 한동안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장편 소설을 읽었으니 당분간은 한 두권짜리 책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책인데 잘 고른 것 같다.

※ 관련 글 : 1리터의 눈물 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