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Apr 2005
최근 나는 면식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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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고, 글 쓰기 수행을 하고 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여자도 군대를 가야한다는 이상한 근거로 가득한 글을 읽고 신나게 반박 내용을 썼다. 다 쓰고 오타나 고칠 겸 한 번 스윽 읽었다. 어? 어? 왜 이렇게 말이 많아? 당황스러웠다. 불필요하게 사용한 어휘도 많았고 단어만 바꾼 동일한 내용의 문장을 두번 세번씩 쓰고 있더라. 세상에.
긴 글을 짧게 줄이는 건 아주 쉽다. 그런데 줄인 짧은 글을 읽어도 긴 글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내용을 동일하게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잘못 줄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며 횡설 수설하는 경우도 많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좀 더 깔끔한 문장 쓰기에 익숙해질 때까지 이마 안보이게 목이나 움츠리고 있어야겠다.
12 Apr 2005
아랫배.
나는 아랫배가 볼록 나오는게 어째서 외모의 판단 기준에서 문제인지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싶어 나도 덩달아 아랫배 관리에 신경 쓰지만, 그 신경 쓰는 과정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으며 이 정도 배도 간혹 지적 당하는 현실이 억울하다. 물론 몸이 전반적으로 마른 편이라 옷을 홀딱 벗기면 눈에 띄이긴 하다. 그래도 상의를 아래에서 위로 슬쩍 벗어 올릴 때 둥근 배와 참외 배꼽이 불쑥 머리를 들이대는 정도는 아니다.
아랫배가 나오는 원리는 간단하다.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어서인데
내장에 살이 찐다는 일명 속살 비만인 내장 비만과</p>
내장을 덮어주고 있는 겉살에 지방이 붙는 겉살 비만,
그리고 복부에 근육이 부족해서
배는 나오게 된다.
기아가 체험이 아닌 생활인 소말리아의 어린 아이들을 보면 ET같은 체형을 가졌다. 배에 물은 차서 부푸는데, 너무 굶어서 몸의 근육 마저도 신체 에너지원으로 흡수되어 부푸는 배를 잡아주지 못하여 축 늘어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잘 먹고 사는 사람이라도 살과 물로 인해 부푸는 배를 잡아줄 근육이 부족하면 배가 볼록 나온다. 날씬한 상태를 지나 마른 여자들이 배는 볼록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운동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체중을 줄여서 발생한 것이다.
자신의 배에 근육이 어느 정도 힘을 가졌는지 궁금하다면 맹물 500ml를 벌컥 벌컥 다 마신 뒤 배가 어느 정도 부푸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배에 근육이 탄력있다면 그다지 부풀지 않을 것이며, 근육 탄력이 적은 이일수록 물 마시기 전과 마신 후의 차이가 크다.
아랫배가 나오는 원리를 알았으니 빼는 방법도 뻔히 보인다.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지방을 불태우고, 배 운동을 하여 근육의 탄력성을 높이면 된다. 각 방법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자.
1. 체지방 낮추기는 아주 어렵다. 왜냐하면 부위별 관리가 가능한 근육과는 달리 지방은 부위별로 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리 지방을 마찰시켜 불태워 빼기 위해 맥주병으로 문지르거나 아랫배를 꼬집어 지방을 연소시키는 운동은 한 마디로 전혀 효과가 없는 행동이다. 쉽게 지방을 빼기 위한 사이비 민간 요법일 뿐이다. 물론 온 몸에 열이 후끈하도록, 땀이 살짝 느껴질 정도로 미친듯이 빠르게 다리를 맥주병으로 문지르거나 아랫배를 꼬집으면 그것도 나름 유산소 운동이긴 하겠다만, 그러느니 음악 들으며 빠른 걸음으로 1시간 정도 매일 걷는게 낫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지방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꾸준히</p>
오랜 기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약 100일 정도면 성과가 눈에 보인다. 그 과정 중에도 성과가 보일 수는 있는데 그다지 눈에 띄이지 않을 뿐더러, 설혹 눈에 띄인다고 해도 단기 성과에 만족하고 방심하여 다시 체지방율이 오르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러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거나 성과가 보인다고 중단하지 말고 최소 100일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으로 뭐가 좋을까? 사람마다 다르다. 줄넘기가 유산소 운동으로 아무리 좋다고 해도 너무 뚱뚱한 사람에게 권했다가는 무릎이나 허리 다치는 일이 생긴다. 수영이 좋다고 해서 몸의 최소 근력이 한참 부족한 이에게 권했다가 큰일 치를 수 있다.
걷기는 그런 점에서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뛸 필요도 없다. 일정 기간 동안 매일 걷기, 빨리 걷기, 뛰기를 각 세 사람이 하였을 때, 빨리 걷기와 뛰기의 체지방 감소율은 차이가 거의 없었고, 걷기는 이 둘보다 조금 뒤쳐졌다. 다만 뛰기는 일부 부위에 근육이 좀 더 늘었다. 이는 어느 연구 단체에서 실험한 결과이다. (출처는 찾지 못했다. 2004년에 발간된 "샘터"나 "좋은생각"같은 월간지 중에 있다)
단, 걷기라도 자세는 중요하다. 보통 걷기라면 팔을 앞뒤로 늠름하게 움직여주고, 허리는 꼿꼿히 편다. 발 앞꿈치와 뒤꿈치에 체중이 집중되지 않게 주의해야 덜 피로하다. 빨리 걷기는 좀 더 씩씩하게 다리를 내딛여야 하는데 상반신 움직임을 주의해야 한다. 허리와 옆구리가 상반신의 움직임에 살짝 당긴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상반신 움직임이 크면 뒤뚱 뒤뚱 과장돼 보인다.
이렇게 하루에 60분 정도면 충분하다. 정말 제대로 걸었다면 몸에 열기가 돌며 몸에 땀이 살짝 느껴질 것이다. 살이 많이 찐 사람은 땀이 약간 흐를 정도가 된다. 이렇게 매일 운동하면 몸 전반에 퍼져있는 지방이 빠진다. 아랫배만 빠지거나 하지 않고 전반에 걸쳐 붙어있는 군살들이 빠진다.
군살이 다 빠지기 전에 2. 복근 운동을 하면 불룩 튀어나온 배의 경사를 보다 빨리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금방 배에 王자가 나타나진 않는다.
복근 운동, 보통 상복근 운동을 많이 하는데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허리나 목을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을 접어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등을 바닥에서 떼는 정도만 들면 된다. 턱이 접힌 무릎까지 닿을 필요도 없다. 다만, 상체를 허리가 아닌 배힘으로 끌어당기는 기분으로 들어야 하는데 금방 감을 잡을 수 있다.
상체를 다시 내릴 때가 사실 더 중요하다. 복근에 힘을 빼서 저절로 상체가 바닥으로 내려오게 하면 운동 효과가 급감한다. 상체를 들 때와 마찬가지로 복근에 힘을 주고 천천히 내려야 한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5회만 해도 눈 앞이 노랗다. 그렇게 상체를 내리면 호흡을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며 들자.
하루에 횟수는 12회씩 3~4번(set)을 반복하면 충분하다. 한 번 할 때마다, 그러니까 12회를 채우고 다음 12회를 하기 전까지 1~3분 정도 쉬는게 좋다. 2분씩 쉰다고 했을 때 4번 하는데 총 15분 정도 소요하는데 15분 동안 윗몸 일으키기 48회 하는게 뭐 어렵나 싶겠지만, 익숙해질 때까지는 정말 하기 싫을 만큼 힘들다.
옆구리와 아랫배 운동은 각자 찾아보자.
잠시 민간요법을 알아보자. 이 민간요법들은 여성들 사이에서 특히 발달되었는데, 상당 수가 허무맹랑한 얘기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심각한 얘기가 바로 설사약이나 장세척이다. 몸은 말랐는데 아랫배만 나온 것은 "숙변"때문이며, 설사약이나 장세척으로 이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그럴 듯한 이론이다. 물론 허구다.
우선 의학쪽에서 "숙변"은 아직 그 의견이 분분하지만, "숙변"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의견이 강하다. 잔변, 즉 대변을 다 누지 못하고 일부 남는 현상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곧 배출되며, 변이 장에 붙어 남아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당연한 얘기다. 상식에 기대어 생각을 해봐도 숙변이라는 개념은 말이 되지 않는다. 숙변은 장에 기생하는 세균들을 모독하는 주장이다.
우리 장에는 어마 어마한 세균이 산다. 우리에게 유익한 균도 있고 해로운 균도 있다. 장이 건강한 이라면 장에 유익한 균이 많다. 음식물이나 기타 여러 방법으로 해로운 균이 장에 침투하여도 기존에 장에 있던 세균들의 텃세에 의해 곧 죽게 된다. 셈틀 자판기(Computer Keyboard) 만진 손으로 과자 집어 먹는 것이 굉장히 비위생스럽고 온갖 해로운 균을 먹는 것임에도 보통의 경우 큰 탈이 나지 않는 건 장까지 가는 도중 소화 작용 중 죽기도 하고, 장까지 가도 기존 세균들에 의해 죽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장세척을 하면 어떻게 될까? 장안의 균들이 청소된다. 장엔 유익한 균도, 해로운 균도 거의 남아있지 않은 깨끗한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만일 해로운 균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 장과 관련된 온갖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치유도 힘들다.
그럼 설사약은 어떨까. 설사약은 자연스런 설사가 아닌 강제 설사이다. 즉, 장 운동의 흐름을 깨뜨린다. 때문에 변비나 설사를 계속 유발시킬 수 있다.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변비약이나 설사약을 먹다가 만성 변비로 발전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장세척이니 설사약이니 하는 "비법"을 믿고 따르느니, 평소 식사 때 김치와 된장을 더 먹는 것이 월등히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3. 식사를 이야기해보자. 운동을 잘 하면 어지간히 먹는 걸로는 체지방율이 쉽게 높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왕 체지방율 낮출 거, 먹는 습관도 잘 관리하면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사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많이 먹던 사람에게 갑자기 적게 먹으라고 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 단, 먹는 방법을 바꾸면 쉽게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많이 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잘 씹지 않는데 꼭꼭 씹어 먹으면 음식을 더 조금 먹게 된다.
배가 고프다는 건
신체를 움직일 에너지원이 부족한 상황과</p>
위의 공복감
을 의미한다. 배가 고플 때 물로 배를 채우면 잠깐은 배가 부르지만 곧 다시 배가 고파지는 건 위장의 공복감만을 채웠기 때문이다. 링거를 맞으면 출출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는 이유는 물배 채우는 것과 반대의 상황이다.
많이 씹으면 흡수 속도가 빨라진다. 때문에 허기짐을 느끼게 하는 "부족한 에너지원"을 빨리 충족시켜준다. 게다가 위는 워낙 작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부피만 들어와도 공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즉, 꼭꼭 씹어 먹을 수록 먹는 양이 줄어들고, 소화 흡수가 용이해서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힘을 소비한다. 오래 사는데 과식보다 소식이 좋은 이유는 위와 장같은 내장에 부담이 적기 때문이며, 잠 자기 전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다음 날 피곤한 이유도 밤새 위장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소화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즉, 적당한 양의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위장이 좋아지며, 더 많이 먹은 사람보다 더 많은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
평소 빨리 걷기를 매일 30~60분간 하며, 적은 음식을 꼭꼭 씹으면
체지방율이 줄어들고</p>
위장 질환에 강해지며
체력이 늘어 수면 시간이 줄어든다.
뱃살 빼는 목표 하나를 이루기 위한 대단찮은 노력 몇 가지가 매우 큰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대단찮고 간단한 노력들임에도 세상에는 뱃살을 달고 사느라 힘겨운 이들이 무척 많다. 대단하지 않고 간단한 노력들이기 때문에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이 노력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지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아랫배를 빼자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살 빼기 방법들이 굉장한 신빙성을 가진 "정보"로 돌아다니는 광경을 매우 많이 보기 때문이다. 그거 믿고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실험"했다가 만성 변비, 체력 저하, 소화 불량, 의욕 상실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보는 것이 안타깝다.
뱃살로 대표되는 불필요한 체지방을 낮추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을 직접 빼내는 지방 흡입술이 아닌 이상 쉬운 방법은 절대 없다. 욕심에 쉬운 방법으로 하나 뿐인 자신의 몸을 망치지 말고, 작은 노력을 꾸준히 하여 보다 참되고 알찬 결과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