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일지

목차

0단계 : 2011년

2011년 2월부터 8월까지 간간히 팔굽혀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했다. 팔굽혀펴기는 one hundred pushups 프로그램을 아이폰용으로 만든 앱이 해주는 지도(?)에 따라 진행했다. 6주 3일차가 전체 과정인데, 이 과정을 6개월 동안 두 번 돌았다.

  • 본 운동 : 팔굽혀펴기
  • 보조(시험) 운동 : 윗몸 일으키기

1단계 : 2012년 3월 ~ 6월

극심하게 체력이 떨어져서 이대로는 죽겠다는 위기를 느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다시 팔굽혀펴기부터 시작했으며 4월부터는 타바타(인터벌) 스쿼트도 추가했다. 5월엔 타바타(인터벌) 아령 운동도 시험 적용했다(불규칙하게 했다는 뜻).

6월 중순에 팔굽혀펴기 6주 과정을 마치는 걸로 1단계 종료.

  • 본 운동 : 팔굽혀펴기, 타바타 스쿼트
  • 보조(시험) 운동 : 타바타 아령

2단계 : 2012년 6월 ~ 7월

슬슬 운동이 몸에 익으면서 운동 강도를 높이고 양을 늘렸다. 6월 중순부터는 줄넘기를 시작했으며, 평행봉과 턱걸이를 조금씩 곁들였다.

팔굽혀펴기는 기존 과정에서 매 세트마다 10개씩 추가했다. 가령, 4주 3일차는 각 세트마다 29회-33회-29회-29회-40회를 하지만, 나는 39회-43회-39회-39회-50회를 하는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현재 내 수준(level)에서 6주 3일차에 약 170회를 하는 것 같은데 세트마다 10회씩 추가했으니 약 220회를 할 것 같다.

줄넘기 첫째 날엔 너무 숨차서 300개를 겨우 했으나 그 다음 날(이튿날을 뜻하는 건 아님)엔 100개씩 늘려나갔다. 줄넘기는 하루에 할 총량을 정한 뒤(이전 날 += 100 혹은 200), 4세트로 나눠서 했다. 1초에 1.5~2회씩 넘었으며, 맨 마지막 세트인 5세트는 2단 넘기를 했다. 2단 넘기는 첫째 날엔 10개를 넘었고 다음 날엔 5개씩 늘려나갔다. 7월 중순 기준으로 줄넘기는 1,200회 + 80회(2단 넘기)를 한다.

평행봉은 그냥 몸을 내렸다 올리기만 하고 있는데, 첫째 날엔 5회를 하고 그 다음 날엔 1회씩 늘려나갔다. 7월 중순 기준으로 16회를 한다. 악력기 운동을 추가해서 팔이 좀더 단련되면 바이킹 타듯이 몸을 움직일 예정이다.

턱걸이는 시험 적용한 단계인데 손등을 몸쪽으로 한 턱걸이는 현재 4개, 손등을 바깥쪽으로 하는 턱걸이는 5개를 한다. 운동을 마치기 전에 버티기로 마무리하는데 아직은 20초 버티기도 버겁다.

  • 본 운동 : 팔굽혀펴기, 줄넘기, 평행봉, 턱걸이, 아령, 타바타 스쿼트
  • 보조(시험) 운동 : 턱걸이

3단계 : 2012년 7월 ~ 2012년 8월

7월 마지막 주인 22일부터 시작한 3단계. 기존 2단계에 케틀벨(16kg) 스윙을 시험 적용했다. 2단계 기간이 짧은데다 운동 강도를 확 올리는 감이 있어 첫째 날엔 팔굽혀펴기와 아령, 케틀벨 스윙만 했다.

  • 본 운동 : 팔굽혀펴기, 줄넘기, 평행봉, 타바타 스쿼트, 턱걸이, 아령
  • 보조(시험) 운동 : 케틀벨 스윙

7월 31일자로 케블벨 스윙 100개 휘두르기를 달성했다. 쉬는 시간 포함해서 대략 10분 걸렸다. 다음 목표는 같은 시간 안에 200개를 휘두르는 것이다.

7월 31일자로 줄넘기는 1,500개를 넘는데,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숨이 그렇게 많이 차진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트 사이사이에 쉬는 시간도 줄어서 예전보다 1,000개를 넘는 데 드는 시간도 줄었다. 7월 중순엔 1,000개를 넘는 데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20분 정도 걸렸지만, 7월 31일엔 1,000개를 넘는 데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12분 정도 걸렸다. 목표는 세트 당 쉬는 시간을 30초로 줄여서 줄넘기 3,000개를 5세트로 30분만에 넘는 것이다.

8월 19일. 비가 자주 내려 줄넘기나 턱걸이 등을 하지 못 하고 집에서만 주로 운동하고 있다. 몸이 운동 패턴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하려고 여러 운동 동작을 섞어서 한 세트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팔굽혀펴기 20회 - 케틀벨 스윙 15회 - 수모데드리프트하이풀(sumo-deadlift highpull) 10회 - 스쿼트 10회를 한 세트로 하여 8세트를 최대한 빨리 마치는 것이다. 8월 19일엔 35분 걸렸다.

8월 30일자로 3단계를 마쳤다. 줄넘기는 1,800개를 6세트로 25분만에 넘었으니 목표를 달성하지 못 했다. 이외 케틀벨 스윙 등은 목표한 바를 이뤘다.

4단계 : 2012년 9월 ~ 2012년 12월 31일

정확히는 8월 31일부터 4단계를 시작했는데, 4단계는 바로 크로스핏이다.

8월 31일에 처음 시작했다. rxd는 당연히 엄두도 못 내고 가장 낮은 수준(c)으로 난이도를 낮춰서 했다. 그것도 15분 동안 4회전 돌았다. 1회전은 팔굽혀펴기 4회, 케틀벨 스윙 8회, 윗몸 일으키기(정확히는 윗몸 일으키기와 좀 다르지만) 12회을 하는 것이다. 지구력이나 균형감을 이용한 동작은 얼추 하는데, 근력이 많이 쓰는 동작에선 금방 지치고 회복도 느렸다. 크로스핏과는 별개로 근력 운동을 따로 해야겠다.

9월 6일부터 슬슬 몸에 부하가 걸리는 게 느껴졌다. 근육 회복이 느린데 평일 내내 크로스핏을 하니 4일차부터 부하가 걸리는 것 같다. 9월 7일엔 허리와 어깨가 뻐근했지만 주말엔 쉰다는 생각에 참고 운동을 했다. 9월 8일 토요일엔 온 몸이 뻐근했지만 9월 9일 일요일엔 비로소 근육이 회복되는 게 느껴졌다. 평일엔 운동 빠뜨리지 말고 하되 주말엔 푹 쉬며 내 회복력에 맞추어 운동 흐름을 조절해야겠다.

9월 10일. 오전엔 크로스핏을 하고 밤엔 퇴근해서 팔굽혀펴기 200개와 줄넘기 2,000개, 1.2km 달리기를 했다. 불과 3개월 전에 줄넘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300개 넘는 것도 힘들어 했는데, 오늘은 무난히 2,000개를 넘었다. 팔운동을 많이 해서 팔근육이 당겼는데, 종아리가 아프거나 숨이 가쁘지 않았기에 팔만 좀더 풀려있었더라면 3,000개도 무난히 했을 것 같다.

9월 11일. 처음으로 B단계(class)를 치뤘다. 기록은 꼴찌 수준이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욕구를 물리치고 기어코 완주했다. 하지만, 역시나 무리를 한 거라서 내일도 B단계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9월 14일. 줄넘기 3,000개를 마침내 넘었다. 걸린 시간은 31분이며, 300개씩 10개 세트로 나눠서 했다. 약 3달 만에 달성한 목표인데, 원래 목표는 5개 세트로 3,000개를 넘는 것이니 계속 도전할 것이다. 또한, 크로스핏에서는 C클래스(레벨)에서 다른 사람 기록과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 기록을 달성했다. 늘 꼴찌 수준이었는데, 2~3주 꾸준히 더 하면 C클래스에서도 상위권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10월 14일. 크로스핏을 한 지 한 달 좀 넘었는데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케틀벨 무게도 16kg로 올렸고(24kg짜리는 좀 버겁다), 턱걸이밴드도 녹색(가장 탄성이 센 것)에서 빨간색(가장 가늘어서 탄성이 약한 것)으로 바꿨다. 실은 턱걸이밴드를 안 써도 턱걸이 10개는 한 번에 할 수 있다. WOD(workout of the day)도 B클래스(수준)을 하며, 기록은 중간 수준이다. 몸무게는 변화가 없는데, 62~63kg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지 허리춤이 조금 헐렁해진 걸 보면 뱃살이 좀 빠지고 근육이 좀 늘어서 몸무게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26일. 지난 주 감기 후유증으로 주 내내 운동량이 평소에 미치지 못 했다. 그러다 24일에 욕심을 내서 wod를 했으나 꼴찌급 기록을 세웠고, 몸이 이미 축난 상태에서 25일에 butterfly pull-up을 연습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결국 26일 wod인 hang power clean을 목표치인 135lb(파운드)에 20lb이나 낮은 115lb만 들어올렸다. 바벨을 들어올리다 무릎이나 정강이를 몇 차례 치는 등 자잘한 부상도 잦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무리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제때 잘 쉬는 것도 훈련 과정이다.

11월 2일. InBody를 측정해봤다. 몸무게 63.3kg에서 체지방은 5.5kg로 약 8.7%가 나왔다. 영양평가 항목에서 지방질은 부족, 체중관리 항목에선 체지방이 부족으로 나왔고, 나머지 항목은 표준이나 균형, 정상으로 나왔다. 아직 젊어서 그런지 근육강도는 '강인' 평가로 나왔다. 적정 몸무게는 65.8kg이며 지방을 2.5kg 늘리라고 나왔다. 신체발달 점수는 79점(그냥 건강형). 내장비만(VFA)은 59.9VFA(cm2)로 균형 수준이라고 한다(성인 남성은 100VFA(cm2), 성인 여성은 80VFA(cm2) 이상이면 내장비만이라고 한다). 운동 전 수치를 모르긴 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변화를 보건데 예전에 비해 대체로 괜찮은 수치가 나왔다고 추측해본다.
근데 InBody 측정 중 전기가 찌릿찌릿 올라서 기분이 유쾌하진 않다. 원래 이정도로 전기가 오르나?

12월 31일. 한동안 정체기(약 11월 한 달)에 머물렀다가 다시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정체기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세를 탄 계기를 알 수 없는데, 시기상으로는 신혼여행을 떠나 약 1주일 동안 운동을 쉰 이후로 기록이 나아졌다는 점이다. 몸무게는 여전히 62~63kg대로 별 변화가 없는데, 11월 초에 비해 몸 근육선이 조금 더 생겼다.
정체기에 비해 Strength 기록은 5~10lb 정도 나아졌고, 물구나무-팔굽혀펴기도 꽤나 능숙하다. 그리고, 드디어 버터플라이 풀업(butterfly pull-up)을 어떻게 하는지 감잡았다. 다만, 아직 어깨가 버터플라이를 연속으로 할만큼 발달하지 않아서 연속으로 많이하진 못 한다.
신혼여행 가서 깨달은 건데 난 비염 혹은 그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밥 먹을 때 숨이 차고, 운동할 때도 숨이 부족하다. 치료 받고나면 회복력이 나아져 기록도 좋아질까?

5단계 : 2013년 1월 1일 ~ 2013년 6월 5일

비로소 내가 내 나이대 평균 체력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하여 4단계를 마무리하고, 5단계를 연다. 5단계는 기존에 하던대로 크로스핏을 계속 하되, 운동 강도를 높인 단계이다.

2013년 1월 31일. 몸무게는 여전히 62~63kg 유지 중인데 뱃살이 좀 더 빠지고 허벅지가 좀 더 두꺼워진 걸 보면 체지방이 계속 빠지고 있나보다. 먹는 걸 늘리지 않으면 몸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람들 말을 실감하고 있다.
꾸준히 감당하는 중량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데, 근력이 세졌다기 보다는 기술이 늘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힙-드라이브와 코어 활용을 좀 더 잘하게 된 게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Clean은 2012년 12월 7일에 125파운드를 들었는데, 2013년 1월 23일엔 155파운드를 들었다. 1월 8일엔 deadlift 265파운드를 1RM(한 번 들기)들었는데 1월 30일엔 3회 들기로 265파운드를 들었다. 1월 30일 때 상태라면 1RM을 275파운드도 들었을 것 같다. 또, 예전엔 1개도 제대로 하지 못 했던 24kg짜리 케틀벨을 이제는 다룰 수 있으며, 32kg짜리 케틀벨을 1~2회 정도는 휘두를 수 있다. 처음 크로스핏을 시작할 당시 16kg로도 온 몸이 휘청거렸던 걸 떠올리면 많이 발전한 것 같다.

2013년 2월 7일. 버터플라이 풀업을 완전히 익혔다. 한 번에 5개를 할 수 있다. 아직 어깨가 버터플라이를 완전히 받아내진 못 해서 다소 천천히 하다보니 키핑 풀업을 빠르게 하는 것과 비슷한 속도이다. 한 번에 15개 정도 할 수 있게 되면 회전 속도를 높여도 될 것 같다. 또, 키핑 풀업을 안 쉬고 한 번에 30개까지 했다. 풀업 바에서 내려오지 않고 50개를 하는 게 목표인데, 3월 안에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풀업을 많이 할 때엔 손바닥이 찢어지지 않게 테이핑을 잘 해야한다. 맨 손으로는 50개 정도하면 벗겨지는 것 같다. 팔힘이 떨어져 키핑을 세게 할 수록 더 많이 벗겨진다. 근데 뮬러(muller) 테이프를 가로로 두르면 10개 정도 했을 때 벗겨져서 테이핑 방법을 고민했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 있더라.

2월 7일 wod는 풀업을 150개 하는 거였는데, 위와 같이 테이핑해보니 정말 손바닥이 전혀 찢어지지 않았다(두 동영상 중 난 두 번째 동영상 방식으로 테이핑 한다). 새끼손가락쪽 손바닥에 물집이 조금 잡혔지만 이 정도면 아주 양호하다. 위 동영상은 한 줄만 둘렀는데, 꼼꼼히 테이핑한다면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쪽까지 두 줄을 두르면 된다. 실제로 테이핑하면 이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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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wod는 Hansen. A난이도는 30 Kettlebell swing(24kg) - 30 burpee - 30 GHD situp를 5회전 도는 것인데, 4회전 GHD situp 하는 중에 허리가 아파 포기했다. 100개쯤 했을 때부터 허리와 등쪽이 아팠다. 24kg 케틀벨은 몸에 좀 익숙해졌지만, 버피 직후에 하는 GHD situp가 힘들었다. 간간히 Rx'd 난이도로 해서 몸에 부하도 걸렸다.

3월 7일 wod는 back squat, shoulder press, deadlift 1회 최대 무게(1RM)을 재는 Crossfit total. 백스쿼트 기록은 정체했지만, 데드리프트 기록이 2달 전에 비해 50lb(파운드)나 올랐다. 얼마 전에 deadlift 3RM 잴 때 285lb를 성공해서 징조가 보이긴 했지만, 315lb를 들지는 생각도 못 했다.

3월 28일, Hang power clean을 하다 왼손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엄지손가락쪽에 있는 통통한 손바닥 부근이 아프다.

4월 10일, Diane wod를 Rx'd로 했는데 225lb 데드리프트 고반복을 못했다. Strength 연습하듯이 너무 끊어서 했다. Hand Stand Push-up(물구나무서서 팔굽혀펴기)을 수월하게 했기에 deadlift 기록이 더 아쉽다.

5월 13일, 3월에 다쳤던 왼손 부상이 Clean & Jerk을 하다 재발했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6월 3일, 처음으로 링 머슬업을 성공했다.

6월 5일, 6개월 계약이 끝나는 마지막날 wod는 Murph. 예전에 39분 대 기록이 나왔고 이번엔 37분 대 목표를 했는데, 2초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성공. 하지만, 반칙성 동작이 많아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 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9개월 동안 Crossfit을 하며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몰랐던 약점도 많이 알게 됐는데, 달리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무척 못하는 편이었다. 또, 반복 수가 많은 것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스태미너가 많이 약한 것이다.

그에 반해 어깨는 다른 부위에 비해 강한 것 같은데, 무게 달고 하는 턱걸이(Weighted pull-up) 1회 최대 무게는 32kg이다. 내 몸무게 절반. 링 머슬업도 성공했고, 버터플라이 풀업도 하는 걸 보면, 또 Hand Stand Push-up을 꽤 잘하는 걸 보면 어깨쪽이 다소 강한 것 같다. 데드리프트를 몸에 비해 많이 드는 것도 의외였다. 내가 들어올린 최대 무게는 335lb(파운드)였는데 약 152kg 이다. 355lb가 내 1차 목표인데, 내 몸무게 기준으로 2.5배이다.

왼손 부상이 오래가서 왼손이 나을 때까지 잠시 쉬어야 겠다.

6단계 : 2013년 6월 6일 ~ 2013년 9월 10일

크로스핏을 쉬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맨몸운동을 시작했다. 우선 남산도서관에서 남산 팔각정까지 뛰어 올라가는 걸 시작했다. 집에서 남산도서관까지 약 700m이며 여기까지는 1km를 5분에 주파하는 속도로 달려간다. 남산도서관에서 3분 정도 쉰 뒤 팔각정까지 뛰어 올라가는데 약 1.4km이다. 가능한 한 매일하고 있다.

예전엔 막연하게 느끼던 걸 조깅하며 확신했다. 내 뛰는 동작과 자세에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어깨를 과도하게 앞뒤로 움직여서 호흡 소비가 크며, 뛰는 것도 앞으로 박차고 나아가듯 뛰는 게 아니라 위로 폴짝 폴짝 뛴다. 그래서 그런지 뛰다보니 허리 왼쪽 근육이 뻐근하게 아프다. 잘 뛰는 사람을 보니 팔이 둥근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고 상체는 별로 안 움직이며, 다리 전체로 땅을 박차고 나아가더라.

  • 6월 06일 : 2.08km / 17분 05초 / 6번 걸음
  • 6월 07일 : 2.49km / 17분 04초 / 5번 걸음
  • 6월 08일 : 2.20km / 16분 05초 / 5번 걸음
  • 6월 10일 : 2.13km / 15분 25초 / 4번 걸음
  • 6월 12일 : 2.14km / 16분 02초 / 4번 걸음
  • 6월 13일 : 2.14km / 16분 14초 / 8번 걸음. 전날 스쿼트 200개 해서 그런지 너무 힘들었다.

기록이 조금씩 나아지는데, 며칠 사이에 폐활량이 좋아졌다기 보다는 조금씩 자세가 나아져서 그런 것 같다.

6월 8일부터는 다른 운동도 추가했는데, 팔굽혀펴기 150~200개와 케틀벨(24kg) 스윙 100개이다. 6월 12일엔 스쿼트 200개도 추가했다. 스쿼트를 안 한 날은 몸에 부하가 안 걸렸는데, 스쿼트를 추가하자 확실히 몸에 부하가 걸렸다. 케틀벨 스윙은 러시안 방식 보다 아메리칸 방식이 더 힘들긴 하다. 특히 60개쯤하면 전완근이 뻐근하다.

6월 13일엔 팔굽혀펴기 180개, 남산 조깅 2.14km, 케틀벨(24kg) Sumo Deadlift High Pull 100개, 에어 풀 스쿼트 200개를 했는데, 꽤나 힘들었다. 다이어트에 좋은 구성 같다. 케틀벨 스윙을 하려 했는데, 다친 왼손이 아직 아파서 SDHP로 바꿨다.

6월 23일에는 집에서만 운동을 해봤다.

버피(Burpee) - Sumo Deadlift High Pull - 팔굽혀펴기 - Air full squat - 물구나무 팔굽혀펴기

세트 마다 각각을 차례대로 하되, 각 차례 별 개수는

21개 - 21개 - 42개 - 42개 - 7개
18개 - 18개 - 36개 - 36개 - 6개 (이전 세트에서 3개 - 3개 - 6개 - 6개 - 1개씩 줄인 것)
15개 - 15개 - 30개 - 30개 - 5개 (마찬가지)

이렇게 해서 마지막 7세트에는

3개 - 3개 - 6개 - 6개 - 1개

를 하는 운동이다. 모두 합쳐 버피 84개, SDHP 84개, 팔굽혀펴기 168개, 스쿼트 168개, 물구나무 팔굽혀펴기(Hand Stand Push-up) 28개를 하는 것이며, 목표는 30분 중반 대이고 제한시간은 40분으로 정했는데 38분 50초에 완주했다. 다른 건 할 만 했는데, 버피와 팔굽혀펴기가 힘들었다.

6월 28일 자로 크로스핏 복귀. 왼손이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생활 통증은 거의 없어서 시작했다. 새로운 양식으로 크로스핏 일지도 새 양식으로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7월 3일 크로스핏 WOD는 pull-up ladder. 처음 1분은 1개를 하고, 이후 1분 마다 1개씩 개수를 늘려가며 풀업을 하는 것이다. 만약 9분 대이라면 10개(0초부터 59초까지가 1라운드이고 1개를 하므로)를 하는 것인데, 누적 개수는 55개가 되는 것이다. 내 기록은 20라운드 13개. 총 223개를 한 셈. 한 세트를 10초로 나누어서 세트 당 1개씩 했다. 만약 10라운드인 경우, 세트 별로 2-2-2-2-1-1개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했더니 15라운드까지 전완근에 큰 부담이 없었으며, 18라운드까지도 조금 힘들긴 했지만 할 만 했다. 한 세트에 4개를 해야 하는 19라운드부터 급격히 힘들어졌다. 어쨌든, 20라운드는 꽤나 높은 기록이어서 기뻤다.

7월 9일, 벽에 기대지 않고 약 15초 동안 물구나무서는 데 성공했다. 운동을 마친데다 코어존 힘이 아직 부족해서 하체가 많이 흔들리다보니 자세가 많이 불안정했다. 코어존 단련이 더 되면 더 안정감 있게 20초 이상 서있을 수 있을 것 같다.

7월 15일, 지난 번에 다쳤던 왼손목 인대를 다시 다쳤다. 95lb(파운드) 바벨로 clean 동작을 하다가 다쳤다. 무척 아팠지만 기어코 155lb 바벨로 clean & jerk 까지 해서 더 악화됐다. 너무 아파서 지갑 조차 들기 힘들었다. 결국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 받고 소염제 처방 받고, 석고붕대로 왼손목을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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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핏을 1달 휴회 신청했다. 당분간은 조깅이나 스쿼트, 코어 운동 정도만 해야겠다.

8월 14일, 다시 크로스핏 복귀. 손목이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체력이 떨어지는게 많이 느껴져 손목 운동은 자제하기로 하고 일단 운동은 복귀했다. 과연 체력이 심하게 떨어져서 6개월 전 몸상태 같았다.

스쿼트가 너무 안 는다. 처음엔 힘(strength) 부족이라 여겼는데, 힘도 힘이지만 고관절 유연성 부족이 더 큰 원인같다. 잘못된 자세로 스쿼트를 하니 늘지 않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슈퍼스쿼트를 하고, 평소에 유연성을 발달시키는 스트레칭을 많이 해야겠다.

8월 30일, weighted pull-up과 weighted dip를 했다. 몇 달 전에 32kg 무게로 pull-up 1RM을 성공했기에, 아무리 지금 몸 상태가 안좋아도 어느 정도 무게는 들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하긴 strict pull-up도 힘든 상태인데 weighted pull-up은 더 힘들겠지. 몇 달 전에 비해 딱 반씩 들었다.

dip은 1RM으로 28kg를 성공했다. 조금 무리하면 32kg도 가능했을 것 같은데, 왼쪽 삼두근이 아파서 다칠까봐 참았다. 역시 나는 어깨와 삼두근쪽을 이용하여 밀어내는(press) 동작 힘이 꽤 센 것 같다.

버터플라이 풀업(butterfly pullup)은 완전히 박자와 흐름을 잡았다.

현재는 한 번에 12개 정도 하는데, 몸에 밴 키핑 풀업 습관을 좀 고치면 좀 더 적은 힘으로 부드럽게 더 많은 횟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크로스핏 1년

2012년 8월 말에 크로스핏을 시작했으니, 어느 덧 1년 했다. 왼손목 부상과 결혼으로 2달 정도 쉬긴 했지만, 어쨌든 기간 상으로는 1년째 꾸준히 해왔다. 기록 변화는 다음과 같다.

  • 몸무게 : 60kg(체지방 8%) -> 64kg(체지방 10~12%)
  • pull-up
    • strict : 1~4개 -> 10개
    • weighted : X -> 32kg (최근엔 16kg로 줄었음)
    • max : 1개 -> 30개
    • butterfly : X -> 12개
  • strength
    • deadlift : 165lb(74kg) -> 335lb(150kg)
    • benchpress : 90lb(40kg) 10개 -> 140lb(63kg) 10개
    • shoulder press : 95lb(42kg) -> 125lb(56kg)
    • push & jerk : 105lb(47kg) -> 155lb(69kg)
    • back squat : 165lb(74kg) -> 205lb(92kg)
    • hang power clean / squat clean : 115lb(51kg) -> 155lb(69kg)
    • kettlebell swing : 12kg -> 32kg (한 번에 10개 할 수 있는 무게)
    • snatch : 65lb(29kg) -> 115lb(51kg)
    • dumbbell snatch : 30lb(13kg) -> 55lb(24kg)
    • turkish get-up : 25lb(11kg) -> 45lb(20kg)
  • gymnastic
    • hand stand push-up : 3개 -> 21개 이상
    • free hand-stand(물구나무서기) : 5초 -> 25초
    • ring muscle-up : X -> 1개
    • double under : 20개 이하 -> 50여 개
    • pull-up ladder : 11R -> 20R

신체 능력 전반이 발달했다. 어깨쪽이 다른 부위에 비해 강한 편이며, 다른 strength에 비해 deadlift도 좀 더 센 편이다. 체력과 회복력이 많이 좋아졌으며, 몸을 쓰는 상황에 대해 자신감이 한결 붙었다.

스태미너가 부족하여 고반복 운동을 할 경우 50~70%쯤 진행한 때 급격히 지친다. 유연성이 부족해 크고 작은 관절 부상이 있으며, 현재(2013년 9월 1일 기준) 유연성 부족에 따른 정체기를 맞이했다. 예를 들어 스쿼트 같은 경우 고관절이 유연하지 않아 내려갔을 때 허리가 굽고, 그래서 자세가 망가져서 무게 중심을 잃는 경우가 많다.

1년 해온 소감. 힘들고 어렵지만 재밌다. 재미를 느끼면 욕심을 부리다 다칠 가능성이 크다.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취향에 안 맞으면 금방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맨몸운동에 가깝게 기구를 쓰기 때문에 유연성과 기술(자세 등)를 튼튼히 다진 후 힘(strength)을 다져 올리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단계에서 부상과 정체기에 부딪히는 것 같다. 욕심을 부린다면 2일 운동 1~2일 휴식으로 하는 게 좋은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1주일에 3일 나가는 게 적당한 것 같다.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다이어트란, 몸무게를 줄이는 게 아니라 건강한 몸을 뜻한다. 몸무게를 줄이고 싶다면, 식이조절 아주 잘 지키면서 크로스핏을 강도 낮춰서 꾸준히 즐기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크로스핏을 한다고 당연스럽게 초콜릿 복근이 나오거나 축구나 수영 선수같은 몸매가 만들어지진 않는다. 힘들어서 좀 더 먹게 되어 체지방이 늘기도 하고, 코어존을 항상 단련하다보니 허벅지가 굵어지거나 허리선이 밋밋해지기도 한다. 크로스핏을 꾸준히 하여 그 나름대로 날씬해보이는 사람도 체지방율은 대체로 12~18%(남자 기준) 정도 나오는 것 같다. 마른 듯한 하면서도 단단해보이는 몸은 역시 먹는 걸 조절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애초에 크로스핏이 맵시있는 몸을 만들기보다는 몸의 기능성 발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도 하다. 가령, 수영 선수는 사람들 생각보다 체지방율이 높은 편이며, 그런데도 몸은 멋지다.

주변에 추천할만한 운동인지 묻는다면, 그렇긴 하지만 강력 추천하진 않는다. 본인이 재밌어서 꾸준히 스스로 즐기는 운동이라면 꼭 크로스핏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크로스핏은 재미를 일으키고 강화하는 요소가 잘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추천하면서도 강력 추천하진 않는다. 힘든 운동인 건 사실이므로 무작정 시작하지 말고 크로스핏을 전문으로 하는 체육관(박스)에 가서 체험을 해보길 권한다.

뭐, 나는 현재로써는 크로스핏을 관둘 생각은 없다.

7단계 : 2013년 9월 12일 ~ 진행 중

9월 12일. 오랜 왼손 부상이 드디어 회복 기미가 보인다. 8월 중순에 복귀할 때에도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일상 생활은 가능했는데, 복귀하고서도 약 한 달 동안은 손목을 쓰는 운동할 때 손목과 엄지손가락이 아팠다. 하지만 두 달여 동안 손과 팔을 보호하며 운동하다보니 어깨와 삼두근, 등배근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물구나무서기도 잘 안 되고, 턱걸이도 예전보다 힘들다. 몸무게가 생애 최대치(65kg)에 도달한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9월 16일. 드디어 수 개월만에 Clean 1RM을 갱신했다. 165파운드. 바벨을 끌어올리는 높이도 넉넉한 걸 보면 175lb도 기술을 가다듬어 도전할만 할 것 같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super squat를 하고, 155lb 바벨 무게감에 익숙해지면서 155lb 무게에 대한 부담에 위축되지 않은 것도 주효한 것 같다. Jerk는 아깝게 165lb를 실패했는데, 힘은 충분했다. 올해 안에 Clean & jerk 175lb도 가능할 것 같다.

Back squat 무게 기록 경신. 255lb

10월 7일. 드디어 수 개월만에 back squat 무게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205lb에서 무려 50lb나 증가한 255lb. 내 몸무게(145lb, 65kg) 기준으로 1.75배이다. 그동안 super squat(10번 들 수 있는 무게로 20번 들기)를 2달 가까이 꾸준히 해왔고 super squat를 155lb까지 했는데, 1RM(한 번 들 수 있는 최대 무게) 205lb 기준으로 놓고보면 1RM 75% 무게로 super squat를 해온 것이다. 즉 측정하지 않아서 그렇지 1RM이 늘긴 늘었다는 것.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10월 2일)에 225lb를 도전했다가 일어나지도 못 하고 실패했었기 때문에 실망감도 컸고, 오늘 무게를 도전할 때에도 자신이 없었다. 215lb만 성공하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245lb까지도 들만 했고, 255lb는 자세가 좀 아쉽지만 어쨌든 성공했다.

바벨을 낮게 잡는 low bar, 고관절 유연성 조금 향상, 그리고 super squat로 단련한 게 복합되게 어우러져 경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몸무게 2배 무게(290lb)도 해낼 수 있을까? 꾸준히 squat 연습해서 도전해보자.


10월 14일. Bill starr 5x5 루틴을 시작했다. Row weight-lifting 기구가 없어서 squat와 deadlift, benchpress만 한다. 1주차 월요일은 스쿼트 105, 131, 158, 184, 210 파운드로 다섯 세트이며, 각 세트마다 5번씩 들면 되고, 벤치프레스는 74, 93, 111, 130, 148파운드를 들면 된다. 둘 다 마지막 5세트에서 3개까지 들고 실패했다.

10월 16일. 월요일에 한 탓에 승모근과 허벅지(대퇴이두근, 대퇴사두근, 반건양근)가 많이 뭉쳐있었지만, 그래도 Bill starr 1주차 수요일 루틴을 했다. 스쿼트 105, 131, 158, 158파운드, 데드리프트 172, 207, 241, 276 파운드로 네 개 세트를 했다. 큰 부담없이 해냈다. 데드리프트는 예전보다 발 간격을 넓힌 자세를 연습 중이라서 이 자세로 했다. 익숙한 자세가 아니다보니 더 무겁게 느껴졌다. 1시간 후 super squat를 했다. 165파운드를 하려 했는데, 무리하지 않으려 160파운드로 했다. 힘들긴 했지만 2주 전에 155파운드를 했던 것보다 좀 더 수월하게 했다. 다음 주에 175파운드를 시도해봄직 할 것 같다.

10월 17일. wod에 pull-up이 있었는데, 21개를 버터플라이 풀업으로 한 번에 마쳤다. 30초도 안 걸렸다. 어깨 좀 풀리면 max pull-up을 버터플라이 풀업으로 30개 도전해봐야겠다.

10월 21일. 예전엔 중량이 좀 있는 고반복 운동을 할 때 중량 욕심을 냈다. Grace나 Isabel같은 Wod가 그 대표 예인데, Grace는 135파운드(60.75kg) 무게로 Clean & Jerk(역도의 용상) 30회를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고, Isabel은 같은 무게로 Snatch(역도의 인상) 30회를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다. 이 둘은 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동작이며, 자세와 기술이 안좋을 경우 부상 당하기 십상이다. 최근 관절쪽 부상을 몇 번 겪으면서, 이런 Wod에 다소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 크로스핏이 자세보다는 무조건 기록(속도, 힘) 달성에 목적을 두는 건 아니지만, 속도를 위해서는 조금은 자세가 흐뜨러져도 괜찮다는 분위기이다보니 초보자에겐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다. 문제는 크로스핏을 하는 거의 대부분 사람이 역도 동작에 대해서 초보라는 데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역도 선수가 아닌 이상 역도를 전문으로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고반복 역도성 운동의 오류라는 글에 많이 공감한다.

10월 23일. super squat 165lb를 성공했다. 월요일에 Bill starr 훈련과 Karen WOD를 해서 허벅지 상태가 말이 아니었는데, 힘겹게나마 성공했다. 더구나 수요일 Bill starr 훈련까지 한 상태여서 성취감이 크다. 하지만 목요일엔 WOD를 쉬어야겠다.

10월 30일. Super squat를 오늘 170파운드(76.5kg)로 해냈다. 10번 하면 슬슬 더이상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데, 그로부터 5개는 어찌저찌 힘을 쥐어짜내서 할 수 있다. 15~17개째가 되면 힘을 다 쥐어짜냈기 때문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허리도 아프며 허벅지도 풀린 건지 뭉친 건지 구분도 안 가는 이상한 몸 상태가 되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종아리에 쥐날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여기서부터는(15~17개) 힘이 아니라 정신력 싸움이다. 나 자신과 싸우는 것인데, 힘들게 여기까지 왔고 3~5개만 더 하면 성공하는데 눈 딱 감고 하자는 투쟁심으로 하게 된다. 바로 이 3~5개가 가장 힘들고, 실제로 운동 효과도 가장 높은 구간인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해왔는데, 재밌거나 쉬워서 하는 게 아니다. 이제는 super squat를 시작할 때 두려운 마음이 인다. 오늘 허벅지가 많이 뭉쳤는데 내일 할까? 지금 허리가 뻐근한데 다칠지도 모르니 다음으로 미룰까? 이런 고민을 매번 한다. 3분 뒤에 시작하자고 생각하지만, 서성이기만 하고는 선뜻 바벨을 짊어지지 못 하고 망설인다.

그렇게 두려운 마음으로 망설이면서도 기어코 매주하기를 12번. 이제는 super squat가 좋다. 두렵고 무섭지만 좋다. super squat는 무척 솔직하고 명확한 훈련이다. 한 만큼 보상을 얻는다. 12주 동안 super squat를 해온 결과, 무게를 처음 했을 때보다 15.75kg 더 올렸다.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히겠지만, 이미 내 한계라고 느끼던 단계를 훌쩍 뛰어넘었기에 다음 내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다.

국민체력100 체력 인증

2013년 11월 11일.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이 있어서 체력 평가 받으러 갔다. 여섯 가지 운동으로 여섯 가지 체력 부문 평가하는데, 상대악력(근력), 교차윗몸일으키기(근지구력), 왕복오래달리기(심폐지구력),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유연성), 왕복달리기(민첩성), 제자리멀리뛰기(순발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인바디 측정. 거의 모든 부분에서 표준 혹은 균형으로 나왔다. 상체 체지방은 표준이하, 내장 지방은 낮은 단계로 나왔으니 몸 구성으로 보면 무척 좋은 상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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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평가는 안좋게 나왔다. 인바디 측정 결과와 비교하면 의외다 싶을 정도로 안좋게 나와서 상담하시는 분이 갸웃했다. 근력은 낮은 수준으로 나왔다. 연령 평균이 40kg인데 나는 33kg로 나와서 하위 20%에 속한다. 근지구력은 연령 평균치 정도. 지난 주 금요일에 수행한 Diane 와드 후유증으로 코어존 상태가 안좋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어차피 나는 윗몸일으키기 계열을 잘 못해서 큰 차이는 없었을 것 같다. 심폐지구력이 무척 의외였는데, 상위 20%에 속하는 기록이 나왔다. 내가 달리기를 워낙 못하는데다 로잉도 못해서 심폐지구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른 능력에 비해 훨씬 좋다고 나와서, 상담가가 이 정도면 아마추어 마라토너 수준이라며 칭찬해줬다. 내가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부문이 실은 가장 뛰어났다니... 유연성은 역시나 심각해서 하위 15%에 속했다. 민첩성과 순발력은 평균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왔다.

fitness_profile-20131111

체력평가를 받길 잘 했다. 내가 취약한 부분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했다. 내년 3월에 2014년도 프로그램을 재개한다고 하니 내년 3월까지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여 체력상으로 은상이나 동상을 노려봐야겠다.

조금 새는 얘기 하나. 상담해주신 젊은 여성분이 귀엽게 생긴 미인이셨다. 내 인바디 측정값을 보며 칭찬해줄 때 기분이 좋았다. 크크크. 운동 좀 하신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상담할 때 무의식 중에 무게를 친다는 전문(?) 표현이 튀어나오더라. 선수 출신같았다.

내 체력 평가서 내려받기


2013년 11월 12일. super squat 185파운드를 성공했다. 지난 주말에 제대로 못 쉰데다 토요일에 술을 마셨더니 몸 회복이 도통 안 됐다. 결국 근육통으로 몸살나고 감기까지 걸렸다.

2013년 11월 15일. Overhead Squat가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 예전엔 75파운드로 고반복했는데 이번엔 95파운드로 했다. 속도도 비슷했다. 몸을 잘 풀면 1RM으로 145파운드도 가능할 것 같다.

2013년 11월 18일. Crossfit total 기록을 경신했다. back squat는 275lb(+20), shoulder press는 115lb(유지), deadlift는 345lb(+10). 올해 안에 back squat와 deadlift는 목표에 도달할 것 같다. 목표는 290~295lb(back squat)와 360~365lb(deadlift)인데, 각각 내 몸무게의 2배와 2.5배이다.

2013년 11월 20일. super squat 190파운드 실패. 15개까지 했는데, 월요일에 Crossfit total한 후유증이 몸에 남은 것 같다. 허벅지도 허벅지지만, 코어존이 불안정했다. 허벅지는 5~6개째부터 부담이 느껴졌고 10개쯤엔 슬슬 자세가 무너졌는데, 자세가 무너지다보니 코어존, 특히 허리와 등에 전해오는 무게감이 무척 컸다. 결국 10개째부터 5개를 겨우 추가하고 포기. 잘 쉬면 다음 주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2013년 11월 27일. super squat 190파운드 성공. 195파운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3년 12월 5일. super squat 195파운드 성공. 허벅지 상태가 안좋았는데 성공해서 기쁘다. 이번이야말로 근성을 발휘했다. 10개도 정말 힘들게 했는데 그 상태에서 10개를 더 했으니까.
최근에 근력이 는 것 같아 3대 운동(benchpress, squat, deadlift) 무게 총합을 내봤다. 각각 185lb, 275~285lb, 355lb니까 820lb, 즉 369kg인데 내 몸무게(145lb, 65kg) 기준으로 5.6배이다. 근력이 나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문제는 근지구력. 낮은 무게로 고반복해서 보완해야겠다. 찾아보니 1RM 기준 65%로 3세트를 하되, 세트 당 12~15회를 하며 세트 사이 휴식 시간은 30초라고 한다.

크로스핏 아이템

크로스핏을 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템들을 정리해봤다.

  1. 크리오로지 : 손목보호대. 압박붕대처럼 손목을 둘러서 손목이 꺾여서 크게 다치는 걸 예방해준다.
  2. 뮬러 테이프 : 리프팅(lifting) 때 유용한 뮬러 테이프인데, 크리오로지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손가락을 감싸서 손가락 살을 보호하는 한편 바벨이 손에서 미끄러져 빠져나가지 않게 도와주기도 한다. 풀업할 때 테이핑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3. 무릎 양말(knee socks) : 클린, 데드리프트 등 바벨을 바닥에서 들어올리는 동작을 고반복 할 때 바벨로 정강이를 쓸어내는 걸 예방한다. 정강이는 잘 안 낫고 흉터도 남기 때문에 필수.
  4. 팔 슬리브 : 링딥(ring dip) 동작을 고반복할 때 줄에 팔 바깥쪽이 쓸리는 걸 막아준다.
  5. 듀오덤, 메디폼 : 풀업으로 손바닥이 벗겨졌을 때 이 반창고를 붙이면 별 흉터없이 빠르게 낫는다.
  6. 장갑 : 풀업을 많이 할 때 손바닥 살이 벗겨지는데, 뮬러 테이프로 손바닥을 테이핑하거나 장갑을 끼면 덜 벗겨지거나 물집만 잡힌다. 테이핑도 해보고 장갑도 껴봤는데, 가격 대비 편의성, 기능성으로는 500원짜리 목장갑(손바닥에 빨간칠 되어 있는 장갑)이 가장 좋더라.
  7. 라크로스 볼 : 근육 뭉쳤을 때 풀어주는 용도인데, 가격 대비 효과가 무척 좋다.
  8. 바닥이 평평하고 딱딱한 신발 : 바닥이 평평하고 딱딱할수록 고중량을 몸에 싣기 좋다. 뛸 때엔 그다지 좋진 않지만, 어차피 크로스핏 WOD에는 장거리를 달리는 경우가 그다지 많진 않다.
  9. 폼 롤러(foam roller) : 근육이 뭉쳤을 때 몸으로 깔고 체중을 싣고 누워 풀어주면 좋다.
  10. 역도 벨트 : 고중량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등을 할 때 부상 예방과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된다.
  11. 굳은 살 제거 면도날 : 손바닥에 굳은 살이 생기면 물집이 더 잘 생기고 살도 잘 벗겨진다. 굳은 살 제거 면도날로 틈틈히 제거하면 좋은데, Titania credo 제품이 두루 쓰인다.

1, 2, 3, 5, 6, 11번은 필수이고, 나머지는 있으면 좋은 아이템들.


2013년 12월 11일. super squat 200파운드(90kg)를 성공했다. 1분 50초 걸렸다. 역시 2분 안에 마쳐야 해낼 수 있다. 2분을 넘기면 허리가 아파서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 몸무게의 1.5배인 220파운드로 수퍼스쿼트를 해내는 것이 목표인데, 가능할 지는 잘 모르겠다. 220파운드를 해낼 때쯤엔 몸무게가 더 올라갈 것 같기 때문이다. 아무튼.

자세가 안좋다는 지적을 받아 동영상으로 남겨서 봤는데, 내려갈 때 몸 중심이 오른쪽 뒤꿈치쪽을 향해 내려가고, 올라올 때엔 왼쪽 무릎쪽을 향한다. 또, 바벨도 오른쪽이 더 내려가있다. 자세를 의식해서 교정해야겠다.

2013년 12월 16일. Push & jerk 1RM을 경신했다. 20lb 오른 175파운드. 자세 연습 좀 하면 195파운드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바벨을 눈높이까지 띄웠기 때문이다. 거기서 밑으로 들어가 받기만 하면 됐다.

2013년 12월 18일. super squat 205파운드(92kg)를 성공했다. 하지만 자세가 너무 안좋았다. 30% 정도는 상체로(허리) 들어올렸다. 코어가 풀려서 상체가 바벨에 눌려 굽었고, 하체보다 상체 힘으로 드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 주에 같은 무게로 한 번 더 해야겠다. 다음 주에 할 땐 코어에 신경써서 힘을 주어 상체가 눌려지지 않게 세우는 데 주안점을 두고 해야겠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근데... (자기 기준으로) 고중량으로 스쿼트를 하면 상체가 무게에 눌려서 어느 정도는 상체를 들어올려서 일어서는 건, 나만 그런 것 같진 않다. 다른 사람이 하는 동영상을 둘러보면 내가 좀 더 심하긴 해도, 나만 상체로 들어올리는 건 아니더라. 어쨌든 성공하긴 했으니 너무 자책은 하지 말아야지. 남들도 무거우면 상체가 눌린다! 흐흐.

2013년 12월 20일. 오랜만에 WOD 중에 종아리에 쥐가 났다.

버피 12개와 풀업(턱걸이) 12개를 1회전으로 하여 총 10회전 도는 운동이었는데, 8회전 때부터 쥐가 나기 시작했다. 8회전을 마쳤을 때 시간이 15분쯤이었는데, 남은 2회전을 마치는 데 7분이 걸렸으니 꽤 분투를 펼친 것 같다. 8회전 때는 오른쪽 종아리에 쥐나고, 9회전 땐 왼쪽 종아리에, 그리고 마지막 10회전 땐 두 종아리에 연신 쥐가 났다. 10회전 땐 풀업바에 매달릴려고 위로 뛰어오를 때마다 쥐가 나서 상자를 밟고 올라갔고, 나중엔 풀업할 때 다리를 휘두르면 쥐가 나서 다리에 힘 풀고 풀업을 했다.

확실히 이번 주 수요일에 치른 수퍼스쿼트 205파운드가 몸에 타격을 입혔다. 좀 더 정확히 분석하면, 월요일, 화요일 이틀 연속으로 운동하고나서 수퍼스쿼트를 해서 몸에 과부하가 걸렸나보다. 역시 예상한대로 수퍼 스쿼트 200파운드 대부터는 쉽게 넘어서기 힘들 것 같다. 성공해도 자세가 안좋거나 몸에 과부하가 일어나 다른 운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2013년 12월 23일. Squat clean 1RM을 175파운드로 경신했다. 할 만 했고, 185파운드도 가능할 것 같다. 바벨이 무릎에 이를 때까지는 몸을 긴장하며 천천히 당기다가 무릎을 지나면서 가속하여 Hang squat clean 시작 지점에 이르렀을 때 폭발시키듯 골반을 펴면 팔로 바벨을 안 당겨도 꽤나 높이 바벨이 올라온다. 무거우면 긴장하고 마음이 급해져 처음부터 강하게 당기곤 했는데, 힘으로는 185파운드도 충분히 당길 수 있으니 자세와 기술에 집중하고, 자세 전환과 front squat 자세로 잘 받는다면 기록을 올릴 여지는 아직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손목과 팔꿈치, 어깨 유연성이 떨어져서 고반복을 하는 건 문제가 많았다.

2013년 12월 25일. 최근에 허벅지가 체감할 정도로 두꺼워졌는데, super squat 영향인 것 같다. 이 말은 그동안 해온 super squat는 내 진짜 10RM보다 낮은 무게로 해왔으며, 최근 1달 사이에 수행한 190파운드 이상이 내 10RM에 가깝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주에 205파운드를 했을 때 10RM에 가까운 무게라는 생각을 했는데, super squat가 아니라 10RM 측정하는 데 목표를 뒀다면 현재 내 스쿼트 능력으로 보건데 225파운드까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super squat는 6~12주 정도 하라는데, 190파운드를 내 10RM라 했을 때 11월 20일부터 제대로 된(?) super squat를 해온 셈이다. 이번에 205파운드를 하면 약 6주 정도 한 셈이니 이번 주차만 하고 당분간 super squat는 쉬어야겠다.

squat와 deadlift 목표 달성

2013년 1월 2일. crossfit total을 쟀는데, 295파운드(back squat), 125파운드(shoulder press), 365파운드(deadlift)를 들어서 총 785점을 기록했다. 내 목표가 몸무게 기준(146파운드 정도)으로 각각 2배와 2.5배를 드는 것인데 마침내 성공했다. 스쿼트는 자세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295lb가 딱 1RM이었고, 데드리프트는 조금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370~375lb도 가능했을 것 같다. 하지만 데드리프트는 부상이 두려워서 무리하지 않았다.

2013년 8월 때만 하더라도 back squat는 205lb였고, deadlift는 325lb였다. Bill starr 5x5와 super squat를 했더니 확실히 strength가 늘긴 늘었다. 근력이 발달하기도 했지만 자세가 나아진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back squat는 복압을 높이고 광배근 등 등 근육을 꽉 조이면 1RM 기록 달성에 좋다. 단,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지 않게, 그리고 내려갔을 때 엉덩이가 말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또 상체로 들지 말아야 하는데, 고중량이 되면 상체가 바벨에 짓눌리다보니 하체가 일어나더라도 상체가 눌려져서 하체 따로, 상체 따로 바벨을 들기 십상이다. 이러면 허리쪽을 다친다.

위 동영상에 나오는 스쿼트 자세는 아주 훌륭한데, 사실 이 정도 자세를 취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위 자세처럼 나오면 좋고 지향해야겠지만, 안 나오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deadlift도 비슷한데, 그렇다고 너무 상체나 팔에 힘을 주면 정작 초기에 하체로 땅을 밀어내 바벨을 들 때 힘이 부족하다. 발로 땅을 밀어내듯이 누르며 일어서면 5cm 정도는 바벨을 들 수 있다. 이 정도 뽑았을 때 상체가 새우등처럼 굽으면 안 된다. 상체에 힘을 주어 몸을 잘 잡은 상태에서 하체로 땅을 밀어내야 한다. 여기까지 뽑아내면 나머지는 코어 힘을 활용하여 고관절을 펴면 되는데, 성공 가능성이 무척 높은 상태이다. 하지만 악력이 부족해 바벨 잡은 손이 풀리거나 성급하게 골반을 펴려고 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훅 그립과 리버스 그립을 써서 그립이 풀리는 걸 어느 정도 막고, 고관절이 다 안 펴지는 건 억지로 골반을 앞으로 밀며 고관절을 펴려 하지 말고 다리로 땅을 계속 밀어내듯이 무릎과 고관절을 펴며 상체를 뒤로 끌어 당기면 좀 더 수월하다. 하지만 이 동작도 새우등 자세가 되면 다치므로 등이 굽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시작 자세에서 발 간격은 사람마다 다른데, 내 경우는 골반보다 살짝 좁게 벌린 게 좋았다. 이건 다리나 상체 길이, 퉁쳐서 키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키가 크거나 골반이 크면(혹은 몸이 크면) 발을 좀 더 벌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무게 중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바벨을 위로 끌어 당긴다기 보다는 바벨과 몸통을 팔이라는 줄로 연결해놓았다고 상상하고, 몸으로 땅을 밀어내며 일어선다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당긴다는 생각으로 들면 무의식 중에 고개를 너무 뒤로 젖히거나 하체와 상체가 함께 펴지지 않고 따로 펴지는 경우가 생긴다. 상체로 끌어 당기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친다. 위 동영상에서 이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외 역도 복대를 차서 복압을 높이며 허리를 잡아주고, 바닥이 딱딱한 신발을 신거나 맨발로 하면 조금이라도 기록을 올리는 데 좋다.

그동안 strength 훈련에 집중한 탓에 gymnestic 계열이 많이 약해졌다. 마침 bill starr 9주 프로그램도 이번 주에 끝나고 super squat도 이번 주차만 하기로 결정했으니, 다음 주부터는 strength 비중을 좀 줄이고 conditioning 과 gymnestic쪽을 계발하여 보강해야겠다.


2014년 1월 15일. 약 4주 전부터 철봉에 1분 매달리는 훈련을 1주일에 한 번씩 해서 총 3번 했다. 목표는 1분 매달리기 5세트이고, 세트 간 휴식 시간은 3~4분. 처음 할 땐 4세트에서 30초까지 매달렸고, 두 번째 할 땐 4세트에서 40초까지 매달렸다. 그리고 오늘 5세트까지 매달렸다. 3세트부터 전완근이 타들어갈 것처럼 힘들었지만 4세트까지는 어찌저찌 버텼고, 5세트는 40초까지 매달렸을 때가 위기였으나 참아내서 성공했다. 이젠 일주일에 두 번씩 해야겠다.

더불어 2단줄넘기(double under)를 한 번에 92개까지 했다. 줄을 짧게 하고, 줄 넘는 리듬은 뛰어오르는 리듬에 맞추며, 굳이 빠르게 할 필요없이 좀 더 높게 뛰었다. 이렇게 하면 좋은 점은, 빠르게 뛰지 않으니 숨도 덜 차고, 팔도 덜 힘들며, 줄이 땅바닥에 거의 안 부딪히니 팔에 전해지는 충격이 없어서 리듬이 꼬이지도 않고 팔에 부담도 거의 안 간다. 이제 슬슬 내 리듬이 잡혀간다. 한 번에 200개 넘을 때까지 꾸준히 해야겠다. 근데 언제쯤이면 2단줄넘기 할 때 정강이가 안 아파질까? shin splints라는 증상이 거의 확실한데, 단련이 되긴 될까? 이 증상만 없어져도 달리기와 2단줄넘기, 박스 점프 할 때 기록이 많이 좋아질텐데.

2014년 1월 19일. 왜 2단줄넘기를 하거나 달리면 정강이가 아픈지 깨달았다. 난 기능성 평발이었다. 진단을 받을 당시엔 문제를 자주 겪어서, 걷는 걸 좋아해 어딘가에 갈 때 1~2km는 걷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제대로 걷지 못 할 정도로 무릎이나 발목, 정강이가 아팠다. 그래서 교정구를 착용하고 살았다. 몇 년 후 증상이 사라져서 교정구를 빼고 살았고, 그래서 내 발이 기능성 평발이라는 걸 잊었다.

하긴, 무리하긴 했다. 수요일에 2단줄넘기를 500~600개 했기 때문이다. 며칠이 지난 아직도 정강이가 시큰거려서 제대로 뛰는 게 불편하다. 다시 교정구를 착용하고 살아야겠다.

2014년 1월 24일. front squat 1-10-1-20-1-30개. 유연성이 정말 심각하게 안좋다. 1개는 215lb로 1RM을 경신했지만, 두 번째 세트인 10개는 165lb로 5개 하다 포기, 다음 도전은 155lb로 했다가 6개 하고 포기. 결국 135lb로 낮췄고 이것도 정말 힘들게 했다. 이후 20개와 30개는 115lb와 105lb로 한 걸 보니, 135lb 무게부터 유연성 부족으로 고반복이 안 되는 게 분명하다. 스태미너 부족으로 고반복을 못하는데, 무게가 있는 경우 유연성이 부족해서 필요 이상으로 힘이 들어가 빨리 지치는 것 같다.

2014년 2월 3일. 크로스핏 제스트로 박스를 옮기고 치른 첫 번째 wod, murph. 기록이 처참했다. 예전 기록보다 12분이나 밀렸다. 달리기는 원래 느렸는데, pull-up, push-up, squat 20라운드(사실상 Cindy)를 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위안을 삼자면 push-up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한 자세로 했다는 점이다. 예전엔 일명 소녀푸시업이라고 하는, 상체부터 들고 하체가 따라오는 물결치는 푸시업을 많이 했었다.

머슬업으로 와드를 하다

2014년 2월 22일. 보통은 주말엔 쉬느라 운동을 안 하는데, muscle up 연습하려고 박스에 나갔다. wod는 처음 해보는 nate인데다 머슬업으로 wod를 처음 치르는 것이어서 긴장했지만, 연습할 때 생각보다 가볍게 머슬업이 되길래 도전해봤다. 목표는 1~2라운드.

결과는 뜻밖이었다. 1라운드 때는 한 번에 연속으로 머슬업을 2개했고, 이후엔 1개씩 나눠서 했지만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당연히 hand stand push-up 4개와 24kg kettlebell swing 8번은 개수가 적어서 쉬웠다. 최종 기록은 9라운드. 연속으로 2개 한 것도 처음이었다. 기쁘다.

아참, 1월 15일에 줄넘기 2단 뛰기를 한 이후 정강이가 아프던 증상이 이제 거의 사라졌다. 한 달이 넘게 걸리는구나... 조심해야겠다.


크로스핏 게임즈 2014 open

2014년 3월 1일. Crossfit games 2014 open(지역 예선)이 시작됐다.

2014년 3월 3일. 14.1 와드를 했는데, 기록은 많이 아쉽다. 아침에 측정했을 땐 210개 했고, 저녁엔 전략을 바꿔서 216개 했다. 하지만 이건 전략 차이라기 보다는 단지 저녁에 몸이 좀 더 깨어 있어서 6개 더 한 정도이다. 차라리 power snatch로 했다면 5회전을 마쳐서 225개를 했을텐데, 괜히 3회전까지 clean & jerk로 했다.

2014년 3월 8일. 14.2 와드를 했다. 오버 헤드 스쿼트 95lb를 한 번에 10개 성공했다. 2회전을 통과하여 추가 3분에 진입하는 게 목표였는데, 목표는 달성했지만 추가 3분을 오버 헤드 스쿼트 8개 하는 데 다 썼다. 아쉬웠다. 오버 헤드 스쿼트를 한 번 정도 끊어서 하며 어깨와 견갑골이 피로해지는 걸 좀 줄였다면 3회전까지는 마칠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결과는 48개.

2014년 3월 11일. Falkel이라는 와드를 했는데, 처음으로 밧줄 타오르기(rope climb)로 와드를 치렀다. 그동안 연습삼아 한두 번 오른 적은 있지만 와드로는 처음 해봤다. 다리로 밧줄을 붙잡아 지지하는 기술을 배웠는데, 선수들이 한다는 방법은 잘 안 됐고 다리로 줄을 한 바퀴 휘감는 방법은 완전히 익혔다. 개수가 많지 않아 할 만 했다.

문제는 박스 점프(box jump). 진행 중에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나려 해서 힙 드라이브 힘을 최대한 이용하며 뛰었는데, 와드 종료 1분을 앞두고 박스에 정강이를 찍혔다. 정말 무지막지하게 아팠다. 정강이 슬리브만으로는 정강이가 완전히 보호되지 않았다. 천 재질인 슬리브는 데드리프트 등과 같이 바벨에 정강이가 쓸리는 경우에 도움이 되고, 박스 점프는 고무나 플라스틱 재질로 된 보호구가 필요해 보인다.

정강이를 다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으로 밧줄을 타고 올라가면서 11회전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2014년 3월 15일. 오픈 와드 14.3. deadlift와 box jump로 구성되어 있다. 내심 기대할만한 와드이지만, 며칠 전에 정강이를 다쳐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박스로 뛸 때 몸이 위축되는 문제도 있겠지만, 정강이가 계속 욱씬거리며 아픈 게 더 문제였다.

생각보다 225 파운드 때 시간을 많이 썼다. 225 파운드를 마쳤을 때 시간은 6분 초반. 이후 2분여 남짓한 시간 동안 275 파운드를 4번 들었다. 아쉽다.

2014년 3월 19일. deadlift 후유증으로 햄스트링과 허리가 계속 뻐근했다. 와드엔 thruster 가 있었는데, 95파운드 무게를 연속으로 하지 못하겠다. 10개는 한 번에 해야 할텐데 기껏해야 4~5개 밖에 못 하겠다. 코어가 흔들리기도 하고, 랙 포지션이 안 되어 금방 지친다.

2014년 3월 21일. 오랜만에 하는 baseline. 5분 초반 기록이 가장 마지막 기록이었는데, 드디어 5분 벽을 깨고 4분 53초로 마쳤다. 다소 느리더라도 안 쉬니 아슬아슬하게 5분 안에 마칠 수 있었다. Rowing과 sit up을 워낙 못 해서 기록이 안좋았는데, 이 둘을 보완하면 4분 초반도 가능할 것 같다.

2014년 3월 22일. 오픈 와드 14.4. 목표는 150점. 내심 160점을 기대했지만, Toes to bar와 wallball shot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 너무 근지구력이 떨어져서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2013년 3월 29일. 며칠 전에 치른 와드의 후유증으로 삼두근이 아팠다. 오픈 와드 14.5는 완주하지 못했다. 종아리에 심하게 쥐났기 때문이다. thruster를 18개 하는 세트 중간부터 약하게 쥐가 나려 했다. 어쩔 수 없이 종아리에 부담이 안 가도록 동작을 취하려 했는데, 그건 그것대로 체력을 많이 떨어뜨려서 뒤꿈치가 들리는 자세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결국 thruster를 12개 하는 세트에서 쥐가 나 드러누웠고, 9개 하는 세트에서는 두 다리에 심하게 쥐가 나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thruster가 총 12개, 점프가 18개 밖에 안 남았고 월요일에 다시 14.5를 할 몸 상태가 아닐 것 같아서 어떡해서든 완주하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

난 오픈 와드에 나오는 대부분 기술이나 무게는 감당하거나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기초 체력이 받쳐주지 않다보니 그런 기술이나 무게를 소화해야 하는 단계까지 가지 못하거나, 기술이나 무게를 활용할만큼 효율 있게 와드를 수행하지도 못했다. 겉멋으로 운동했다는 반성을 해본다.

7단계 회고

7단계엔 주로 기술을 개척하거나 들 수 있는 최고 무게를 경신하는 데 중점을 뒀었다. 성과는 있었다. back squat로 295파운드(132.75kg)를 들었고, deadlift는 365파운드(164.25kg)를 들었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무게 경신을 했다.

기술도 좋아졌다. wod를 치를만큼 ring muscle up이 좋아졌고, butterfly pull-up도 많이 부드러워지고 빨라졌다. butterfly chest to bar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미진한 부분도 많이 발견했다. 유연성은 정체했고, 짐네스틱쪽 수행 능력이 대체로 예전보다 떨어졌다. 근지구력과 스태미너도 여전히 떨어진다. 얻는 게 있었다면 잃는 게 있었다. 균형있게 운동 능력을 높이기 무척 어렵고 힘들다. 8단계는 유연성과 스태미너를 파야겠다.

8단계 : 2014년 4월 ~ 진행 중

8단계는 운동을 시작한 원래 목적과 취지를 되살려서 기초 체력과 근지구력을 계발해야겠다.

2014년 4월 14일. Fran. 크로스핏 게임즈 오픈 대회 때 95파운드 바벨로 thruster를 한 걸 경험 삼아 처음으로 rx'd에 도전했고, 처참히 망했다. 12분 36초. 아마 9분은 thruster에 쓴 것 같다. 유연성 부족으로 랙 자세가 안 되어 왼손 엄지손가락쪽을 다쳤고, front squat + push press 과정도 너무 힘들었다. 65파운드로 수행한 fran은 4분 대에 마치는데, 95파운드로 올리자 12분이라니... 심각하다. 그리고 바벨도 훅 그립으로 잡고 있었다. 유연성이 떨어지는데 훅 그림으로 잡으니 더 손이 꺾였을 수 밖에. 무의식 중에 훅 그립을 잡은 것 같다.

2014년 4월 15일. deadlift 3RM으로 325파운드를 들었다. 현상 유지. strength 기록 중 deadlift가 이제야 예전 기록으로 회복하고 있다.

2014년 4월 18일. power clean 175파운드로 기록 경신. 바벨을 끌어 올리는 높이는 충분했는데, 성공해본 적 없는 무게감이다보니 겁을 먹어 위축됐었던 것 같다. 2번을 실패하다 눈 딱 감고 바벨로 들어가니 어찌저찌 성공.

2014년 4월 21일. Back squat도 조금씩 예전 기록으로 회복하고 있다. 3RM을 측정했는데 255파운드를 들었다. 작년 12월 30일에 bill starr를 수행하면서 255파운드를 다섯 번 들었으니 많이 회복한 것 같다. 하지만 내 1RM인 295파운드는 아무래도 못 들 것 같다.

2014년 4월 28일. Row + Ringdip 와드였다. 와드 중에 Ring dip을 빠르게, 그리고 더 키핑 힘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깨 힘만 보완되면 더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은 링에서 내려가있는 상태에서 다리를 굽힌 뒤 뻗으면서 팔을 편다. 난 시작 자세에 변화를 주었는데, 링에 매달려 내려간 상태에서 다리를(무릎) 강하게 끌어모으는 것에서 시작했다. 즉 강하게 끌어모아 1차로 반동 힘을 코어로 올리고, 재빨리 다리를 다시 뻗으며 올라오르는 것이다. 다리를 뻗는 반동만 쓰는 게 아니라 무릎을 끌어모으는 반동에 다리를 뻗는 반동을 더하는 것이기 때문에 삼두근 힘을 덜 쓴다. 삼두근이 털려서 링딥을 한 번에 1~2개 밖에 못하는 상태에서도 한 번에 3개를 할 수 있을만큼 힘을 많이 받는다.

단점은 몸이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몸을 고정하는 어깨에 부하가 실려서 어깨가 약한 상태에서는 링 고정 자세가 풀리기 십상이다. overhead squat 같은 동작이 섞여 있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힘들 땐 어깨가 털려서 링에서 버티지 못 하는 게 아니라 삼두근이 털려서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 하는 경우가 많으니 몸이 덜 움직이게 자세만 보완하면 한결 좋을 것 같다.

내가 새롭게 발견한 방법은 아니고, Ring dip 잘하는 사람을 보고 나도 하려 했지만 박자감이 몸에 안 익어 잘 못했는데 이번에 터득했다.

2014년 5월 1일. 오랜만에 조깅을 했다. 7.33km 정도 뛰었는데, 중간에 반환점에서 길을 헤매어 완전 말렸다. 시간은 49분. 남산 둘레 길을 뛰다보니 길이 오르락 내리락해서 좀 힘들었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한 번에 5km도 못 뛰어서 실망스럽다. pose 주법을 더 연습해야겠다.

2014년 5월 6일. Gwen. 2013년 1월 31일에 95파운드를 18분에 걸쳐서 치뤘다. 사실 실패한 거였다. 이번엔 고심하다 105파운드로 했는데, 큰 위기 없이 10분 54초 기록으로 성공했다. 다소 두께가 얇은 35파운드짜리 바벨을 써서 hook grip을 유지하기 좋았고, 그래서 전완근 부담이 덜했다. 115파운드도 15분에 맞춰서 했다면 성공했을 것 같다.

체중 증량을 결심하다

2014년 5월 27일 기준으로 내 몸무게는 65~66kg. 딱히 체중 조절을 하는 건 아니었는데, 내일부터 체중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도달 몸무게는 70~72kg. 운동은 크로스핏 WOD, 유연성 훈련을 기본으로 하며, Strength 훈련과 Conditioning 훈련은 하루씩 번걸아가며 수행한다. 이에 맞추어 식단과 간격도 조절한다.


2014년 5월 28일. GHD situp과 케틀벨 스윙을 50-40-30-20-10개하는 와드를 했다. rx'd로 해서 케틀벨 무게는 32kg. 얼추 내 몸무게 반이지만, 한 번에 10개는 할 수 있으니 5~10개씩 끊어가며 20분 대를 목표로 삼았다. 50개 세트는 빠르게 마쳤다. GHD situp은 25-15-10개로 나눠서 딱 2분에 마쳤고, 케틀벨 스윙 50개를 마칠 때쯤엔 7분 중반이었다. 10개씩 5회로 나눠서 치렀다. 그런데 40개 세트부터 급격히 지쳤다. GHD situp은 그래도 아직 할 만해서 3분 정도에 마쳤는데, 케틀벨 스윙을 너무 힘들게 했다. 30개 세트 때는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힘들어서 한 번에 5~7개씩 흔들었고, 20개 세트 때는 케틀벨 스윙응 할 때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한 번에 4~6개씩 흔들었다. 기록은 42분 10초. Hansen wod가 이 구성에 burpee가 추가된 것인데, 아마 지금 수준으로는 완주를 못하거나 60분 넘게 걸릴 것 같다.

난 고중량 고반복으로 케틀벨 스윙을 할 때엔 케틀벨을 호를 그리며 내리지 않고 밑으로 당기듯이 수직에 가깝게 내린다. 장점은 전완근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악력이 약한 나도 고중량(24kg, 32kg) 스윙을 할 만하다. 단점은 케틀벨이 가랑이 사이로 뒤로 빠지질 않아서 케틀벨을 끌어 올릴 때 힙드라이브를 완전히 활용하지 못한다. 케틀벨 스윙이 전완이 털리면 정말 답이 안 나오는데다 32kg 케틀벨을 150번 스윙하는 거라서 이 방식으로 스윙을 했더니 햄스트링과 허리가 너무 많이 털렸고, 나중엔 몸이 케틀벨을 감당하지 못 해서 위로 올릴 땐 뒤꿈치가 들리기 일쑤였고 내릴 땐 상체가 가랑이 사이로 들어갈 뻔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이런 수준을 보건데 24kg 케틀벨이 더 맞아서 20분 대 기록을 달성했을 것 같은데, 완주에 의의를 둔다.

2014년 6월 10일. 5월 28일 wod 후유증으로 허리가 아팠다. 6월 5일부터 통증이 시작되었고 6일부터 무척 아파서 연휴 내내 누워 있었다. 9일에 하늘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을 때 추간판탈출증(디스크)가 예상됐고, 10일에 MRI를 찍고나서 최종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5번 디스크가 문제였는데, 다행히 많이 삐져나온 건 아니라고 한다. 원래 디스크 증상이 있긴 했는데, 악화됐나보다. 척추가 1자에 가까워서 목쪽도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고 했다. 수술 치료와 비수술 치료 중 비수술 치료를 선택했다. 약 세 달 동안은 치료를 받을 것 같다. 크로스핏은 휴회 신청했다.</p>


본 문서는 계속 갱신하는 중.</span>


운 좋은 스타트업 창업가의 흔한 일기

운이 좋았다.

  1. 돈 한 푼 없이 창업을 했는데
  2. 얼마 후 4,000만원 짜리 외주 프로젝트 제안을 받아 완수하여 자본금을 마련했고,
  3. 법인 설립하고 얼마 후 좋은 팀을 만나 서로 합병하여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4. 그러자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 회사인 넥슨이 불쑥 나타나 우리를 투자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운이 좋았고 참 쉽게 사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 당시로 돌아가면 하루하루가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어쨌든 나, 우리는 살아남았고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

난 1990년대 중반부터 인디 게임 개발자[1]로서 활동을 시작한 게임 개발자이다. 2000년에 게임 개발사를 창업했다가 3년 만에 쫄딱 망해본 사업 경험은 있지만, 여전히 사람 만나는 게 수줍고 사업 기획보다는 게임 기획할 때 깊게 몰입하는 게임 개발자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의외라는 말을 하곤 한다.

첫 창업은 정말 아무것도 남기지 못 한 최악 경험이었다. 단지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어 창업했고, 창업하고나서도 게임만 만들 뿐 내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업 경험도 제대로 쌓질 않았다. 실패할 적기(?)도 놓쳐서 민폐란 민폐는 다 끼쳤다. 그래서, 두 번째 창업을 할 때 첫 창업 경험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아 사실상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첫 창업은 날 자산가(비록 부채 뿐인 자산이었지만)로 만들어주기만 했을 뿐 정말 필요한 걸 쌓는 경험이 되질 못 했다.

냉정히 따져보면 운은 두 번째 창업 때보다 첫 번째 창업 때가 더 좋았다. 창업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기업의 회장으로부터 5:5 지분을 대가로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고, 창업하고나서는 모 대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할 뻔도 했다. 시연할 만큼 게임을 개발하지도 못 했는데 여러 유통사로부터 제안을 받기도 했고,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받아 산업기능요원을 고용할 수도 있었다. 이외에도 무수한 운이 나를 따랐다. 그러나 망했다.

두 번째 창업은 내게 찾아온 운보다 10배는 더 많은 고난이 따랐다. 망할 뻔한 위기도 여러 번 있다. 하지만, 만 2년을 넘은 지금 우리 회사 플라스콘은 살아 남았을 뿐 아니라 조금씩 더 단단해지며 성장하고 있다. 첫 사업 2~3년 차를 맞이했던 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이다. 대체 차이가 무얼까? 왜 운이 훨씬 좋았던 첫 창업은 만 2년 차에 접어들 때 이미 거의 망했고 두 번째 창업은 오히려 단단해지고 상황이 나아지는 걸까.

이쯤에서 내가 운이라는 단어를 기회라는 단어와 혼용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사용한 운이라는 단어는 행운(luck)이 아니라 기회(chance)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운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차이는 운을 잡아내느냐 그대로 흘려보내느냐 정도이다. 우리를 찾아오는 이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토양으로 쌓은 사람은 결국 꿈을 이루는 과실을 따내는 것이다.

나를 찾아온 기회를 언제나 알아보고 잡아내어 담아내고 다룰 능력과 그릇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동안  못보고 보낸 기회는 얼마나 많을 것이며, 기회인줄 모르고 잡았다가 덧없이 날린 기회는 얼마나 많을 것이고, 심지어 기회를 위기로 활용한 때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 삽질하기 싫어 일기를 쓰듯 그때그때 있던 일을 블로그에 글로 남기려 했지만, 그때그때 일은 그때그때 맞이하고 어르고 다뤄서 해치우느라 남길 손가락이 부족했다. 입이 부족했다. 마음이 부족했다. 지금 겪고 있는 일인데도 그 실체를 느끼고 깨달아 꼴과 속을 글로 다루기 너무 어려웠다. 오히려 시간이 흘러 한발자국 물러나 바라보자 그때 일은 지난 일이 되어 못난이인지 예쁜이인지 그제서야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이제, 
되짚은 발자국 개수만큼 내 눈을 가리우는 현실이라는 가리개를 걷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창업과 사업 이야기를 남겨야겠다.


1. 정확히 표현하자면, 당시엔 인디 게임 개발자라는 아니라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라는 표현이 거의 대부분 쓰였다. 물론, 나 역시 아마추어 개발자라고 스스로를 칭했다.