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보다도 욕이 더 많으니 저게 어찌 된 일입니까

"요런 오살육시혀서 뼉따구를 잘근잘근 씹어뱉을 눔아, 외상술도 하로이틀이제 나넌 밑구녕 폴아서 술장시 헐끄나? 폴자도 살 눔이 는 밑구녕이여."</p>

주인여자의 악다구니 소리가 찌렁찌렁 울려왔다. 마시던 술잔을 입에서 뗀 심재모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런 심재모를 건너다보고 있는 손승호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욕이 듣기 거북합니까?"

"아휴, 하고 싶은 말보다도 욕이 더 많으니 저게 어찌 된 일입니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왜 이곳 사람들은 욕을 그렇게 많이 합니까?"

"그게 전라도라는 뎁니다. 전라도사람들은 욕 많이 하는 걸 탓하면, 욕도 못하면 무슨 수로 사느냐고 맞섭니다."

- 조정래의 '태백산맥' 중에서

뭣 좀 확인하려고 아무데나 간 곳이 네이버 붐이었다. 그곳에서 아무 글이나 눌렀다. 내가 90년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그런가 전혀 공감도 안가고 재미도 없는 어떤 글이 불쑥 나타났다. 웃긴 점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글 내용보다 붐업(Boom up) 해달라는 구걸 내용이 더 긴 것. 내용은 웃기지 않는데 글 전체 꼴은 웃긴 묘한 글이다.

...

"하려는 말보다 바라는 말이 더 많으니 저게 어찌 된 일입니까?"

"그게 네이버붐이라는 뎁니다. 그곳 청소년들은 붐업 도배 하는 걸 탓하면, 붐업 도배도 못하면 무슨 수로 붐업을 하느냐고 맞섭니다."


돈은 나쁘다.

돈은 나쁜 것이다.

돈 때문에 사람 푸근한 냄새가 지독한 냄새로 바뀌었다. 모두가 평등하게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착한 본성은 돈에 뒤덮여 사라져 잔인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환경 장치 없이 이 사회는 무한 경쟁을 강요한다. 무한 경쟁의 최소 단위는 돈. 어디까지나 불공평한 이런 경쟁 속에서 사회는 뒷짐지고 말 없이 낙오자들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경쟁에 초점을 맞춘 이 사회의 지향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사회가 경쟁이 크고 넓게 봤을 때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한 근거는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돈의 흐름에 있다.

나는 이렇게 사람에게 해롭고 독이 되는 을 없애려고 한다. 그래서...

책 사는데 쓴 돈 : 248,070원
음반 사는데 쓴 돈 : 64,800원
맥북 사는데 쓴 돈 : 1,278,200원
맥북에 꽂을 램 사는데 쓴 돈 : 100,900원
바지와 모자 사는데 쓴 돈 : 41,300원
교통비와 밥 먹는데 쓰는 돈 : 편의상 생략

모두 합쳐서 쓴 돈 : 1,733,270원

음... 이번 달은 너무 무리하게 (써서) 없앴다. 내가 너무 왕성하게 써없애면(버리면) 이 돈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 온갖 해악을 미칠 것이다. 그러니 숨을 고르고 주제에 맞게 없애야 겠다. 즉... 2006년 하반기 지출은 이제 끝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